이 사진 하나 올려놓고 미군의 기밀이 유출됐다고 희희낙락하는 분이 있는데...
글쎄요,,,,?
유체 속을 고속으로 기동하는 전투기가 무장창을 개방하면 그 순간 엄청난 와류와 공기 저항이 생겨서 연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항공기의 자세유지나 비행이 매우 불안정해집니다. 따라서 저런 식으로 폭탄창을 개방해야 하는 고속 비행체에는 당연히 유체의 흐름이 비행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기류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줘야 합니다. 더구나 레이더파의 산란에 우선순위를 두어 유체역학적으로 불안정하게 설계된 스텔스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죠. 이건 항공기는 물론이고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도 상식입니다. 전혀 비밀이 아니지요. ㅋ
미끈한 유선형의 전투기가 일반 세단이라면 무장창이 열리는 F-22의 디자인은 뚜껑이 열리는 까브리올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 클래스 까브리올레 디테일을 좀 봅시다.
이 사진처럼 유체역학적인 배려없이 차의 뚜껑만 뒤로 제끼면 연비가 똥망되는 건 물론이고 앞유리창 바로 뒤엔 와류가 폭포수처럼 운전자의 안면을 강타해서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까브리올레의 역사는 공기의 흐름을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공학적 디자인의 역사입니다.
이렇게 공기의 흐름을 뒤로 넘겨서 운전자가 안전하고 안락한 상태에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까브리올레 디자인의 키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앞유리창 끝부분에 뭔가가 보이죠?
에어캡입니다.
F-22에 달린 것과 같은 아이디어입니다.
벤츠 이클의 에어캡은 약 200km/h까지 공기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뒷좌석 사이에도 에어캡 스크린이 전개되어 탑승공간의 기압을 유지시킵니다.
앞뒤로 에어캡과 에어캡 스크린을 펼치고 측면 유리를 다 올리면 탑승공간은 박스형으로 보호받게 되어 기류의 영향을 최소화시킨 채 달릴 수 있는 거죠. 이는 F-22의 박스형 내부 무장창과 똑같습니다.
저가형 수입 오픈카들을 교외에서 보면 저런 옵션이 없어서 옆에 앉은 여자친구의 머리카락이 미친 X처럼 휘날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자들 그런 차 타는 거 무지 시러합니다 ㅋ) 시속 100km 수준에서 왔다갔다 하는 승용차에서도 그런데, 아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가 아무런 보호 장치없이 그냥 무장창을 열어제끼면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