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게시물이 올라왔길래 개인적인 썰 함 풀어봄.
뉴비도 알아보게 풀어쓰겠음. 조금 길어도 양해바람.
본인이 복무한 부대는 예비사단이었음.
아시다시피 예비사단은 훈련 엄청 많음.
전방사단은 힘들어서 힘들지만, 예비사단은 바빠서 힘듬.
예비사단에 있으면 보통은 군생활 중 한번 정도 큰 훈련을 뛰게 됨.
큰 훈련이라함은 독수리나 을지, 공지합동... 뭐 그런거임. 짤막하게나마 뉴스에 나오는 그런 훈련.
본인은 공지합동을 뛰었음.
큰 훈련을 뛰려면 연습삼아 작은 훈련을 엄청 많이 뜀. 이때가 진짜 힘듬.
하지만 덕분에 그 기간동안 실탄은 원없이 날렸음.
어느 정도인가하면 대대 탄약이 동이 나서 막상 훈련 당일에는 탄이 모자랄 지경이었음.
그래서 대대 탄약계가 심청애비 젖동냥하듯 여기저기 근처 부대에서 탄동냥해서 겨우 공지훈련에 나갈 수 있었음.
암튼 다사다난한 훈련을 끝마치고 부대복귀한 것이 9월 1일인가 2일이었음. 진짜 힘든 훈련은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음.
그리고 9월 18일 강릉에 공비가 출몰함.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북한이 사고치면 미군이랑 합동훈련 거하게 해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레파토리임.
그래서 대북압박목적으로 원래 봄에 하는 독수리 훈련을 10월에 땡겨서 하기로 함.
앞서 말했듯이 큰 훈련을 뛰려면 작은 훈련을 여러번 뛰어서 몸을 만들어함.
근데 당시 그 타이밍에 준비된 부대가 없었음.
그래서 얼마 전 공지훈련을 뛴, 그나마 준비된 우리 부대가 독수리를 뛰게 되었음.
독수리훈련 뛸라고 약 한달 동안 속성으로 훈련준비함. 얼마나 뺑이를 돌리는지 코피 터질 지경이었음.
매일 비상훈련. 주말에도 했음. 하루 두번하는 날도 많았음. 미쳐버리는 줄 알았음. 공비 미웠음.
그리고 10월 말에 드디어 독수리 나갔음.
훈련 중에 공비와의 교전으로 기무사 장교가 죽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들었음.
제대로 된 사고전파도 아니고 병사들간의 카더라로 들은거라 미간에 정통으로 맞았다는 둥 하는 얘긴 다 개뻥인줄 알았음.
그게 대간첩작전 종료일인 11월 5일이었음.
병장 제대했음에도 공비 덕분에 남들 하나 하기도 힘든 큰 훈련을 두 개나 뛰었음.
그래도 불평하기 힘듬. 나야 당시에 ㅈ뺑기 까고 말았지만 동부전선에 있던 녀석들은 목숨 걸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