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경에서 퇴역한 경비함정이 세계적인 관광지 갈라파고스 해역을 지키는데 투입된다.
해양경찰청은 13일 300톤급 퇴역함정 302함, 303함 등 2척이 에콰도르로 떠난다고 밝혔다.
302함, 303함은 각각 1990년, 1991년 건조돼 지난해 말까지 제주해역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등 592척을 나포했으며 382척의 선박을 구조하는데 투입됐다.
함정들은 이날 늦은 오후 대형 수송선에 실린 뒤 마산항을 출발해 다음달 초 에콰도르 과야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운반비는 전액 에콰도르 측에서 부담한다.
함정들은 현지에 도착해 약 3개월의 수리기간을 거친 후 에콰도르 해경 경비함으로서 갈라파고스 기지와 포소르항을 왕복하면서 1주일씩 교대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에콰도르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0㎞ 떨어진 7850㎢ 면적의 갈라파고스는 크고 작은 19개 섬으로 이뤄진 제도다. 다양한 해양 생물과 아름다운 바다로 유명해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그러나 다른 나라 어선들이 갈라파고스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일삼으면서 에콰도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갈라파고스 해역을 지키는 에콰도르 경비함정은 단 1척. 일정 장소에 대기했다가 상황이 발생할 때 출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넓은 해역 전체를 경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에콰도르 측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린 해군참모총장은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해경 퇴역함정으로 갈라파고스 군도의 해양 생물자원을 지키는 일에 도움을 준 우정의 손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해경은 에콰도르와 지난해 5월 해양안전 협무협약을 체결하고 이 함정들을 양여하기로 약속한 바 있으며 그동안 관련법을 개정했다.
개정 전 관련법은 해경의 퇴역함정에 대해 무상 양여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해체 조건’으로만 매각하도록 했다. ‘고물’로만 팔도록 한 것인데, 300톤급 1척의 매각가는 2000만~3000만원 정도다.
해경은 에콰도르에 퇴역함정이 양여될 경우 경제적 손실보다는 국위선양 이익이 훨씬 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