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잘 알려져 있듯이 중세 중무장 기사 계급이 무너지는 건
경제 사회 정치적 요인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총과 화약 무기였다,
경무장 보병들이 든 화약무기가 점차 강해지고 정확해지고 숫자가 늘어나자
결국 중무장 기사들 장갑을 뚫고 패퇴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미늘창 (halberd)를 든 스위스 용병들의 활약도 기사의 몰락을 촉진했다.
역사적으로는 화승총이 전쟁무기로서 입지를 확고히하고 전투에서 기사계급을
확실하게 몰락 시킨 전투는 1525년 이탈리아 파비아 전투라고 한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와 신성로마제국의 카를 5세가 이탈리아에서 싸워
카를 5세가 대승을 거둔 전투. 이를 보통 중세의 종말로 본다.
이제 두터운 장갑과 강력한 포를 자랑하던 전차는 지상전의 왕자로서
20 세기 내내 약 100 여년간 육상 전장을 지배해 왔지만
이번 우크라 전쟁에서는 보병이 쏘는 값싼 대전차 미사일에
앉아있는 오리처럼 펑펑 뚥리고 있다.
이제 미사일 무기의 발전이 전차의 장갑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는 전환점에 온 것이다.
역사는 우크라 전쟁을 파비아 전쟁처럼 중장갑 전차가 미사일 무기에 져서
몰락한 전쟁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런 전차 몰락의 현장이 역사적 대규모 전차전이 벌어졌던 쿠르스크에서
멀지않은 가장 전차가 활약하기 좋은 우크라의 평원에서 일어난 건 아이러니다.
아마도 이 우크라 전쟁이 끝나면 유럽도 군비를 늘릴 것이고
러시아도 다시 소모된 무기들을 다시 보충하겠지만
모두 더이상 전차를 수를 늘리거나 보충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있는 전차를 강제로 퇴역 시키지는 않겠지만
더이상 미래의 전차는 장갑을 늘리고 포의 관통력을 늘이려는 노력은 줄어들 것이고
중장갑 대구경포가 아닌 경장갑의 장갑차와 현재의 주력전차의 중간쯤인
미사일을 적재한 경전차나 중장갑차가 각광을 받을 것이다.
소구경 자주포도 드론과 결합해 전차 못쟎은 타격능력을 가지며 각광받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군이나 유럽군도 M-1과 레퍼드 2 와 그 개량형이 마지막 중장갑 전차가 될 것이고
차세대 M-2 나 레퍼드 3 전차는 결코 개발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중장갑 전차는 아닐 것이다.
러시아도 T-14 전차의 양산계획을 줄이고 T-14 차체에 기반한
T-15 중장갑차 양산에 더 주력할 것이다.
현재 있는 중장갑 전차들은 수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퇴역할 것이고
보병전투차와 장갑차와 자주포 중심으로 기갑편성이 변할 것이다.
그리고 국방비를 미사일 무기와 비행 드론 무기를 늘리는 데 지출할 것이다.
또다른 중세의 종말의 원인으로는 보통 마르틴 루터 등 종교개혁을 꼽는데
기사의 몰락이 중세 무력 기반을 몰락시킨 것이라면
교회의 모락은 중세 정치 사회적 정신적 기반을 몰락시킨 것이라고 본다.
이번 우크라 전쟁에서도 SNS 나 인터넷으로 여론이나 전쟁 상황이 크게 변했다.
이제는 더이상 전쟁을 일으키는 독재자들의 프로파간다가 먹히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