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비상시 전쟁계획 수행에 차질 가능성 제기돼
"공급망 차질로 반도체 등 부품 조달 어려워 증산도 힘들어"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의 미국 내 재고가 급감해 유사시 위기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한 러시아에 효과적으로 대항하는 비대칭 무기로 재블린이 위력을 발휘하자 지금까지 약 7천기의 재블린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 현상으로 재블린 생산에 필요한 부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증산 자체가 어려워 자국 내 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 "美, 재블린 7천기 우크라에 지원…재고 3분의 1 소진"
뉴스위크 일본판에 따르면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재블린은 약 7천기에 달한다. 이는 미국이 보유한 2만∼2만5천기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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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수천 기의 재블린을 제공했는데, 미국 내 재고는 감소 추세에 있다"며 재고 상황에 대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CSIS의 마크 캔시언 선임 고문은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재고 물량의 약 3분의 1을 제공했기 때문에 전쟁 계획에 필요한 충분한 비축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량을 줄여야 하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희토류 등 부품 공급망 차질로 재블린 증산에 한계"
미국 내에서 재블린과 스팅어 재고 소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생산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공급망 차질 현상이 방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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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잡지는 특히 이런 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희토류의 공급 부족이 생산 차질의 주요인이라고 덧붙였다.
CSIS는 "현행 생산체계는 매우 소규모여서 생산 물량을 갑자기 늘리는 것은 어렵다"며 "생산을 확대하려면 24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초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재블린과 스팅어 미사일의 공급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방물자조달법(DPA)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1950년에 제정된 이 법은 전쟁과 같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산업계에 특정 제품을 우선적으로 생산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미 의회에서는 이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하는 분위기지만 기존 생산설비 자체가 워낙 소규모여서 법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증산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뉴스위크 일본판은 분석했다.
또 미군 입장에서 봤을 때 재블린은 이미 최신예 무기가 아니어서 새로운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