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공개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제 성능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외관으로만 따지면 유례가 없는 괴물급 ICBM이지만 시험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실제 사거리나 다(多)탄두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점에서다. 이동식 발사용 치고는 비상식적으로 큰 몸집 때문에 종이 위의 설계도면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미사일'(Paper Missile)의 모형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이동식 치고 너무 크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맨 마지막에 등장한 신형 ICBM은 11축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2017년 시험 발사에 성공한 화성-15형(21m)보다 2~3m 늘어난 것으로 길이만으로 따졌을 때는 미국 미니트맨-3(18.2m)나 중국의 DF(둥펑)-41( 21m)보다 커 세계 최대급 이동식 ICBM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동식 발사용 치고는 과도한 크기"라고 입을 모았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화성-15형 무게가 100톤으로 추정됐는데, 이번 미사일은 더 커진 만큼 무게 역시 훨씬 늘어났을 것"이라며 "100톤 이상의 무게를 가진 미사일을 이동식으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 무게의 미사일이라면 TEL이 아니라, 사일로(고정형 발사대)에서 발사하는 게 상식적이란 얘기다.
실제 다탄두 탑재 역량을 갖췄는지도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새 ICBM은 더 큰 탄두를 탑재하기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MIRV(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 핵탄두)는 북한이 갖고자 열망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갖기엔 꽤 어렵다"고 말했다.
다탄두 탑재 ICBM 개발을 위해선 탄두 소형화와 함께 탄두 분리 장치인 후부추진체(PBVㆍPost Boost Vehicle)가 확보돼야 하지만 이번 ICBM에서 명확히 식별되지 않았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제껏 진행한 ICBM 또는 위성 발사 시험 수준으로 봤을 때 PBV 개발에 성공 했을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실물 아닌 전시용 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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