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는 AK-47 계열의 총기를 말하고 AR은 M-16 계열의 총기를 말합니다. 미국 제식 명칭은 M-16이지만 원래 제조사가 아말라이트라서 아말라이트 라이플 줄여서 AR이라고 합니다.
현대 돌격소총은 대략 30여발의 탄창을 자동 혹은 반자동으로 갈겨서 화력으로 적을 제압한다는 사상 부분에서는 어느 나라의 총이든 완전히 동일하지만 그 실제적인 메카니즘 측면에서 보면 각각의 특징이 있습니다.
근데 AK와 AR계열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퍼진 돌격소총이라는 점이나 두 소총을 만든 국가가 냉전시절의 라이벌이었던 소련과 미국이라는 당대의 양대강국이라는 점도 있지만 소총의 메카니즘이나 설계사상에서 보면 정말 희한하다싶을 정도로 양 극단에 위치합니다.
AK와 AR 둘 다 총탄의 자동장전 방식에서 가스압 이용 회전노리쇠 방식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AK계열은 롱스트로크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AR계열은 가스직동식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롱스트로크 방식은 발사시에 진동이 조금 더 심해서 명중률이 떨어지는 대신 오염에 강하고, 가스직동식은 이런 부품이 생략되어서 진동이 없어서 명중률이 올라가는 대신 가스가 총기 내부를 오염시킨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또 총기의 기본적인 설계 부분에서도 AK는 여유를 둬서 고장이 덜나게 만든다는 방식인데 비해 AR은 최대한 오차를 줄이고 꽉 맞게 만들어 명중률을 올린다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정말 서로가 양 극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AK는 총기의 내구성을 중시하고 AR은 정밀성을 중시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AK가 정밀도가 허접해서 명중률이 형편없다거나, AR이 내구성이 허접해서 툭하면 고장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AK는 네 생각보다 훨씬 잘 맞고, AR은 네 생각보다 훨씬 튼튼하다."라는 총기 매니아들에게 엄청나게 회자되는 명언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개발되는 돌격소총들은 이런 두 계열의 장점을 취사선택해서 설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소총들의 시작점에 한국의 K2가 있습니다.(한국이 최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미 다른 총도 같은 개념을 가진 게 있었습니다.) 한국은 1970년대 액 60만 정의 M-16의 라이센스 생산 이후에 독자적으로 소총을 설계 생산하게 되는데 이때 많이 참조한게 라이센스 경험이 있는 AR계열의 외형이지만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내부구조를 그대로 베끼지는 않고 다른 구조를 집어넣은게 바로 AK계열의 구조입니다.
이게 단순히 특허 회피를 위한 짬뽕인지 아니면 당시 설계진의 선진적인 안목 덕분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한국의 K2 소총은 AK와 AR의 조합이라는 지극히 짬뽕스러우면서 어떻게 보면 또 두 총의 장점만 취했다는 특징을 지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