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체급이 독일의 두 배 정도 되니까 그래도 이겼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또 밀리터리 관련 글을 찾아다니면서 보고 있는데 미국이 없었으면 소련이 못 이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못 이긴다고 해서 소련이 독일에 아예 점령당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련이 생각보다 덩치가 엄청나게 크고 독일은 여전히 양면 전쟁을 치러야 하니까요. 하나, 미국이 없었으면 소련은 도저히 반격을 할 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
소련이 2차 대전 내내 미국으로부터 받은 무기대여법 지원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무전기, 전투화, 트럭, 항공기 엔진, 기름, 탄약, 옷, 각종 식량 등등 셀 수도 없이 많더라고요. 독일이 대놓고 선빵 때리는데 가만히 있다가 그대로 뻗어버린 상태의 소련을 되살린 게 무기대여법이더군요.
심지어 미국이 무기대여법으로 소련에 준 트럭의 수가 독일이 2차 세계 대전 내내 생산한 모든 수의 트럭보다 많더라고요;; 솔직히 이 정도면 소련은 미국 때문에 살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미국이 없었으면 소련이 반격은커녕 동부전선 어딘가에 선 긋고 지루하게 독일이랑 소모전이나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독소전 초반에 거하게 삽질하다가 나라 전체 공업력의 75%를 날려 먹고도 빠르게 회복하여 반격까지 할 수 있었던 건 미국의 원자재와 수송 장비 등의 아낌없는 지원이 가장 큰 요인이더라고요. 미국이 지원한 M4 셔먼으로 독일 본토 공략은 물론 전투기도 엄청나게 지원받아서 미제 전투기로 최다 격추 수를 기록한 것도 죄다 소련 파일럿. 전 소련이 미국의 지원이 있었기에 독일에 반격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여담입니다만 2차 대전이 끝나고 급격히 군축에 들어간 미국은 6.25가 터졌을 때 상당히 약해져 있던 상태였죠. 그런 상황에서 중공군을 상대로 압도적인 교전비로 싸웠으나 워낙 머릿수에서 감당이 안 가 결국 한반도를 온전히 먹진 못했지만 2차 대전 때의 미국이었으면 중공군은 알아서 기지 않았을지.
소련에 지원된 물자 목록. 진짜 끝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