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군사용 -- 고체연료 로켓 필수
민간용 -- 액체연료 로켓 필수
군사용으로는 액체연료 로켓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쓰지 말아야만 할 이유는 산더미.
한국 역시 미사일 개발/생산은 그 옛날 박정희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체연료 로켓으로 했고요.
그리고 한국이 민간용으로 고체연료 로켓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나로호의 마지막단인 2 단에 한국 자체 개발 고체연료 로켓을 썼었고요.
고체 연료 로켓을 민간용으로 쓰는 것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현재까지 역사상 가장 큰 로켓인 미국의 새턴-V (저궤도의 경우 118 톤 위성을 쏠 수 있음), 소련의 에네르기아 (저궤도 경우 100 톤 위성 가능) 등은 모두 액체 연료 로켓이었습니다.
우주 산업의 최강자(?)로 여겨지는 SpaceX 의 경우 액체 연료 로켓만으로 화성에도 보내고 등등할 계획이죠. 심지어 그 무거운 스테인레스로 연료 탱크 ( 사실상 로켓 외형 전체 ) 를 만든다고 하고요.
----------------
민간용으로 고체연료 로켓을 쓴 것들은
위에 나와있습니다.
민간용 로켓의 목록
에 나온 것에 비하면 고체연료 로켓 사용 사례는 상당히 적은 편이죠.
고체연료 로켓을 위성 발사에 쓴 사례들도 살펴보면 ICBM 용으로 만든 로켓을 버리지 않고 민간용으로 재활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쏠 수 있는 위성 무게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고체연료 로켓은 추력 조절, 방향 조절등이 까다롭습니다. 군용처럼 돈 쳐바를 것이 아니라면 민간용에서는 그냥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편이 낫겠고요.
무작정 추력을 내서 힘을 보태주기만 하면 되는 부스터 로켓 정도가 민간에서 쓰는 고체 연료 로켓의 대부분이라 봐도 될 정도입니다. ( 우주 왕복선이 전형적인 경우 )
대강 적당한 위치에서 재진입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탄두에 달린 궤도 수정장치를 이용해서 알아서 맞추게 되는 ICBM 은 고체 연료 로켓의 추력/방향 조절이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주에 뭘 올려놓는 민간용에서는 일단 올라가면 공기가 없기 때문에 미사일 탄두마냥 공기의 저항을 이용하는 방향 조절 날개 같은 것을 쓸 수가 없고, 방향/속도 등등을 조절하려면 반드시 연료 소모를 해야 합니다. 고체 연료 로켓은 정밀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더 심하고요.
액체연료 로켓의 경우 연료 탱크의 부피가 크다는 문제가 있지만,
우주 개발을 하고 싶다면 이것 역시 문제가 안 됩니다.
우주 정거장을 뭘로 만들었을까요 ? 그 구조물들은 전부 액체 연료 탱크들입니다.
일반적인 위성 발사에서는 궤도에 올라가고 나면 액체 연료 탱크는 지상으로 떨어트려버리는데, 이걸 버리지 않고 궤도에 계속 잔류시키고 서로 결합해서 우주 정거장을 만든겁니다.
진지하게 우주 개발을 하고 싶다면, 우주 정거장도 필수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일부러라도 대형 구조물을 쏴 올려야 하는데, 액체 연료 탱크가 덤으로 따라가는 액체 연료 로켓 말고 다른 것은 생각할 이유도 없는 셈이랄까요.
그냥 위성 발사만 하고 말거라면 SpaceX 같은 곳에 외주 주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언제라도 마음대로 보안 유지하면서 쏘기 위해 국산 로켓이 필요한거죠.
한국의 로켓 개발이 재활용 로켓 완성 수준이 되어서 SpaceX 와 버금가는 경제성까지 확보하는 경지에 도달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만,
그 정도가 아니라 할지라도 대형 구조물을 올려서 우주 정거장을 만들 토대가 된다면 SpaceX 에 비해 떨어지는 경제성을 상쇄할 수 있을겁니다. 이걸 위해서도 액체 연료 로켓으로 가야 하겠고요.
물론 일본의 입실론 로켓처럼 저궤도에 겨우 1.5 톤 올리는 정도라면 고체 연료 로켓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을지 모르죠. 그런데 그런거 만들어서 뭐에 씁니까 ? SpaceX 보다 경제성이 떨어지고, 우주 정거장 만드는데 써먹지도 못 하는데요.
고체연료 로켓은 다단 구성으로 갈 수밖에 없어서 대형 구조물을 궤도에 잔류시키는 것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잔해들은 재활용도 힘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