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군사비 86% 증액 결과 올해 세계 100대 방산업체 7개사 진입
차세대 전투기 TF-X 제작 참여·알타이 전차 잇단 생산 계약 등 성과
최근 성능 미달·개발 지연 등 암초…러시아와 협력 시사 美와 갈등도
세계 방위산업에서 중국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터키의 방산업체도 맹렬한 기세를 보이고 있다. 터키가 국방비를 증액하고, 방산장비의 국내 조달을 대폭 늘린 결과다. 그러나 ‘방산장비 국산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터키의 방산업계는 구조적 문제점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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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방산업계가 국산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첨단 무기 생산으로 이행할수록 곧바로 기술적 한계에 따른 문제점이 곧바로 제기되고 있어서다.
터키가 자랑하는 알타이 전차는 2018년 양산에 들어갔다. 그러나 핵심 부분인 엔진, 변속기, 냉각기를 이루는 파워팩에서 성능 미달이 드러나 고민을 안고 있다. 당장은 외국 제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파워팩의 획기적인 기술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곤란한 상황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 터키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TF-X 사업도 곤란을 겪고 있다. TF-X는 미 최고의 전투기 F-22와 맞먹는 스텔스 성능의 쌍발 5세대 전투기를 터키가 설계, 개발, 생산까지 이어나가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개발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첫 인도가 2032년에나 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엔진을 담당하는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TF-X 사업의 참여 폭을 축소하겠다고 선언해 이 사업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사실 현 시기에 5세대 전투기를 단독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을 제외하고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영국의 BAE 시스템즈, 중국의 AVIC, 서유럽의 EADS가 터키의 사업에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터키는 새로 개발될 전투기를 ‘토착형 무기체계’라고 선전하지만, 반대로 이들 해외 업체들이 터키 전투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수록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커지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 해외 업체가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서 터키는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터키는 이미 러시아의 방공미사일 S-400을 도입하면서 미국과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터키는 미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당초 2020년이던 S-400 공급 시기를 앞당겨 2019년 도입을 마쳤다.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터키에 대한 F-35 판매를 중단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할 경우 나토 무기체계와 연계·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터키의 계획에 반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호이-35 제작 공장을 시찰하며, 러시아 전투기 도입과 기술 협력을 시사했다.
터키는 방산 정책에서 국제정치적 노선을 변경하면서까지 강경한 국산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대유행으로 각국이 국방비를 축소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정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