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계의 국제 눈치작전... 분쟁국 사이에서 마케팅 하기
일부 발췌
눈치보기를 하다가 뜻을 접은 사례가 없을 리 없다. 한쪽이 눈치를 ‘쎄게’ 줘서 되려던 일이 완전히 없던 일이 됐다. 4,5년 전에 돌았던 아제르바이잔 방산 수출 얘기는 현재 쑥 들어갔다. 내용은 이렇다. 아제르바이잔이 2012년 한국산 육해공군 무기 체계를 30억달러(약 3조1000억원 상당) 구매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나라 대표단에게 알린 적이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국방장관이 우리측에 전달한 구매 의사 목록은 잠수함 2척, 구축함 등 해군 무기와 초음속훈련기(T-50)등 공군 전투기, 그리고, K-9 자주포, 공격용 헬기 등 육군 무기, 게다가 무인항공기, 사격통제 장치 등 거의 모든 무기체계를 망라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이처럼 대규모 거래를 한꺼번에 제안한 것은 카스피해 연안의 자원 부국이라는 배경 덕분이었다. 아제르바이잔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국력을 키워 나가고 있었고 주변국과의 분쟁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주변국 가운데 아르메니아가 우리 정부의 고민거리였다. 직접적으로 아르메니아 때문이 아니라 지원세력이었던 러시아 때문이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자국 정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방산업체들은 러시아의 반대가 뻔한 아제르바이잔 수출에 발벗고 나설 수 없었다. 성사됐다면 국내 방산수출 최대 규모가 될뻔했던 이 거래는 흐지부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