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관계자 "지역주의 고집 안 돼…韓 제품 고려해야"
EU "우크라에 155㎜ 포탄 올해 봄까지 50만 발 공급"
우크라, 포탄 부족해 신음…유럽방위청 "더 많은 투자"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위기가 부상한 유럽에서 군수산업의 물자 조달이 늦어지는 데에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는 한국산 무기 수입을 직접 언급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 나토 관계자는 "모두가 국내 시장이 혜택을 받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지나치게 편협한 지역주의를 고집할 수 없다. 최선의 거래 상대가 한국이라면 한국산(제품)을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이 물자 공급에서 어려움을 겪는 큰 이유는 방위품 수요를 유럽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충당하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토 관계자는 유럽 국가가 무기 구매를 지역 국가에 할당하기보다는 조달 속도 등을 고려해 제3국 조달을 허용해야 한다는 제언을 한 셈이다.
현재 유럽이 물자 공급에서 어려움을 겪는 큰 이유는 방위품 수요를 유럽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충당하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냉전 종식 뒤로 무기 생산 능력이 저하된 유럽의 산업 능력 탓에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계속해 받아온 폴란드는 일찍이 한국산 FA-50 경공격기, K2 전차, 자주포 K-9,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수입해 왔다.
현자 가장 많은 군수품이 집중되는 우크라이나로도 물자가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네덜란드·덴마크·에스토니아·체코 정상은 우크라이나가 방위 산업 능력을 재건하는 과정을 겪는 동안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공동 조달과 즉각적인 무기 기부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 서한에서 "오늘날 시급한 것은 당장 우크라이나가 지상에서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곡사포, 탱크, 무인기(드론), 방공 탄약 등 무기 체계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는 전선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뒤로 포병 전력이 보강이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천명한 155㎜ 포탄 100만 발 목표는 올해 봄까지 절반 수준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에서 러시아 포병 부대와 비교해 심각한 화력 열세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측 관료는 한 달에 포탄이 최소 20만 개 사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에스토니아 측 분석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모든 생산량을 모아도 5만 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