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들인 재원에 비해 위력이 형편 없었다는 겁니다.
V-2로켓의 평균가격은 대략 119,600제국마르크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가격이냐면 엔진을 장착한 스투카 폭격기 1대와 동일한 가격이고, 타이거 중전차 1량의 가격과 비슷합니다. 대략 750Kg의 폭발물을 던지기 위해 그만한 돈을 쓰고 있는 셈인 겁니다.
비근한 예로 20만 제국마르크 짜리 He-111폭격기는 1톤의 폭탄을 런던에 던지고 올 수 있습니다. 만일 20기의 이러한 폭격기가 미션을 다녀오면 손실률을 20%로 잡을 경우 16톤의 폭발물을 투사하고 올 수 있지요. 이 경우 독일군은 80만 제국 마르크의 손실을 입습니다.
반면 V-2는 100%의 손실률로 21발을 쏘아야 하고, 이 경우 독일군은 250만 제국 마르크의 손실을 입게 됩니다. 이는 재원상으로 볼 때 3배이상의 출혈에 속하지만, 반면 폭격기와는 달리 V-2는 주요 산업시설을 정밀하게 폭격할 능력은 없기 때문에 대개 시가지같은 비전략적 목표에 낙탄하게 됩니다. 그 모델명 그대로 정치적 보복을 할 따름으로 상대방의 전쟁수행능력엔 아무런 타격이 없이 정작 자신의 전쟁수행능력은 피해를 입게되는 최악의 병기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2500여발에 달하는 V-2로켓이 발사되었지만, 영국의 전쟁수행능력은 물론 시민들의 감투의지를 꺾는덴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만일 자원과 돈과 인력을 다른데 썼더라면 연합군은 좀 더 곤란해졌겠죠. 히틀러의 가장 멍청한 일은 이런 쓰잘데 없는 무기에 돈과 자원을 썼다는데 있습니다.
고작 750Kg의 폭탄을 시가지에 던지기 위해 재활용도 불가능한한 로켓을 사용한 거지요. 그리고 이 멍청한 로켓의 가격은 전투기가 떨어진 독일공군이 간절히 원하던 BF-109E전투기 가격의 2.5배에 달합니다. 그 말은 독일군은 전투기 7000여대를 쓰잘데 없는 런던시가지에 가져다 던졌다는 말밖에 안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자원낭비 덕에 연합공군은 힘을 얻을 수 있었죠. 전투기나 폭격기, 대공포 대신 장난감 나부랭이로 불꽃놀이나 하고 있는 셈이었으니까. 독일이 전쟁기 내내 전투기 7000대어치 예산을 들여 고작 1875톤의 폭발물로 민간인 6만명을 죽였지요.
반면 연합군은 B-17 800여기로 드레스덴에서만 13만여명을 살상했습니다.
연합군의 손실률은 15%정도로, 대략 100여기의 폭격기를 잃었는데, 이는 제국마르크로 대략 25만 마르크인 B-17폭격기 100기로 따질 경우 2500만 제국 마르크의 손실로 V-2가 이룬 성과의 2배 이상을 이룬 셈이 됩니다. 독일이 V-2에 3억 제국마르크를 들여 6만명의 민간인 살상이라는 성과를 얻었다면, 연합군은 단 한번에 겨우 2500만 마르크의 돈을 쓰고 2배의 성과를 얻은 셈입니다.
결국 V-2와 폭격기 대비 비용 대 전과는 10배가 넘지요.
왜 V-2가 히틀러의 정치적 병기인지, 왜 병기로선 빵점인지 이해가 가시려나요...가뜩이나 자원과 돈이 모두 모자란 판에 이렇게 비용대 효과가 떨어지는 병기 나부랭이에 정신이 빠져 있었으니 독일이 진 것도 이해가 갑니다.
가뜩이나 돈 많은 연합군보다 10배나 낭비를 하고 자빠졌으니 이길 수 있을 턱이 있겠습니까?
별로 현실성이 없는 가정인데요...
정확도가 높았다면 전략폭격기와 비슷한 정밀도를 취득했다는 가정인데...
독일은 종전까지 140만톤이 넘는 폭탄을 뒤집어 써가며 병기 생산량이 별로 감소되지 않았는데, 43년부턴 독일보다 더 많은 항공기와 전차, 전쟁물자를 찍어내던 영국이 게임끝이 될 수나 있겠습니까?
로켓 만드느라 전투기가 부족한 독일하늘을 연합군 공군이 헤집고 다녔고, 그 덕분에 V-2로켓 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44년 12월 말이면 유력한 V-2발사기지 전체가 넘어갔습니다. 방어수단이 왜 없나요? 발사기지를 조지면 되는데-_-; 발사된 로켓보다 기지에서 운용인력과 같이 매장되거나 타버린 로켓이 더 많습니다.
쓸데 없는 로켓에 집중할 게 아니라, 39년산 프랑스제 탱크를 타고 다니던 기갑부대, 편제정수도 못채워다니고 다니던 전선부대에 장비를 보급했어야 됩니다. V-2나부랭이에 꼴아박은 인력과 자원과 돈이면 최소 30여개 기갑사단 장비 정수를 채워주고도 남았습니다.
ㅋㅋ 당시 신기술이니 결과적으로 고비용에 생각만큼 높은 성과는 올리지 못했지만 이 덕분에 우주항공 시대부터 지금의 핸드폰이 나올수 있었으니 대단한 거죠.
그리고 V 시리즈가 나온 배경은 1차 대전 이후 굴욕적 베르사유 조약 속에 당연히 독일 군사력에 대한 제한이 주어졌고 그런 가운데 신무기인 미사일에 대한
개념이 없다보니 독일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게 됩니다.(한마디로 고육지책의 산물로 혁신적 발명으로 이어진 사례임)
그리고 이후 영국의 경우 처칠은 프랑스가 독일에 함락됨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러 지원에 비해 공군 지원은 안해줬습니다. 즉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자국 본토 방어를 위한 공군력은
두어야 했던 상황에 레이더 등 독일이 영국을 공군력으로 제압하기는 힘든 상황 및 해군력도 상대적으로 약했기에 섬나라인 영국에 대한 타격에 비용적 측면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미사일 공격에 나름 몰두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