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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4-25 17:21
[전략] 미국은 왜 터키를 달래지 않는가?
 글쓴이 : 현시창투
조회 : 5,455  




미국은 터키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식의 근원엔 바로 보스프러스 해협이란 지정학적 요충지가 있지요. 간단히 말해 터키란 국가가 없어서야 러시아의 지중해 진출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인데요. 확실히 이런 인식은 과거엔 딱 들어맞는 말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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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냉전시기 세력구도를 보면 러시아의 지중해 진출을 막아내는 건 온전히 터키와 그리스의 몫입니다. 보다시피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터키가 한국에 비해서 매우 높은 대우를 받았고, 훨씬 더 관대한 군사원조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었습니다. 그러니 터키 국방비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이럭저럭 비슷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이런 구도는 어디까지나 먼 과거의 일입니다. 요즘도 터키가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인가? 하면 이젠 그렇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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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련의 "고기방패" 처지였던 동유럽 국가들이 죄다 NATO에 가맹했습니다. 지중해를 틀어 막는 임무를 터키 혼자서 하는 게 아닌 상황입니다. 그에 더해 바르샤바 조약 지상군을 막기 위해 터키의 지상군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지아는 반러 국가이고,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집니다. 러시아가 과거처럼 지상군을 끌고 억지로 지중해로의 관문을 열어제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의 역할은 과거처럼 중요할 수가 없습니다. 남는 게 있다면 흑해함대를 틀어 막는 것인데, 보다시피 흑해함대 전력이 과거와는 비할 바 없이 쪼그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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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나토에 가맹함으로서 터키 아니어도 흑해로 항공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황입니다. 이제 NATO, 미국은 우크라이나라는 거대한 종심을 사실상 확보한 상황에서 과거처럼 수세적으로 해협을 틀어막아야 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지상군까지 동반한 공세를 막아내야 하기에 해상차단에까지 여력을 쓸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흑해 일대에 과감히 항공력을 투사할 수 있게 된 상황입니다. 

이러니 미해군이 수상함을 흑해에 파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가진 흑해 연안의 기지를 활용할 수 있고, 지상 항공기의 우산을 집어 쓸 수 있는 상황이며, 흑해함대의 전력은 과거 같지 않거든요. 

그러니 터키의 전략적 가치는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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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터키가 엇박자를 내기 시작하자, 미국은 그리스에 무게를 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봄에는 비무장 MQ-9 리퍼 드론들을 그리스 라리사 공군기지에서 운용하기 시작했다."

미군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터키 인시를리크 공군기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 공군 작전을 대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네, 강한 부정은 긍정이란 말 들어보셨죠? 사실상 터키에서 수행하던 임무를 그리스 기지로 돌리던 게 작년 실정입니다. 이미 차근차근 터키의 역할을 줄여가고 있는 것이 미군의 실정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굳이 터키 아니어도 러시아 함대 차단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터키가 설사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시켜준다 하여도 다르다넬스 해협을 추가 통과해야 합니다.
물론 다르다넬스 해협 역시 터키의 영역입니다만. 그 출입구의 통제권은 그리스가 가지고 있습니다. 보다시피 에게해 모든 도서 지역은 그리스가 가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크레타엔 미 6함대 기지가 존재하므로 터키 아니어도 러시아 수상함대를 틀어막을 수 있는 선택지는 당장. 흑해연안의 동맹국 기지에서 발진하는 항공력, 그리스의 에게해 전력, 크레타의 미국과 나토 합동함대까지 거름망이 여럿입니다.

터키의 지정학적 조건은 이제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이 아닌 것입니다.
문제는 터키의 독재자가 자기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현실만 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더 이상 예전 같은 지정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배짱을 튕기면. 미군은 당연히 플랜 B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터키가 러시아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터키의 지정학적 가치는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IS전쟁을 치루면서 이라크 정부는 터키의 야욕을 크게 경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장기간 전쟁을 함께 치루며 합동전투 능력을 배양하고, 네트워크를 결속시킨 미국이 양념만 쳐줘도 이라크는 얼마든 터키를 견제하려고 들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걸프만의 맹주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미 카타르 사태를 계기로 터키와 적대하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영토를 갈취당한 시리아 역시 터키라면 이를 가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까지 등을 돌린다면 터키에겐 러시아만 남게 됩니다. 이것이 터키에게 유리한 상황일까요? 아마 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오히려 그리스는 터키 독재자의 삽질에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겁니다.)

미국은 터키를 어르고 달랠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P . S



에르도안 이 멍청한 양반이 EU/미국과 척을 지는 선택지를 하며 시리아에서 깡패짓을 하는 이유엔 대터키 경제투자 상위권에 중동 이슬람 국가들이 대거 포진하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즉, 예전처럼 유럽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많이 떨어져 배짱을 튀길 수 있었던 것인데, 이번 카타르 사건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와 척을 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막대한 오일머니가 터키를 빠져나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카타르가 막아주고 있는 상황인데, 글쎄요.

유럽과 미국에게 대놓고 엇나가고 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와 대적하는 터키가 카타르, 이란, 러시아 정도를 믿고 밥 숟가락 뜨고 살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도 터키는 엄청난 경제공황에 시달리고 있지요.

터키의 외환보유고는 고작 28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IMF직전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200억 달러 수준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놀랍도록 가소로운 수치입니다. 특히나 한국이 장단기 합쳐 1700억달러의 외채를 가진 데 반해 터키는 단기외채만 1180억 달러 수준입니다. 총 외채는 3130억 달러고요. 사실상 유럽과 미국이 만기를 미뤄주거나 이런 저런 조치를 통해 호흡기를 붙여주는 꼴입니다. 그나마 세속정권들이 쌓아온 외교적 자산 때문에 살아 남은 것입니다. 만일 유럽이 일본 같은 비정함을 가졌다면 터키는 진즉에 IMF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을 것입니다.

아직도 주변국(EU)의 자비에 빌붙어 밥숟가락을 뜨고 있는 가운데, 멍청한 독재자를 축출하지 못한다면 터키의 미래는 꽤나 험난해질 것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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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꼬이떡밥 19-04-25 17:39
   
터키는 잠시 러샤와 데이를 하더라도  러샤와 손잡지 않습니다

크림전쟁을 통해서 그리고 1차대전을 통해서 얻은 교훈이 있기 때문이죠
그덕에 2차대전도 참전하지 않았구요.

소아시아를 본다면 여전히 터키는 중동과 지중해에 크고 중요한 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벽여년 전만해도 모두 터키의 땅이였구요

미국이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할수 있어도 여전히 첫번째 중요한 지역은 터키 일것입니다
     
현시창투 19-04-25 17:46
   
크고 중요한 지분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지요? 민족적인 악감정?
          
뭐꼬이떡밥 19-04-25 18:03
   
여전히 터키는 소아시아 지역에 대부분의 영토 다른 작은 나라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이 이점 만으로도 러시아나 미국 같은 나라들에게는 중요한 지역이지요

가스라인도 그런 이점 때문에 건설되는 것이구요
시리아를 지원하든 이라크를 견제하든 유리한 지역이지요 

님 글에도 있습니다만 터키가 막으면 미군함이 블가리아건 루마니아건 자유롭게 이동하는것도 힘들것이구요

미국의 성지인 예루살렘이 바다로 부터의 위협에도 빠질수 있죠

러시아와 사이가 안좋은 조지아는 어떨까요? 독립하겠다고 난리 피우고 있는 체첸이나. 터어키의 북서부는 러시아와 터어키 모두 이익이 합치 하는 곳이죠

종교적으로 보면 더 커다란 커넥션이 만들어지죠.
여지것 케말파샤의 뜻을 따랏습니다만 이슬람 원리 주의로 간다면.
이란과 터어키 사이에서 이라크가 미국의 뜻대로 세속주의를 유지해 줄까요?
이라크는 알라를 막으려고 미국이 후세인을 밀어줄만큼 알라가 막강한 곳인데요
               
참치 19-04-25 18:12
   
미국이 세일오일 때문에 중동정책의 큰 틀이 바꼈다는 것도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게다가 독재자의 아군은 독재자죠.  세상일은 알수 없다는 것이 터키상황을 보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터키가 시아파국가들과 손잡을 수도 없으니 러시아와 공통분모가 생기면서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겠죠.
     
7ㅏ생이 19-04-25 17:47
   
글쎄요 여러정황을 살펴 볼때 현재로서는 러샤와 손잡을 가능성이 적지는 않습니다.
과거는 과거죠
터키가 안 중요하다는게 아니라 이전에 비할바가 아니라는 점을
현시창님이 말하는 것 같습니다만.....
booms 19-04-25 17:49
   
흠..결론 뭐 더이상 미국은 터키에 아쉬울게 없고 터키는 위상이 과거같지 않은 걸 자각못하고 있단 말씀이네요.
스크레치 19-04-25 18:03
   
역시나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Wombat 19-04-25 18:21
   
어차피 미국은 에너지 안보가 해결되어서 세계의 질서를 꼭 평화롭게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도리어 자신들이 유리한쪽으로 사태가 확산되는것도 바랄수 있죠
qufaud 19-04-25 18:42
   
상식적으로는 터키가 러시아와 절대 손을 못잡을 것 같은데
독재자에게서 상식적을 기대하는 것은 좀 뭐시기하죠
예전의 외교 잘하던 세속정권이라면 절~~~대 손잡을리 없다고 장담할 수 있었겠죠
이슬람의 최대장점이자 단점이 뭐겠습니까
신의 뜻이라는 한마디면 만사형통이라는 것이죠 독재자에겐 그런게 무한 꿀밭이죠
한수호 19-04-25 19:29
   
베네수엘라가 잘못 된 분배경제의 전형이라면
터키는 잘못 된 외교경제의 전형

중동 자금을 믿고 미국에 배짱 부리다가 자국통화가치 작살 났으니
이제 미국에 배짱 부리던 것의 수배 수십배로 납작 엎드리던지
중동에 더 의존하면서 사실상 주권 넘겨야 하는 순간이

이런 식으로 지속 되면
옆나라 그리스에서 터키돈 벌러가던 상황이 언제 역전 될지 모르는

강대국의 끄트머리라는 한국도 다른 강대국에는 철저히 엎드리는데
아예 이탈리아는 중국 돈 잘못 썼다가 중국에 영토 팔아 연명하는데
터키가 초강대국 미국 심기를 거스르고 힘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의 근거는 대체...
오대구 19-04-25 20:06
   
에르도안이 꽤나 투르크뽕에 취해 있어서 2023년에 공화국 100주년으로 막 무기들 뽑으려고 난리더군요.

터키제 항모, 터키제 잠수함, TF-X, 알타이 등등 한국으로서도 꽤나 힘써야 하는 사업들 막 추진하던데

과연 이것들이 23년까지 나오기는 할까요?

일단 미국, 유럽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순간 저 군사기술들의 이전은 모조리 나가리일텐데..

일례로 터키가 TF-X 협상 중인데 롤스로이스에 엔진기술 이전에 관련해서 무리한 요구 엄청 한다고..
도나201 19-04-25 21:21
   
터키가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군사적관점을 정밀하게 요약해 놓으셨네요.
잘봤읍니다.

이제껏 정치적 경제적 요소만 접근하려고 햇는데 군사적관점을 새롭게 본 기분이라서
좋네요. ..

견문확장..^^
당진사람 19-04-26 00:37
   
러시아가 거지라서 진출하고 싶어도 못할거라고 생각
왕유마힐 19-04-26 00:45
   
그동안 에르도안과 정의개발당이 승승장구했던 이유는 정의개발당을 지지하던 이슬람 자본 덕분이었죠.
군사독재 기간내내 군부가 비호하던 세속주의 자본에 밀려 빛을 못보던 이슬람 자본이 정의개발당과 공생관계가 되면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런데, 에르도안이 외교에서 계속 폭주하고 그 결과로 경제위기에 부딪히게 되면서부터는 이슬람 자본들은 고뇌에 빠지게 될 겁니다.  돈을 잃어가면서 에르도안 이 넘을 계속 지지해야 되는 걸까라는 실존(?)적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경제위기가 계속되면 결국 이슬람 자본은 정의개발당 지지를 철회하게 되고, 그러면 에르도안은 무너지게 될 겁니다. 그런데, 에르도안이 무너지더라도 터키가 예전처럼 서구 지향적이거나 세속주의적으로 변모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가 않죠.
이들 이슬람 자본의 성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터키는 아랍 이슬람과의 관계가 서구유럽보다 더 중요한 경제체제로 변모했으니까요.
EU가 터키를 받아들였다면, 이슬람 자본보다는 세속주의 자본이 터키 경제를 주도하였을테고, 그러면 에르도안같은 존재가 쉽게 나타나지도 않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