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47 치누크에 대한 단상.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체 중, CH-47 치누크는 조금 독특한 형상을 가진 헬기이다. 동체의 좌우에 붙은 엔진은 다양한 기능이 함축된(Combine) 기어박스 시스템을 통해 로터에 교차 연결된다.
초기에 개발했던 회사의 주인은 세 번이나 바뀌어 현재는 보잉에 인수되었다. 1961년 소개된 이후로 1,200대 이상이나 생산보급 되었다.
엔진 하나가 꺼지면 치누크 헬리콥터는 어떻게 될까. 엔진이 꺼지면 당연히 동력이 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헬리콥터가 매우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경우에는 화물을 버리거나 즉시 착륙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감당이 가능한 정상적인 무게의 조건에서라면 조종사는 살아있는 엔진의 스로틀(throttle)을 올리고 계속 비행 할 수 있다.
수회의 군사작전에서 조종사는 즉시 기지로 돌아가는 대신 하나의 엔진으로 임무를 계속하는 것을 선택한 경우의 기록도 있다. 두 엔진이 모두 고장 나더라도 안전한 착륙을 위해 정 위치에서 무동력 "자동 회전" 착륙을 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 두 엔진의 동력을 모두 잃고 적대적인 아프가니스탄 한가운데에 안전하게 착륙한 후 제자리에서 수리하여 서비스에 복귀할 수 있었던 군용 치누크에 대한 이야기도 아래에 있다.
https://www.fayobserver.com/article/20160911/news/309119917
아프가니스탄에서 양측 엔진 두 개가 모두 불타고 로터의 자동회전 양력에 의지하여 지상에 착륙한 기록이다.
또한 아래의 유튜브를 보면 정말 힘쎈 돌쇠임에 틀림이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ldCAE76dRig
치누크는 민간용과 군사용 모두에서 우수한 안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 보면, 헬기 중에서 치누크만큼 정직하고 마님 잘 모시는 힘쎈 돌쇠도 없다. (올림픽 대교 건은 운용상 사고이니 기체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항공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을 이어가기 위하여서는 틈새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현재 일본의 항공우주산업이 한국보다 기술이 좋다고(?)들 하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자생력 있는 생태계를 꾸릴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지는 않는다. 얼마 전 10조원이나 투자하였던, 미츠비시 중공업의 MRJ 여객기의 개발이 보류되었다. 상품이라는 것이 출시시기도 매우 중요한데, 이제는 개발이 완료된다고 해도 사장이 온전히 기다려 줄지는 모른다.
차이나가 2016년 COMAC ARJ-21의 출시에 이어 얼마 전 C-919 여객기를 개발하였다. ARJ-21은 승객 78~95명용이고 금년 초 까지 50여대가 인도되었다고 한다. COMAC C-919 여객기는 좌석수 158-168석 정도에, 지금까지 주문량은 자국 시장에서 약 1,000여대에 달한다고 한다. 차이나는 C-919 개발에 720억 달러(약 82조 8929억 원)를 투자하였다. 그냥 시장 크기만 부럽다.
근데 이거 COMAC C-919 메디 인 차이놔 맞아? 몇 일전 중앙일보 일본어판 기사에 수출용 한국 김치에 좌국의 고춧가루를 사용했으니 한국김치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원참나... 중앙일본어판... 대책이 없다. 그런데 정작 C-919에서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의 것이다. 착륙장치는 독일, 바퀴 및 제동장치는 미국 하니웰의 것이다. 다수의 부품이 미국·유럽과 얽혀있다. 차이놔 생산분은 고춧가루 정도가 아니라 동체 이외에는 찾기가 힘들다. 미국으로부터 민간여객기용 감항인증을 받기위한 넙죽 엎드리기 전략일 수도 있으나 꼭 그렇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C919는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양산 중 언제든 미국의 목 조르기 기술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언감생심 한국의 화물기 개발도 여객기 개발도, 내심 강력히 바라고는 있지만 다른 형태로의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
치누크 이야기 하다가 잠시 샛길로 빠졌다.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보잉이 매우 아쉬운 처지인 지금, 한국이 치눅의 개량모델을 공동개발하자고 한다면 어떨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이 든다.
치눅을 군용 수송기로만 보지 말고 민수용을 생각해 본다면,
1. 20‘ container 전용 수송기
2. 군용 수송기
3. 소방헬기
4. 공항 없는 도서간 민간 여객기의 영역이 있다.
만약 동체를 변형시켜 20’ container 전용 Load/Unload 수송기로 개발할 수 있다면, 공항이 없는 도서 등에도 컨테이너의 표준 물류 수송에 이용할 수 있다. 현재의 치누크 블록2는 Payload 25톤으로 개량되었다. 20‘ 컨테이너 활용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이다. 소방헬기의 경우, 소방수(Water)의 적재량이 작지 않아서 효율 높은 소방헬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소방헬기 전용의 국제 시장도 의외로 작지 않아서, 개발이 된다면 산불이 많은 선진국들에 상당한 시장을 신규로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스텔리온 말고는 이 영역의 헬기가 없다.
보잉의 설계기술과 한국의 제조기술로 멀티 성능의 기체를 공동개량 또는 개발해서, 지적 재산권의 공동소유로 한국이 생산하고 보잉과 공동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공동개발을 합의 할 수 있다면, 맨땅의 헤딩은 아니니 사업의 실패 가능성은 많이 줄어든다. 개발비 회수의 최소 생산대수가 300대 라면, 멀티 성능을 가진 용도 이므로 전 세계 300대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 포트폴리오도 더 늘고 분명 남는 장사가 된다.
- 이 그림은 단순 참고용임 -
혹시라도,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보잉을 쥐고 흔들 카드가 하나 있다면, 써먹어 보는 것은 어떨지...
이참에 F-15 쫌만 더 사자. ^^
잘만 된다면, 이 어찌 이쁘지 아니하랴...
매우 더운 날 더위 먹은 자의 혼자만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