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기들이 엄청나게 비싸고, 심지어 수입하는 것도 바가지(?) 쓴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죠.
아파치를 랩터 가격으로 산다던가.. 심지어 소총도 몇배 가격.
군수산업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느 국가든 군수산업은 정부로부터 하청/용역 받는 것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업체는 정부에게 원가를 공개하고, 정부는 업체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주는 식이죠.
미국도 개발일정이 질질 늘어져서 엄청난 가격이 되는 일이 아주 비일비재하죠.
그러다 충분히 양산하게 되면 급격히 가격 하락 ( F-35 가 아주 전형적인 경우일 듯 )
그에 반해 유럽애들은 조별과제식으로 하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고,
수요마저 적으니 미국과 달리 양산후 가격하락 효과도 보질 못 합니다.
물론 미국도 충분한 양산 단계 못 가면 마찬가지죠. B-2 의 경우처럼요.
사실 다른 국가의 기술에 의지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한국이야 어차피 전시(특히 중국과 전쟁. 북한과 전쟁해도 결국 중국과 전쟁)에
미국의 물량에 의존 안 할 수 없으니 필요악인 셈이랄지,
기술 의존하나 안 하나 무슨 차이가 있나란 생각이 들긴 하죠.
국산 무기 개발한다 해서 그리 가격 싸게 되진 않습니다.
K-9 처럼 대량 양산한다면 모를까요. ( 미국 기준으로 봐도 대량임 )
어중간한 양산이면 가격은 고만고만 ? ( FA-50/T-50 의 경우처럼 )
한국이 개발한 KGGB 는 사거리 100 km, 전투기와 인티 안 하고도 쓸 수 있다는 점 빼면
JDAM (사거리 28km) 보다 다른 스펙들은 모두 떨어집니다. 가격은 몇 배.
사실 남 말 할때가 아님. ㅠ.ㅠ
일본의 군수산업은 KGGB 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셈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스스로 개발해서 전시에 외부의 도움없이 펑펑 찍어내서 전쟁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일본이 외국에서 수입해오더라도 라이센스 생산을 고집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기술은 남의 것일지라도 자신들이 라인 깔아서 생산하고 창정비할 능력은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그럴려면 기술인력들의 고용을 유지해야 하고 업체들에게 계속 일감을 던져줘야 합니다.
일본은 잠수함들을 고작 16 년 굴리고는 퇴역시키고 있죠. 그래서 매년 1 척씩 건조.
유사시 퇴역했던 것을 다시 꺼내서 전력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일감 만들기 의미도 큽니다.
이렇게 쓸데없이(?) 더 들어가는 비용이 고스란히 전가되니까 일본의 무기 획득 비용이 비싼겁니다.
원래 무기는 옵션에 의해서도 가격 차이가 나지만,
기술 제공/이전도 단순 정비 매뉴얼, 창정비, 라이센스 생산 가능등 수준에 따라 가격차가 크게 납니다.
여기에 향후 부품/인력 공급등등..
일본이 비싸게 샀다 해서 바가지 쓴 것이라고 비웃기는 좀 그렇습니다.
물론 미국이 중동에 팔 때처럼 마음놓고 바가지 씌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한국/일본은 FMS(미국 정부의 구매 가격)에 사기도 하는데요.
결국 일본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국방비만 좀 늘리면 무기 팍팍 찍는다 ? 이런 소리가 되어버리네요.
앞서 쓴 글과 마찬가지로 위 문단도 일본 규모에서도 이게 가능한데, 중국이면 어떻겠는가라는 의미로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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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군수산업도 민간의 민수산업과 완전히 별개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자동차 전자제어 확대로 인해 생산 비용/부품 원가가 앞으로 획기적으로 낮아질 것입니다.
2000 년 쯤만 하더라도 완전히 똑같은 반도체 칩이라도 산업용 규격으로 나온 것은 살떨릴 가격이었습니다.
군용 규격이면 눈알 튀어나올 정도였고요.
스마트폰/자동차 전자제어 확대로 인해 민수용 부품도 더 높은 내구성등이 일반화가 되어서,
지금은 산업용 규격 정도는 별 부담없고, 군용 규격 수준 부품도 엄청나게 비싸진 않습니다.
이젠 거꾸로 민수용을 그냥 갖다쓰는 일까지 생길 정도라 할까요.
이렇게 상황이 바뀌었다 해서 예전에 만들어놓은 것들까지 가격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옛날에 설계한 무기들에 쓰던 부품들은 단종되지 않으면 다행히고, 다시 만들면 가격 상승이니까요.
가전제품마냥 버리고 새로 사는 것이 싸게 든다는 얘기.
어찌 보면 환경이 리셋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외부의 도움없이 스스로 무기 찍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중국과 전쟁하려면 물량 전쟁일테니까요. )
한국군 자체 수요도 일본에 비해 그리 딸리지 않을 것이고, 수출도 계속 확대할 수 있을 것이겠고요.
일단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합니다.
군수산업은 사병들 수준에서 보유하는 무기가 아닌 이상, 거의 수공업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베스트셀러라는 무기도 민간 기준으로 보면 소량, 극소량 생산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양산할 수 있다면 가격 팍팍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