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시험 운항…"5년내 서태평양·중동 배치 원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해군이 적의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하기 위한 자율 운항 무인 전함을 선보였다.
해군은 7일(현지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한 무인 전함 '시 헌터'(Sea Hunter)의 명명식을 열었다고 미국 국방전문매체 디펜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길이 40m가량에 최대 시속 50㎞의 시 헌터는 한 번에 최대 3개월간 해상에 머물면서 원거리에서도 적의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람이 승선하거나 지상에서 원격조정할 필요 없이 사람의 감독하에 컴퓨터가 자동 운항할 수 있다.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시 헌터 개발을 '변곡점'이라고 표현하며 "대양을 가로질러 항해할 수 있는 완전히 자동화한 배를 보유하게 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 헌터는 지난 1월 처음 진수된 후 포틀랜드 해역에서 시험 운항됐으며, 2주 후 샌디에이고로 보내져 DARPA와 해군 연구국(ONR)이 총 2년간의 추가 시험 운항을 진행한다.
시험 운항 기간 다양한 센서를 장착해 잠수함을 효율적으로 탐지·추적하면서, 다른 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시 헌터의 건조비용은 척당 2천200만 달러(약 255억6천만원)에서 2천300만 달러이며 하루 운영 비용은 1만5천 달러(1천743만원)에서 2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전함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실전에 배치되면 국방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무인 전함 개발에는 나날이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피터 싱어 뉴아메리칸재단 연구원은 로이터에 "미군이 대잠수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 해군의 해저 진군이 매우 우려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크 부장관은 "무인 전함의 안전성이 일단 확인되면 7함대 일본 기지로 보내 추가 테스트를 하고 싶다"며 "5년 내에 무인선이 서태평양과 중동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 헌터에는 무기는 장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명명식에서 워크 부장관은 향후 무기를 장착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무기 사용 결정은 인간이 내리는 것이어서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