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댓글에 누가 인도네시아가 장보고 개량형 사고 돈 다 냈다는 소리를 자랑스럽게 적어놨는데 정답은 전혀 아님.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열 내면서 설명하는것도 우습기는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함.
무기 수출은 정치적으로도 엮여있지만 돈없는 나라들에게는 경제적 유인도 상당히 관여함.
특히 돈이 없는 개발도상국들은 신용등급도 나락인 경우가 대다수라 무기를 사고 싶은데 돈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없는경우 돈을 빌리기도 쉽지않음.
쉽게 말하자면
국가나 인간이나 신용도가 미치는 역할은 비슷함. 신용1등급은 은행가서 저리로 돈 빌릴수 있겠지만 8등급은 은행에서 저리로 빌리는건 고사하고 2금융~3금융 두드리다
사금융에서 고리로 빌리거나 못 빌리게 되듯이.
국가도 마찬가지로 S&P 기준으로 AAA나 AA 등급은 뭐 코로나같은 국제위기나 정세불안으로 무기 도입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면 저리로 국채발행해도 성공적으로 발행하지만
BBB같은 간당간당한 상태나 B같은 정크본드 보증수표국가들은 고리로 국채발행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비슷한거임.
그리고 사려는 놈은 돈이 없고 팔려는 놈은 팔고싶어하는 간극을
메꾸기 위해 수출금융이 등장함.
보통상태이라면 신용등급 잘 찍으면 BBB등급인 인도네시아에 1조넘는돈을
담보없이 저리로 빌려주는건 ‘xx행위’에 가까운 일임.
하지만 ‘빌린 그 돈’ 으로 ‘한국산’ 장보고 3척을 사는데 쓴다는 조건이라면 빌려줄 수 있다는게 수출금융의 의의임.
물론 이런 조건이라도 민간은행은 국익이고 지랄이고 신용도 나락에게 1조넘는 거금을 저리로 빌려줬다 못받으면 은행 넘어가는데 통 크게 대출 실행 할 수 있는건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국책은행이나 이런 특수목적으로 설립한 기금 밖에 없음 이건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어느나라 할배가 와도 똑같은 이야기임.
우리나라 같은 경우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같은 국책은행들이 일을 담당함.
그리고 수출금융은 수출하는 업체에게도 수입하려는 국가에게도 커다란 이점을 제공함.
오히려 업체는 수출금융을 원하는 측면이 있는데
개도국중에서도 잘못된 놈들 만나면 대금지급이 세월아 네월아 늦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그것보다는 나라에서 정해진 날짜에 돈 딱딱 받는게 훨씬 이익이기 때문임
일례로 KAI T-50 이라크 수출 대금지연사전 기억함?
이라크가 대금을 미납해서 공장에는 납품되지 못한 비행기가 쌓여있고 임원은 대금회수하려고 바쁘게 뛰어다니고 비극적인 사건도 벌어졌었던 그거.
근데 수출금융으로 나갔으면 이런 일이 일어날 건덕지가 없었음.
KAI는 정해진 날짜에 수출입은행에서 돈을 딱딱 받고 납품했을거고
돈 밀린건 이라크 정부랑 수출입은행이 알아서 처리할 일인거지 KAI는 납품만 하면 되었기 때문임. 이런 이점 때문에 업체는 수출입금융으로 나가는편을 훨씬 더 선호함.
그렇다고 수출금융이 모두가 이익을 보는 좋은 제도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님.
위에 예시에서도 언급했듯이
업체나 수입국이야 좋겠지만 대금을 못받을 리스크를 정부가 떠안는것임.
결과적으로 대금을 못받게 되면 국민세금이 하늘로 날아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 수출금융은 굉장히 신중하게 실행됨.
당장 아르헨티나도 이방식으로 FA-50 수출해달라고 했다가 잠잠해진 이유중 하나가
아르헨도새끼들이 과도한 ‘금융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임.
아무리 생각해도 디폴트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아르헨티나 새끼들한테 이거 해주는 건 돈떼여먹을 확률이 높은 일이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이 거절했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했고 이 우려가 거짓은 아닌게. 실제로 80년대 독일이 209급이랑 TAM 경전차 수출했다가 당한일이기도 함
사족이 길었고 다시 인도네시아의 장보고 도입건에 대해 돌아가보자.
해당 도입건은 언론사와 보도자료를 통해서 어느정도 윤곽을 알수가 있는데.
정책브리핑같은 관영매체는 수출이 되었다는 성과면 에만 집중해서 이런 면을 잘 싣지 않지만
http://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326419
돈의 흐름이 중요한 경제지나 증권회사 애널들 보고서를 보면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음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19062431241
기사를 읽어보면
이 수출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우리의 인도네시아는 초장부터 돈이 없다고 바득바득 우겼고
그 결과 바로 100% 금융지원으로 수출이 이루어졌다는 점임.
그리고 금융지원의 주체는 당연히 수출입은행이고 이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지분 구성이
대한민국 정부: 66.27%
한국산업은행: 23.87%
한국은행: 9.86%
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납세자의 세금으로 만든 은행임
쉽게 말해서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인도네시아에 대금 100%를 빌려줘서 그 돈으로 잠수함을 산 것임.
한경 기사에 보듯 보통 수출금융지원은 85%정도가 일반적임. 좀 땡겨주면 90%고
다시 말하지만 개도국에 정책금융 들어가는건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걸 100% 땡겨준건 기사에 나올만큼 정말 특별대우해준거임.
당장
필리핀 애들이 요새 한국에 차관빌려서 코르벳 2척 사는것도 지금 10%계약금 660억 의회에서 통과 되니 안되니 하는걸로 난리인 판인데 인도네시아는 그냥 1조 넘는돈의 100%를 통크게 빌려준거임.
그렇다고 인도네시아가 필리핀에 비해서 신용도도 높고 견실한 나라이냐?
필리핀이랑 인도네시아 신용등급 보쉴?
인도네시아 신용등급
(대강 그새끼가 그새끼라는 내용)
결론적으로 인도네시아가 장보고 개량형 사고 돈 다 냈다는 소리는 거짓임.
이게 참인 명제가 되려면
예를 들어 네가 집살 때 대출받아서 산 것도 완납하고 산 거라라는 논리가 성립 됨
집을 판 매도인은 돈을 다 받았지. 근데 매도인이 받은 돈은 네 돈이 아니라 네가 갚아야 할 은행 돈임.
돈 빌려서 산거라는 사실은 변함없고 채무관계가 성립되어 어찌됐든 갚아야하는거임.
쓰다보니 열받네 이건 기본적인 상식의 문제 아님?
그리고 이런 인도네시아가 돈을 착착 갚는 믿을만한 새끼인지를 한번 살펴보자.
그나마 가장 최근에 인도네시아에게 당했던 나라는 영국이 있는데.
영국같은 경우 90년대초 ECGD를 통해서 인도네시아세 호크기랑 스콜피온 전차의 수출에 성공함.
이때 약 6억4천만 파운드 가량의 대출을 통해 무기를 구입했는데
(요즘 환율로 한화 1조 조금 넘는 돈임)
ECGD는 Export Credits Guarantee Department의 약자로 수출보증국이라고도 불리는곳임.
영국같은 경우 이 ECGD에서 보증을 서주면 민간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함.
우리는 국책은행이 돈을 직접 빌려주는 경우가 많지만 얘들은 ECGD가 보증을 서주면 바클레이스같은 민간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구조임.
ECGD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데 70년대 현대 정주영 회장이 조선사업 시작할 때 돈 빌리려고 찾아갔을 때 보증서서 승인해준곳도 이 ECGD임.
뭐 당시 수하르토 정권에게 이런식으로 빌려줘서 수출은 이루어 졌고
당연 인도네시아 답게 비리니 뭐니 잡음이 있었던건 당연하고 가장 중요한
대금지불이 잘 되었느냐?
대충 ECGD가 세금으로 메꿔줬다는 내용.
4억파운드는 호크기 수출한 BAE 한테 주고 9300만파운드는 스콜피온 수출한 알비스한테 나머지 1억5천파운드는 다른 업체들한테 줬다는 내용
그리고 2021년도 까지 받을 기대도 안하고 받을 가망도 없어보인다는 내용.
그리고 당연 ECGD가 갚아줬으니 혐성국 국민세금으로 당시 동티모르 사태로 있는대로 제재 두들겨 맞고있던 인도네시아에게 호크기랑 스콜피온 사서 호주공군 F-18이랑 기싸움 하고 동티모르 조지라고 준셈이 된것이라 의회에서 씹지랄이 났고
04~05년도 의회 의사록에도 나왔있는 사실임
이 이후로 영국은 인도네시아를 손절함.
아 물론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제재나 뭐 기타 한건 아님.
업체는 여전히 인도네시아에 팔고 싶어했지만 1조넘는 돈을 떼인 ECGD가 더이상 보증을 서주지 않았기 때문에(이미 1조를 떼였는데 더 빌려준다고 하면 의회에서 두들겨 맞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것이므로) 사실상 이 이후로 영국은 이미 수출한 물건들의 후속지원 이외에는(후속지원 정도의 금액은 ECGD의 보증을 받을만큼 큰 금액도 아니었고 업체와 인도네시아간 직접거래로도 가능했으므로) 인도네시아에 무기를거의 팔지 않았음.
결론
-인도네시아가 장보고 살 때 수출입 은행에서 돈빌려서 샀다
-영국도 90년대 이지랄 했다가 통수맞음
-이새끼들 이미 한번 통수 친 전적이 있어서 우리건 제대로 갚을지 안갚을지는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