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는 그리스를 위시로 외부 세력이 부르던 명칭이고 이란은 예전부터 스스로를 이란이라고 불렀습니다. 페르시아는 이란 남부의 파르사 지방에서 일어난 세력을 그리스 발음으로 페르시아라고 한 거고요. 이란은 그냥 이란이라고 부르는 게 맞아요. 페르시아인, 파르티아인, 메디아인 등등 여러 이란계 종족들과 기타 소수 민족이 합쳐진 게 현재의 이란입니다. 한민족을 신라인이라고 부르진 않듯이 이란은 그냥 이란이라고 부르는 게 옳습니다.
문제는 구심점 입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된 21세 여성의 의문투성이 죽음으로 시작된 시위인데,
구심점이 없습니다. 물론 시위대 간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겠지만, 드러내고 시위를 이끄는 이가 없습니다.
이번 이란 시위가 근본적으로 정권을 뒤엎을수는 없을거라고 판단하는 이유죠.
물론 누군가가 나서지 않고, 시민들이 대표를 내세워도 되겠죠.
어쩌면 총사령관이 시민들의 인기를 얻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가 되었든 그 대표성을 얻는것을 극구 거부할겁니다.
이란이 여느 독재국가와 같이, 반정부세력에 대한 매우 강한 적개심을 가진 나라인걸 생각해봐야 합니다.
조직적인 시위는 있는데, 주동자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드러내고 활동하기 어렵고 위험한 환경임을 반증하는 것이죠. 미국과 서방의 제재는 이란 이슬람혁명정부가 지금까지 건재할 수 있게 만들어준 원동력 입니다. 조그만 반대여론도, 반이슬람분자로 낙인찍어 제거해왔거든요. 외세의 앞잡이라는 마법의 문장으로 어떤 사람이든 즉결처분할 수 있는 나라 입니다.
우리의 과거를 봐도 비슷한 일이 많았습니다.
여론이 나빠지면,
용공사건을 만들어내어 국민을 단속하고, 사정정국으로 이끌어 반대파 정치인들을 숙청하죠.
다수의 국민들은 가짜로 만들어졌을 뿐인 내부의 적을 다함께 규탄하고 만족해합니다. 일종의 마녀사냥이죠.
이게 여전히 통하는 이란이기에,
이란의 혁명은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