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냉전의 막바지에 21세기 전장에 맞는 새로운 전투 개념을 확립하고 군 전체를 새롭게 무장하려는 각종 계획을 발표하고 엄청난 예산을 들여 개발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냉전의 종식으로 많은 사업들이 취소되거나 축소됐죠.
그 중 하나가 첨단 보병 프로그램인 '랜드 워리어 파이팅 시스템'이었습니다.
즉, 21세기 보병 첨단화 프로그램이었죠.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1. 스마트 탄을 사용할 수 있는 사통장치와 광학장비를 탑재한 2중 총열의 소화기
2. 소화기의 사통장치와 연계하여 HUD 형태로 눈 앞에서 시연되는 조준장치
3. 스마트 공용화기
4. C4I
등이었다고 압니다.
이 프로그램을 따라 프랑스, 영국 등도 유사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우리도 미래 보병에 걸맞는 화기를 개발해 K-11을 생산하게 됐죠.
그러나 이 사업은 예산 부족과 연구비 증가, 테러와의 전쟁 발발 등으로 폐기되게 됩니다.
처음에 우리 나라가 '워리어 플랫폼'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저는 위의 사업을 한국식으로 재개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알고 봤더니 개인 화기와 장비를 현용 미군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는 장비 개선 사업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군에서 그렇게 크게 떠든 것은 어떤 면에서 아직도 6.25때 쓰던 장비 쓰냐는 예비역들의 비아냥에서 벗어나고 제일 군납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평가되는 개인용품에 개혁을 하겠다는 군의 의지를 보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군수 체계는 저 예산 속에서 효율을 위해 국가 주도로 단선적 구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미국처럼 경쟁 입찰의 방식이 아니라 국가가 연구 개발하고 그 상품을 민간 업체를 선정해 배분하여 기업은 이익보다 군인들을 헐벗지 않도록 돕는다는 개념이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재향군인회 등과 군, 기업이 결탁해 단가 조작 및 품질 조작 등을 통해 많은 군납 비리를 유발시켰습니다.
군이 이번 워리어 플랫폼 추진을 통해 기존의 군납 업체가 아닌 기술력을 가진 신규 업체를 발굴 육성하고 기존의 단선 입찰 방식이 아닌 경쟁 입찰 방식 등을 도입하여 보다 투명한 군납 체계를 구축하고 장병들의 장비 개선 및 처우 개선에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