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베트남군은 당시 아시아에서 군인들에게 가장 많은 월급을 줬던 국가였었습니다. 보통 남베트남군 중사들이 161달러를 월급으로 받았던 것에 비해, 같은 기간 파병했던 한국군은 중사 한 달 월급이 14달러에 불과했었다고 합니다.
소위들의 월급 차이도 심했는데, 남베트남군 소위가 한 달 월급으로 208달러를 받아간 것에 비해 한국군 소위는 한 달에 18달러 만을 월급으로 받아갔었습니다. 따라서 남베트남군의 간부들은 군 생활을 자신들의 부를 확장하는 기회 쯤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렇게 간부들이 부를 확장하는 기회로 여길 수 있던 것은 미국이 제공한 어마어마한 차관의 절반 이상을 국방비에 때려박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월급을 엄청나게 줘서 군대에 인재들을 모으려고 했던 심보였던 것입니다.
사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남베트남군의 전신인 프랑스군에게서 배워온 관습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군은 장교와 부사관들의 복무를 위해서 높은 임금을 지불했고, 이러한 것이 프랑스군에서 남베트남군에게 그대로 넘어오게 된 것이었죠.
이러한 고임금에도 불구하고 종종 남베트남군의 간부들과 공무원들은 불평을 했다고 합니다. 더 높은 보수와 임금을 위해서 미국 측에 항의도 했으며 1955년 국방장관 Tran Trung Dung은 아예 탈영을 방지하기 위해서 월급 인상을 Q'Daniel 장군에게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 Q'Daniel 장군은 이상한 걸 느꼈는데, 당시 남베트남군은 이제 막 5만 명을 넘어섰고 탈영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로 남베트남군의 월급은 동 시기 아시아 국가 군대들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을 차지했죠.
따라서 당시 남베트남은 재정 상태와 장비 상태가 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빵빵한 자금력을 갖추게 되죠. 이러한 간부들의 상태와는 달리 사병들의 경우 딱히 상황이 좋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해군도 육군과 다름이 없었고, 오히려 육군보다 더 우월하다면서 월급을 더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또 남베트남 정부는 받아들여서 해군에게 육군보다 더 많은 월급을 지불했죠.
에이브람스 장군의 언급을 보면, 남베트남군의 탈영률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당시 남베트남군의 탈영률이 가장 심했던 달은 1,000명 당 25명이 탈영을 했을 지경이고, 조금 안정화된 달이 평균 1,000명 당 12~13명 사이였었다고 하니 얼마나 상황이 심각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정작 탈영을 막기 위해서 올렸던 고임금은 실제 탈영이 발생했을 때는 그다지 큰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던 셈이죠. 그러면서 돈독이 오른 남베트남군의 간부들은 암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더욱 챙겼으며 일부 지방으로 나간 군 지휘관들은 독단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서 세금을 뜯어갔다고 하니 악순환이 반복된 셈입니다.
총체적 난국이었던 셈이죠.
출처
Advice and Support, The Early Years
Vietnam Chronicles: The Abrams Tapes, 1968-1972, Lewis Sor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