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0년대에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라이센스 생산하면서 군함 건조 기반을 마련한 대만. 거기에 자체 제작한 H-930 전투 시스템이랑 천궁 지대공 미사일까지 합쳐지자 '이거 잘하면 우리가 이지스함 만들 수 있을지도?' 하면서 근자감을 느낌

2. 라이센스 생산하기로 한 페리급 8척 중 최후반기인 7-8번함에 이지스 시스템을 적용하잔 정신나간 계획이 입안. 원래는 페리급 오리지날 버전에 그대로 이지스 올리려고 했었으나 4천톤급에 8천톤급 배에나 들어가는 걸 넣는 건 무리라는 태클받은 후 미국 업체들한테 제안서 발송

3. GE 에어로스페이스,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등 쟁쟁한 미국 업체들이 접촉했고 그 중 GE 에어로스페이스가 승리. 이유는 SPY-1를 만든 경험이 있기 때문.

4. GE와 대만 군함 설계팀이 대가리 맞대고 페리급을 기반으로 미니 이지스함 설계를 대략적으로 완료. 4천톤에서 6천톤까지 무게는 커지고 길이는 초안 138미터에서 151미터로 확장됨. 시작만 페리급일뿐 더 이상 같은 급이 아니었음.

5. 하지만 설계 도중 라파예트급 비리를 수사하던 인친펑 대령이 의문사당하면서 상황이 극적으로 좆같이 꼬이기 시작

6. 애초에 군 내부에서도 대만한테 이지스함 만들 능력이 되는지 논란이 거셌고, 반대파는 경험/예산 부족을 이유로 '차라리 내 배를 째고 시체를 넘어 사업 시동 걸어라' 시전 중이었음

7. 이지스함 보유국 뽕에 취한 정치권/여론을 원동력으로 삽 뜬 사업이었는데 라파예트급 비리 사건때문에 민심이 좆박자 원동력 상실함

8. 산 넘어 산이라고 대만 이지스함 1번함 건조에 드는 비용이 90년대 기준 미 해군 항공모함 1척 뽑는 비용보다 비싼 것으로 계산됨. 대만의 군함 건조 인프라가 허벌이라서 확충까지 계산에 포함된거고 후속함을 뽑을수록 비용은 낮아지는 것이었으나 돈 아끼려고 만들려고 페리급 설계 기반으로 시작한거였는데도 '방공함 1척 = 항공모함 1척' 이란 기적의 계산이 나오자 대만 해군은 버틸수가 없었음.

9. 돈을 더 퍼부울 여건조차 마련 안 됨. 이상하게도 이지스함 사업은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라이센스 건조 사업의 연장으로 분류되어 있었음. 돈을 더 끌어모으고 싶어도 못함. 해군 명운을 걸고 예산을 더 끌어모으기엔 안 좋았음. 페리급 라이센스 생산이랑 라파예트급 직도입을 동시 진행중이어서 빠듯했음. 이지스함 뽕으로 언론전을 벌이고 싶어도 라파예트급 비리때문에 못 함

10. 결국 이지스함 사업은 부적합 판정받고 공중분해됨. 그리고 총선 승리한 천수이볜 총통이 해군의 방산비리 척결을 내걸면서 대만 해군은 감히 대형함을 건조하잔 소리를 입 밖으로 뱉지 못했고 좆만한 고속정이나 보급함같은 비전투함만 만들게 되었고 힙스터 당선 전까지 20년 가까이 암흑기를 겪게 됨.

11. 대만 이지스함 사업이 부적합 판정받았던 년도와 같은 해에 공교롭게도 스페인도 이지스함을 만들려고 탐색 중이었음. 대만이 뒤지면서 남은 설계도를 페인이 낼름 먹어치웠고, 청사진은 6천톤급 이지스함인 알바로 데 바잔급으로 이어짐.

12. 20년이 지났음에도 부적합 판정하지 말고 통과시켰으면 대만이 알바로 데 바잔급 보유국이 됐을거란 대만 밀덕, 전/현직 군간부들이 지금도 넘쳐남. 존나 배아파함.

13. 하지만 내가 봤을 땐 페리급 기반이라는 한계가 명확해서 실패했을 것 같음. 그리고 GE가 괜찮다고 해봤자 미국 정부가 불허했을거임. 기업이 찬성하지만 정부가 반대해서 무산되는 치욕을 대만은 수십 간 당해왔음. 저거라고 다르진 않았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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