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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2-28 11:56
[잡담] 러우전은 네트워크전일까요?
 글쓴이 : 아무
조회 : 829  

아래 러우전을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평가를 소개하는 글이 있어 댓글을 달다가 날려먹고 새로 글을 팝니다.

러우전은 여러모로 기존 전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저는 이 중 하나가 디지털 테크니컬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디지털 테크니컬이란 개념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제가 즉석에서 만든 조어입니다만 이 디지털 테크니컬의 맹아는 아랍의 봄 당시 무슬림 반군으로 보입니다.

이 당시 무슬림 반군은 서유럽에 정착한 무슬람도 참여했고 이들은 아이패드를 이용해 박격포 사격지휘를 하거나 스맛폰으로 전장 상황을 전하는 등 댄디한 모습을 연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런 선전은 나중에 isis나 각종 무장단체들이 이용하지요.

이런 디지털 테크니컬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 게 드론과 포격에 이용한 우크라이나군이라고 봅니다. 러시아와의 전력 열세를 메꾸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민간 디지털기기 이용에 적극적이었고 저는 이것이 도요타 트럭에 중기관총이나 로켓포를 얹은 테크니컬이 연상되더군요.

그리고 이런 디지털 테크니컬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걸 두고 혹자는 네트워크전의 시대가 왔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네트워크전의 시대가 왔느냐에 대해서 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러시아군의 졸전을 보면서 지금까지 미국이 수행했던 전쟁이 일반적인 게 아니라 미국이라서 가능했던 것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처럼 네트워크전도 미국이니까 미국에서나 미국에 의해 가능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럼 우크라이나가 지금 수행하고 있는 네트워크전은 무엇이냐고 반문할 지 모릅니다.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테크니컬이 가능했던 이유는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라는 주요인과 러시아의 삽질이라는 보조 요인 덕에 가능했다고 보여요.

러시아는 전면전이 아니라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미명하에 어중간하게 전쟁을 개시했었죠. 전면전이라면 전쟁 수행에 기여할 적국의 인프라를 파괴하고 시작하는 게 상식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것을 하지 않았는지 혹은 실패했는지 우크라이나의 민간 통신망이 살아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예전에 러시아군 혹은 친러민병대가 전사한 우크라이나군 전화로 그의 가족에게 그의 사망을 알리는 동영상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 때 저는 전장에서 민간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상당히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강도 분쟁이었으니 가능했다고 봅니다. 국가의 명운을 건 전면전 상황에서 그게 가능하다는 것에서 이는 러시아에게는 패착이며 네트워크전이 가능하게 하는 보조적인 요인이라고 봅니다.

물론 러시아도 이것을 파괴하려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했겠지요.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게 스타링크로 인터넷 접속을 지원해주었다는 사실을 봐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군사망도 아니고 민간의 스타링크로 이런 러시아의 노력을 무위로 돌렸습니다.

그런 면에서 디지털 테크니컬의 운용 자체는 우크라이나군의 창의와 노력이며 평가할만 하지만 결국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물적 기반, 네트워크는 미국이어야 미국이니까 가능했다고 보입니다.

요즘 군에서는 군용무전기가 안되면 휴대전화나 카톡으로 통신한다는 말이 가끔 들립니다. 사실 이건 군의 보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입니다.

이 보수성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먹통인 무전기를 쥐어주고 모르쇠 하는 게 단점입니다. 하지만 군용으로 인가되지 않은 사제장비 사용은 보급이나 전장 상황에 따라 사용에 문제가 됩니다. 단적으로 북한 가서도 카톡할 거냐 이거죠.

만약 군부대 진격을 따라 이동기지국이 뒤따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이걸 우크라이나에서 가능하게 만든 게 미국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언급하진 않았지만 디지털 테크니컬의 전과를 극대화시켜주는 맵핵을 제공해주는 것도 또 다른 핵심 중 하나이겠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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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네스 23-02-28 12:56
   
네트워크 + 모바일 전쟁이 어울릴거같네요
아래 제가 양쪽다 네트워크를 쓴다고 했더니 러시아는 아니라는 글이 달렸던데요
러시아는 처음엔 아니었지만 우크라군에 대응해 빠르게 네트워크+모바일로 변경했죠
단지 네트워크의 효율성과 스케일의 차이일뿐 둘다 네트워크+모바일 양상으로 전투를 하고 있디거 봅니다
     
user386 23-02-28 14:10
   
아닙니다. 작년 3월부터 러시아군 군통신이 원활하지 않아서 현장 장교들이 모바일을 사용해서
서방의 감청장비에 노출된다는 보도는 여러번 있었죠.

"러시아군의 허술한 통신 보안···휴대전화 쓰다 우크라이나군에 감청당해"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3281721001#c2b

그런데 최근까지도 러시아 "타스통신"에 의하면 빈번한 휴대전화 사용이 미국, 영국등이
사용하는 첩보체계 "에셜론(ECHELON)"에 의해 감청당해 위치가 노출되는 바람에 하이마스의
표적이 되었답니다.
https://www.google.com/search?q=%EB%9F%AC%EC%8B%9C%EC%95%84+%EA%B5%B0%ED%86%B5%EC%8B%A0&oq=%EB%9F%AC%EC%8B%9C%EC%95%84+%EA%B5%B0%ED%86%B5%EC%8B%A0&aqs=chrome..69i57j33i10i160l2.13485j0j15&sourceid=chrome&ie=UTF-8#fpstate=ive&vld=cid:9ef9822d,vid:S1BaKJJmF8w

러시아는 예전부터 전자장비 기술 및 운용에 문제가 많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다른장비에
비하면 기술력이 떨어지는게 문제죠. 게다가 보급도 원할하지 않다보니 겪게되는 현상인것 같습니다.
PowerSwing 23-02-28 13:27
   
그러니까 군용통신 말고 민간통신이 전쟁에서 쓰이는게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거임?
     
아무 23-02-28 21:57
   
민간통신망이 사용되기에 디지털 테크니컬 이란 거지 그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애초에 인터넷이 미국이 군사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것임을 감안할 때 민간 통신망, 특히 인터넷은 미국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 무장 세력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치명적인 보안의 결함을 안고 가야할 겁니다.

민간망 같은 네트워크 기반을 야전에서 유지할 역량을 가진 나라가 미국 말고 있겠느냐라는 의문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네트워크전도 결국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archwave 23-02-28 17:39
   
민간 휴대폰망을 파괴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휴대폰망 기지국들은 도달 범위를 서로 중복되게 설치하기 때문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기지국, 기지국 사이 유선 연결망, 기지국에 공급되는 전력선을 모두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죠.

기지국의 전파를 교란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교란하려면 대출력 전파를 발신해야 하므로, 교란 장치 위치가 금방 탐지되고 공격받게 되겠고요.
     
아무 23-02-28 22:19
   
이동통신에 대해 잘 몰라서 상식적으로 유추하는 겁니다만, 무선 기지국은 유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결국 무선 기지국이 그물모양으로 얽힌다 한들 이들은 유선 백본에 연결될 수 밖에 없고 결국 유선전화의 전화국(?)의 교환기와 같은 집중되는 곳이 있을 수 밖에 없으리라 봅니다.

따라서 개별 기지국을 타격할 필요 없이 이런 백본망을 타격 혹은 해킹하면 통신망 마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거기까지 가지 않고 네트워크의 일부가 손상시켜도 여전히 그 효과는 무시하기 힘듭니다. 비록 네트워크는 다른 경로로 망 자체는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애초에 인터넷 자체가 핵공격을 받아 통신이 손상되더라도 공격 받지 않은 노드들 간의 통신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한 알파넷처럼- 문제는 민간 통신망은 비용대비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구축되므로 일부의 손상에도 트래픽 폭주로 마비되기 십상입니다.

한국통신 전화국의 기기 이상으로 일부 지역 무선통신 두절이 좋은 사례이고 심지어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겨도 특정 인터넷 서비스의 중단 사례는 한국에서도 이미 겪어본 일이죠.

미국이 이라크 침공 전에 이라크 통신망을 마비시키기 위해 이라크 정부 당국이 프랑스에서 구매하는 프린터 안에 해킹 칩을 심어두고 침공 전 작동 시킨 사례처럼 이런 통신망 마비나 파괴는 꼭 하드웨어에 의존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말이지만 미국이 화웨이의 장비에 경기를 일으키는 것도 이미 자신이 다 해봐서 잘 아는 일이라 그런 거죠.

 위 댓글과도 연결되는 말이지만 이런 이유로 국가 단위에서 악의를 갖고 달려들면 민간망은 너무나 취약하다고 봅니다. 제대로 된 군대라면 이걸 전제로 작전을 짜거나 하지는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