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segye.com/content/html/2017/02/18/20170218000538.html
[박수찬의 軍]“보잉 vs KAI”…17조원 美 훈련기 사업 최종 승자는
결국 수주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가격 경쟁이다. 합동전투기(JSF), 차기 폭격기 사업에서 각각 록히드마틴과 노스롭 그루먼에 패한 보잉은 항공방위사업 분야에서 침체기를 걷고 있다. F-15 전투기 생산은 예전에 끝났고 F/A-18도 새로운 판로를 찾지 못하면서 사실상 생산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V-22 오스프리나 CH-47F 치누크 헬기 등이 있지만 판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보잉이 APT 사업에서 파격적인 저가 입찰을 감행해 항공방위사업에서 입지회복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보잉이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면 APT 사업은 가격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항공기 제작 경험이 부족하거나 인건비, 생산설비비 등 고정비가 높은 업체는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참여의사를 밝혔던 미국 업체들이 발을 빼기 시작한 것도 비용 계산의 결과다.
노스롭 그루먼은 훈련기 시제품까지 만들었지만 미 공군 차기 폭격기 개발 사업을 수주해 여유가 있는만큼 ‘제살 깎아먹기’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레오나르도의 첫 파트너였던 제너럴 다이나믹스(GD)는 항공기 분야 경험이 거의 없다. 두 번째 파트너였던 레이시온은 항공무장과 전자장비를 제작할 뿐 항공기 생산 기반은 전무하다. 레이시온은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레오나르도에 추가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떠넘기려고 했지만 이탈리아 근로자의 높은 인건비로 비용절감에 한계가 있는 레오나르도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최근 “레오나르도가 APT 사업을 수주하려면 대당 2500만달러(287억원)인 가격을 1500만~1800만달러(172억~206억원)로 낮춰야했으나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해외 항공우주전문가들은 T-50의 대당 가격(기체+엔진 기준)을 2500만 달러로 보고 있다. 이 가격은 레오나르도의 M346과 같은 수준이다. 즉, 레오나르도가 겪은 가격 인하 압박은 KAI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미 공군의 최신 기술 반영요구를 적용하면서 가격을 내리는 것은 말 그대로 뼈를 깎는 수준의 강도높은 비용 절감이 수반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T-50A도 가격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반론도 있다. 기존 T-50을 개조한 T-50A는 보잉과 달리 개발비 부담이 없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등에서 쓰이고 있어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