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아구아제님의 의견 역시 존중하며 님과 논제 이외에 감정적인 싸움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점부터 밝힙니다.
다만, 저는 머리 굵기 시작한 이십 몇 년전부터 한국이야말로 항공모함의 존재는 이지스함 만큼이나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지식이 일천한 관계로, 님의 의견에 대한 반론으로서 그 주장을 대신하겠습니다.
1.항모는 전략무기가 아니다
- 항모가 필요한 이유는 전략무기여서가 아닙니다.
2. 항모가 필요한 나라는 해양이 넓은 나라이며, 항모를 가지고 있는 모든 나라가 계륵으로 여기고 있다. 예) 영국, 프랑스, 미국
-기름없이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항모가 필요한 나라는 원유 등과 같은 핵심 군수물자를 자체적으로 보급하지 못하는 나라, 즉 바닷길로 원유를 수송할 수밖에 없는데다가 그 수송로의 대부분이 중국이라는 적성국의 헤게모니 아래에 있는 나라입니다.
전쟁 발발하면 일주일도 안되서 유류 저장고가 바닥을 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상황의 대한민국 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원유 수송로 확보입니다.
병참을 고려하지 않은 전투력은 모래위의 탑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미국이 주도한 항행의 자유 작전에서도 한국 정부가 거절했습니다. 그만큼 독자적인 해상 방어기제가 더 절실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대서양에 면해 있는 유럽국가들을 비교하셨는데 당연히 중국이 옆에 있지 않은 영국,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항공모함의 필요성이 한국보다 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의 러시아는 더이상 군사적인 면에서의 유럽의 적은 아니니까요.
또한 미국 역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3대 적성 세력 즉 ISIS , 러시아, 중국 등의 해양 세력 확장에 맞추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3. 항모VS원잠
-1번 항목과 중첩되는 이유로 항모를 들이느니 원잠을 들이자는 것이 아구아제님의 의견 같습니다만, 둘은 목적 자체가 다르지 않을까요?
항모전단은 전략적 차원에서 일종의 방어기제 역할을 합니다. 아군 원유수송선단의 호위 같은 롤 말이죠.
반면에 원잠은 말그대로 공격지향적인 무기이고, 독침전략의 가장 끝단에 있는 물건입니다.
당장의 필요만으로 보자면 항모에 비할 것이 못된다고 봅니다.
4. 해군도 헛소리해서 욕 먹는다?
-대중 무역흑자로 벌어먹고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해서 남중국해에서의 원유수송로를 자체적으로 지킬 수 있어야 된다’ 따위의 언급은 현 정부 어느 부처에서도 공식적으로 하기 힘들 겁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그걸 모르진 않잖습니까?
해군의 브리핑이 겉다리 긁는 수준인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