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여러 사람 버려 놓는다죠.
미공군과 미해군 항공대는 나름 내부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다고 하죠. 그래서 무기 도입에 있어서도 각기 다른 요구 사항으로 각기 다른 비행기를 채택합니다.
F-4의 시대를 보내며 삼군 통합의 전투기를 썼던 시대가 가고 다시 각기 군에 맞는 주력기를 원하던 시절 공군은 전천후 제공 전투기로 F-15를 선정합니다. F-15는 공중권 우세를 목표로 강력한 쌍발의 엔진을 탐재하고 고 기동성과 고공 전투 능력에 초점을 둡니다.
미 해군은 F-14를 선택하죠. 당시 가변익기에 대한 인기가 있었는데 미해군 항공대는 저고도 및 저속 비행성능, 혹은 저고도 고속 비행 성능을 위해 가변익을 선호하게 됩니다. 애초에 F-14는 구소련의 핵폭격기를 원거리에서 요격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기동성보다는 긴 항속거리와 긴 레이더 탐지거리, 그리고 장거리 폭격기 미사일인 피닉스 미사일을 다수 장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F-14는 철저히 피닉스 미사일 플랫폼을 제작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운용유지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여돼 매우 럭셔리 한 전투기가 됐죠.
냉전 종식 이후 장거리 폭격이에 대한 요격 임무가 사실상 필요 없게 되면서 미해군은 F-14를 유지하기 위해 F-15가 걸었던 길처럼 멀트롤파이터 개념의 '붐캣'으로 탈바꿈합니다. 역시 랜턴포드를 달고 정밀 폭격을 하기도 했지만 비용대비 효율성 등을 고려해 조기에 퇴역하고 FA-18을 대형화 한 F-18E/F에게 임무를 넘겨주고 맙니다.
우리는 전략 및 전술 임무가 가능한 전투기가 필요했고, 당시에는 F-15E 말고는 대상 기종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사실 3차 사업 때 F-35를 도입했지만 어쩌면 3차 때도 F-15SE 말고 F-15K를 개량한 것을 도입해 F-15K 전력을 90~100대 전력으로 만들고 별도 사업으로 F-35를 도입하는 것이 낫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F-15의 다목적성과 폭장량을 고려한 것으로 북한을 상대하기에는 F-35보다 나을 수 있다고 보고, 최소한의 전력으로 하이 전력으로 F-35를 보유하고 실질적은 주력으로 F-15K를 유지하며 추후로 KF-16을 대체하면서 KF-21을 도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F-14는 당시에도 도입 가능성은 낮았고,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이란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쓸 수 있는 기체지 우리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기체라고 봅니다.
정권에 따라 무기 도입이 미국 입맛에 맞게 될 때도 있고 우리가 따져 볼 때도 있는데 어떤 것에도 F-14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