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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3-09 15:27
[기타] [펌] 러시아는 왜 패배하는가? [통신]
 글쓴이 : 노닉
조회 : 2,845  


통신


현대전의 기초는 이전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소부대 작전과 제병협동입니다. 그렇다면 제병협동과 소부대 작전 간 가장 필수 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죠 서로 통신이 되어야 겠죠. 소부대 작전과 제병협동의 문제는 제대가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록 서로 간에 지휘나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거리가 멀어질 수록 지휘관이 상황을 인지, 통제하기 힘들어지고 다른 병종이 협력하기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두 원칙이 중요한 것을 알아도 함부로 마구 쓰기 힘든 것이었어요. 그래서 2차 대전과 1차 대전 사이 가장 큰 혁명이 무전기의 보급인 것이죠. 러시아군의 문제점은 통신에 있어서 통신망의 유지, 망의 활용 그리고 보안에서 형편없었다는 것입니다. 통신에서 문제는 곧 뒤이어 지적할 제병협동과 앞서 말한 소부대 작전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러시아군이 작전 초기 (1일차에서 적어도 4일차까지)에 보여주었던 추태 중 하나는 중대 본부와 소대(혹은 이하의 분견대)가 중대와 무전망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었습니다. 이런 추태는 키예프 인디펜던스와 러시아 인질의 증언을 통해서 자주 빈번했다는 것이라고 보이죠. FSB의 내부고발자의 의견에 따르면 많은 부대가 통신망에서 잡히지 않아서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러시아군 내에서도 스스로 집계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들은 러시아군이 통신망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망을 유지 못한다는 것은 적의 공격으로 인하여 통신망이 손실 되었다는 것 만을 의미하진 않아요. 그렇다면 이건 러시아의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의 장점이었겠죠. 위에서 나타난 문제는 러시아군에서 무전망이 기본적으로 기대되는 기계화부대가 많은 경우 무전망이 절실한 (소부대로 찢어졌기에) 상황에서 단순히 중대차와 망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중대장은 이런 경우에 충분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겁니다.


한국군이 아무리 어리 버리한 군대라지만 통신병이 졸거나 누가 실수로 키 잡고 있는 모습이 10분만 보여져도 중대장이 뒤집어집니다. 현실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닌데 어떻게 몇 키로미터나 언덕, 숲 넘어 소대가 어떻게 지내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겠어요. 미군도 블루포스 트래커라고 부르던 C4ISR 장비를 도입했다고 하지만 음성망이 끊어지면 굉장히 곤혹스러워 합니다.


그러면 무슨 문제가 벌어질까요? 부대가 총성 한방도 없이 그 자리에서 와해가 되는 겁니다. 이제 어디로 가버렸는지도 모르는 소대를 "찾아라~ 드래곤볼" 이래야 해요. 그것도 행군, 적지 한가운데서 해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되겠습니까? 애초에 통신이 안되는 걸 방치한 중대 지휘관이 그걸 똑바로 하겠으며, 그게 안되는데 애초에 뭘 하겠습니까.


망의 활용도 굉장히 형편이 없었습니다. 왜 러시아군의 자랑거리라고 하던 야전방공망이 터키제 무인기에 터지는지 생각해보신 분 있은신가요? 방공학교 나오시거나 통신 조금 아시는 분은 그게 무인기가 무서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야전방공망이 계속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소모되는 이유는 조기경보를 해줄 상위제대와 그 정보를 활용할 하부제대가 제대로 연결이 되어있지 않아서 발생한 거에요.


A-50 조기경보해주고 지상 레이더가 통제해주니 미군 부럽지 않다. 이러는데 뭐 좋습니다. 그 A-50이 본 정보는 어떻게 야전에 배치된 방공망에 전달될 건가요? 80년대 미육군의 방공망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비는 패트리엇도, 호크도 그리고 벌컨도 채패럴도 아니라 대대급이나 그 이상의 야전방공지휘소였습니다. 방공포대나 대대는 상위 제대와 수시로 연결이 되어있는 통신망을 갖추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단거리 레이더나 레이터 리피터를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지휘소는 자기가 자산이 없더라도 상위 제대 예를 들어서 조기 경보기나 지상 레이더에서 정보를 받아서 기초적이라도 플로팅이나 수동으로 항적 추적을 하여 개별 자산들이 있는 섹터에 경고를 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스팅어는 시커를 냉각하고 IFF 재정비하는데 30초가 걸린다고 하죠? 게다가 배터리를 소모하기에 하루 종일 켜 둘 수가 없어요. 채패럴이 사거리가 10km라지만 거기에 광학장비나 운용자를 위한 색적 IRST가 달려있었다는 소리 들어본 적이 있으세요? 그럼 어떻게 이런 애들이 야전방공을 했다는 겁니까? 다른 것이 아니에요. 모든 방공망은 다른 곳에서 경보를 받아 사전에 대충이나마 경고를 받은 방위에 방열을 해두고 발사만 할 준비를 사전에 끝내두는 겁니다.


이걸 하려면 각 제대가 굉장히 빠르게 정보를 넘겨 받고 넘겨 주는 체계가 조직으로나 장비로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게 안되니까 야전방공망이 줄줄이 다 터진 겁니다. 순전히 연락을 못 받아서요. 망을 활용 안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BUK나 2S6이 레이더가 있고 좋으면 뭐하나요? 그거 하루 종일 24시간 틀어 놓을 겁니까? 상대방한테 SEAD 당하라고요? 필요 할 때 만 적시에 가동을 하고 회피해야죠. 그런데 경고도 없으니 수시로 레이더 접었을 때 바로 자기 머리 위에 있는 표적에 얻어 찢긴 것이 아닙니까? 저는 이따위 망의 활용 수준이면 러시아가 1MW급 레이저를 야전에 배치해도 TB2에게 똑같이 터질 거라고 봅니다.


우크라이나 군은 지금 상당수의 공중전 전과를 MANPADS로 따고 있습니다. 이게 엄청 무서운 이야기에요. 왜냐하면 제트기를 상대로 30초 걸리는 물건을 수시로 볼때마다 켰다는 것이 아니라. 민방위 아저씨들한테 아마 높은 확률로 폴란드 상공에 떠있는 AWACS의 경고를 우크라이나 지휘부가 받아서 @@ 방위대 @@@에서 제트기 하나. 이런 경보를 받아서 바로 준비했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통신의 무서운 점이에요. 그리고 이 기초적인 것을 못해서 러시아군이 방공망이 깨지고 애꿎은 전투기는 떨어지고 앉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망의 보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원래라면 망의 보안이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합니다만, 위의 두 기초적인 점에서 철저하게 말아 먹은 군대가 본 적이 없어서 뒤로 밀려나네요. 망을 똑바로 갖추어도 망의 보안이 밖으로 줄줄 새면 위험합니다. 이게 뭐 설명이 필요한가요? 러시아군은 사용 무전기로 무장해서 다니는 모습을 보고 기가 찼습니다. 심지어 디지털화 된 신호를 복호화도 하지 않고 찌르는 바람에 러시아군의 무전을 우리가 실시간으로 들을 수가 있어요.


만약 내가 있는 부대의 군대의 통신을 민간인들이 공유하고 떠들 정도면, 당장 작전을 관둬야 하는 문제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그 꾸진 96K도 비화 기능은 있어요. 제정신인 군대라면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됩니다. 몇몇 경우에는 아에 주파수만 맞춰서 망에 들어와서 항복을 종용하던데 제정신인 일인가요? 거기서 러시아군이 할거는 ㅈㄲ라고 할게 아니라 당장 망보안이 뒤졌으니까 채널 바꾸던가 데이터 망에서 텍스트로 된 경보를 하던가. 뭔가 조치를 취해야죠.


게다가 CEOI관리를 지휘차가 못하면 어쩌자는 거에요. 당장 보급도 수시로 되어야할 통신망도 안되는데 CEOI는 수시로 바꿀 수는 있긴 한 건가요? 상대는 지금 세계에서 ELINT 취합에 가장 강한 나라의 백업을 받고 있는데 이런 기본부터 틀리는데 무슨 전쟁에서 이길 생각을 합니까?


내가 내리는 명령 하나 하나가 상대방에서 질질 흘려지는데 "이 장갑으로 말하자면 렐릭 어쩌고이고 APFSDS를 방어하고 또 요건 이런 거고 저런 거시고" 하며 30분동안 내 앞에서 씨부려 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걍 다 뒤질 건데요.


총체적으로 평가하자면 통신의 망이 구축 안되니 부대는 작전의 속도에 정비례해서 해체되고, 있던 망을 활용 안하니 눈뜬 장님이 되서 죽어나가고 그마저도 활용을 하는데 줄줄 새니까 전쟁에서 약한 상대에게 필패를 거듭하는 것입니다.


제병협동은 할 말이 많아 충전되면 오겠습니다.



요약


1. 통신망은 부대지휘에 있어 기본중에기본이고 이게 없으면 부대가 와해될 위험이 있다.
2. 방공이라는것은 망 활용을통한 조기경보와 그에 후속한 방공무기의 합작인데 러시아꼬라지보니 전자가 개판이다.
3. 방공 이전에 야전통신 꼬라지 개판이니 이딴식으로 할거면 전쟁하지마라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2411315



우크라이나가 노획한 러시아군 통신지원 차량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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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정치 22-03-09 15:37
   
러시아군의 미비점을 교훈으로 삼아야겠지만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걸로 예상 되진 않네요.

 주요 대도시들 인도적 통로 보장 요청을 협상 요구 조건으로 연이어
내건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에게 승기가 넘어가지 않았단 반증이죠.
평당1억 22-03-09 15:40
   
잘 읽었습니다. 상대가 우크라이나였으니 그나마 이정도였지 어느정도 준비된 상대였다면 러시아가 완전히 녹아내렸을것 같네요. 러시아주변인 중국이나 일본이나 우리나....러시아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것 같습니다. 미국은 아마 어느정도는 파악하고 있었을텐데 이정도 졸전을 보일지는 미쳐 몰랐을테고.
     
혁신정치 22-03-09 15:43
   
러시아군에 대해 재평가 이뤄진다 해서 쉽게 건들 수 있는 건 아니죠.

 정작, 북 위협이 크게 가중 되고 있는 국내에서 러시아군이 전투에서 어떤가만
집중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단 게 의아 하기도 하구요.
          
맙소사 22-03-09 16:29
   
러시아 패퇴도 걱정이고 전후 러시아 꼬라지도 걱정인데, 한국 경제도 걱정하는라 잠도 못자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부 22-03-09 17:29
   
우크라이나가 현재 손실된 전차수보다 러시아로 부터 노획한 전차수가 많다고 하네요.
하나도 없던 판치르도 4대인가 획득했고 전쟁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강제 군사대국이 될 가능성도 보이네요.
이름없는자 22-03-09 21:41
   
정말 주옥같은 지적이십니다. 통신에 기반한 유기적 군사력 운용이야 말로 현대군대와 옛날 군대의 근본적인 차이이죠. 우크라전 관련 뉴스에도 러시아군의 수송과 보급 문제 얘기는 자주 나오는 편인데 아직은 러시아군의 통신 같은 문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아서 잘 보도 되지 않는데 너무나 적절한 지적입니다. 우리 군도 이 전쟁을 예의 주시하고 있을테니 러시아군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 군의 작전 준비 태세도 다시한번 점검과 보강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어부사시사 22-03-10 05:53
   
통신이란 건 결국, 제가 그 토록 강조해왔던, [정보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겁니다.

정보전에 밀리면 이미 그 전쟁은 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