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올라온 글의 시리즈입니다.
http://www.gasengi.com/main/scrap_popin.php?bo_table=military&wr_id=246316
전의 글은 미국이 일갈한 ["우리 시장에 물건 팔고 싶으면, 중국에서 공장 빼."]를 언급했습니다. 사실 주내용 역시 마찬가지라 보셔도 무방합니다. 아울러 저는 트럼프란 존재가 우리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적 주적이자, 미국경제 실패의 원인을 중국으로 생각합니다.
차이메리카 질서를 붕괴시키고 신질서 구축을 원하지요. 물론 이것은 미국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메리카 복원을 위해 움직이던 오바마에게 서태평양의 패권양도와 신기축통화를 언급하며 시건방을 떨던 중국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리해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을 넘어서서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1930년대 중반을 전후해 일본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미국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심지어 일본은 미국에 견직물과 생사를 수출해 기계와 석유, 철을 수입하던 처지인데. 중국 역시 공산품을 수출해 기술과 생산설비, 식량을 수입하는 중이지요. 매우 유사한 무역구도입니다.)
이와중에 한국은 이익을 봤을까요? 글쎄요. 경제전문가도 아닌 제가 건방을 떨어가며 그렇다고 우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중국 철강관세폭탄을 같이 덤터기로 뒤집어쓸때, 전 여기 댓글에다가도 [우리가 이익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제 예측이 맞아떨어진걸 보고 앞으로 트럼프의 시기 우리에게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http://www.metroseoul.co.kr/news/newsview?newscd=2017012500170
포스코가 비록 관세를 뚜들겨 맞았지만, 그래도 실적은 꽤 좋은 편입니다.
이유는 바로 미국발 관세로 중국의 철강부분이 구조조정되면서 전세계로 덤핑치던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중국발 시장교란이 줄어들면 자연히 경쟁력 있는 기업은 살고, 없는 기업은 도태됩니다. 마치 가전처럼 말이지요.
현대-기아와는 달리 원천경쟁력이 존재하는 우리 가전기업들은 미국소비시장 회복과 함께 그 꿀을 함뿍 누렸습니다. 현재의 기술경쟁력을 유지한다면 다소간의 풍랑에도 과점을 누릴 것입니다. 중국의 교란이 없다면 북미시장은 그야말로 승자독식이기 때문입니다. 경쟁력, 그것이 모두를 말하는 진정한 경쟁시장입니다. 우리에겐 차라리 이런 공평한 시장경쟁이 훨씬 쉽습니다.
하나 더, 반도체는 사실 우리나라가 가진 산업들중에 유일하게 기술적 과점을 점유한 항목입니다. 소위 말하는 독일-일본류의 제조업선진국은 이런 과점품목이 많은 나라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과점품목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에 늘 방해가 되는 존재가 있으니 그게 바로 중국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을 교란하는 무법자인 중국을 응징하는 또다른 깡패 미국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이익입니다.
이렇듯 엄청난 이익을 향유하는 시장을 위해 현지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신설하거나하는등은 그야말로 조그마한 문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미-중간의 경제전쟁이 반드시 우리에게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업들의 실적개선 혹은 실질적인 최종시장인 북미시장에서의 점유율확대를 볼때 외려 이익일 수도 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다면 군사적으로는 어떨까요?
아시다시피 트럼프 정권의 기조는 주고 받는 모델입니다. 언젠가 제가 언급한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와는 아주 사이가 멀지요. 기존 미국이 보여주던 행정부(4년)단위의 텀이 아니라, 1년단위 경제지표단위로 경제전략이 휙휙 바뀌게 될거란 소립니다. 그 말은 곧 미국의 대전략이란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와 각료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며, 미국의 TOP은 당장의 경제지표에 천착하게 될 것이란 말도 됩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외교, 군사수석들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시다시피 극도의 반중주의자들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들이 중국을 싫어한다고 해서 지금의 대범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무리 미국이 패권국이라 해도 그건 전혀 불가능한 소립니다. 현재의 반중적 움직임은 미국이 부채질을 할 뿐이지, 근원적으론 모두 중국의 전략적 패착과 관계가 있습니다.
[대만]
차이메리카의 종언을 고한 오바마 행정부조차 감히 하지 않았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붕괴시킨 것이 누구일까요? 미국의 반중적 각료일까요? 아뇨. 사실은 중국입니다. 민진당을 짓누르고 정권을 찾아온 국민당을 나락으로 몬 것은 중국입니다. 바로 양안경제의 파탄으로 대만섬 주민들의 정체성을 확고부동하게 대만인으로 정해줬을뿐 아니라 통일이후 자신들의 삶을 홍콩을 통해 투영해줬지요.
특히 중국의 뻥튀기는 GDP성장율과는 별개로 돌아가는 대만과 한국 GDP성장율을 보시면 됩니다.
양국모두 2009년 환율이 큰 폭으로 절하되었다가 절상되며 달러기준 GDP가 뻥튀기 되었다는 면을 보면 중국으로의 수출량 증가가 국가경제완 전혀 상관 없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말로만 G2라 하였지 실상은 경제적 위성국 하나 거느리지 못하는 대국에 불과합니다.
중국과 붙어봤자 재미 없다는 사실은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더욱 더 부채질하였고, 그 절정은 바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짓밟히는 때부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 짓밟기는 매우 처참한 패착임이 드러났습니다. 민주시민은 죽어도 독재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미국은 대만을 다시금 국제정치의 보통국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대만의 집권민진당은 이런 움직임에 쌍수를 들고 반기는 형국입니다. 대만은 기꺼이 예전처럼 미-중간 냉전최전방이 되기를 자청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중국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거대한 시장 일부를 대만 하나에도 내주기 싫어하는 좀생이 심보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켜주겠다는 일국양제 약속마저 뭉게버리는 극도의 신용부정, 모처럼 찾아온 친중정권마저 지켜주지 못하는 짧디짧은 전략적 안목까지...패권국으로선 그야말로 빵점입니다.
[싱가폴]
중국의 잇단 패권적 행보로 끝까지 상업국으로서 전략적 중립을 견지하던 싱가폴조차도 반중국 경향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홍콩항에서의 싱가폴 육군장갑차 압수로 이는 절정을 이뤘고, 이는 곧 중국의 가장 큰 자산이던 화교네트워크가 더 이상 중국에 우호적이지 않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동남아시아 화교네트워크의 좌장은 곧 싱가포르 집권 지배세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패착은...
크라 운하입니다.
크라 운하가 생기면 중계무역 기지로서 동남아 금융, 상품거래의 중심지이던 싱가폴의 입지는 영원히 끝장납니다. 대놓고 니 밥줄을 끊어주겠다는 나라와 우호친선이 가능할까요?
[베트남]
베트남의 반중정책은 더 언급하는 것도 입이 아프니 관두고...
[일본]
생략
[한국]
중국과 친해봐야 재미 없다는 건 슬슬 정설로 굳어가는 상태에서 대국소국관계 외교로 일관하며 최후의 호감도까지 깎아먹는 와중입니다.
[필리핀]
암만 까불어봤자 물주는 미국입니다.
결국 부메랑은 되돌아오는 법입니다.
[말레이시아]
최근 중국자본의 행패로 반중감정이 치솟고 있고, 크라운하로 인해 심기가 불편합니다.
국가적 역점사업인 이스칸다르 신도시 개발사업 자체가 조호르州에 위치한 말라카 해협의 지리적 환경을 이용한 싱가폴 쌍둥이 도시 만들기이기 때문에 크라 운하는 그 자체가 독입니다. 크라운하가 만들어지면 싱가폴과 더불어 찬밥먹는 시골동네로 전락하기 때문에 중국과 사이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미국이 반중정책을 편다고 해도 그것은 사실 역내국가들에 대핸 부챗바람 피워주기 밖에 안 됩니다. 전부 다 중국이 자초한 문제들입니다. 역내 국가들이 미국과 손을 잡는 건 반은 중국이 밀어버린 탓인 겁니다. 나만 먹고 살겠다고 찡찡거리는 덩치 큰 돼지 반길 나라는 아무도 없습니다.
중국이 늘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패권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지, 이익을 독점하는데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 패권은 오래가지 못 합니다.
중국 덕분에 미국은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의 동맹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코 한번 안 풀고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트럼프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의 동아시아 대륙일대의 전략적 환경이 결코 중국에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