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 전차가 왜 필요할까?’
적 상륙시 대응 및 역습을 위해 필수적
연평도 포격전 이후 M48→K1E1으로
해병대6여단 63대대 전차중대 기동훈련
정전협정 70주년 특별기획 - DMZ 사진기록 프로젝트
다시, DMZ ⑫백령도 해병대6여단 <3>
[대한민국 국군 NOW by 국방사진연구소]
서북도서 최북단 백령도에도 전차가 배치돼 있습니다. 작은 섬에 전차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이는 오산. 적이 상륙할 경우 이에 대응하고 역습에 나서기 위해서는 전차는 필수적입니다. 백령도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했을 때 K1E1 전차는 서해의 최전방 전진기지라 할 수 있는 백령도를 지키고, 적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중요한 전력입니다.
과거 해병대6여단의 전차는 모두 ‘과거의 유산’인 M48 계열이었습니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전 이후 서북도서의 화력 보강이 중요한 숙제로 주목받은 뒤 전자전 능력이 강화된 K1E1 전차가 배치됐습니다. K1E1 전차는 기존 K1 전차에 피아식별장치와 후방 카메라를 더한 개량형입니다. 특히 포수 조준경의 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 밖에도 60㎞ 이상의 사거리와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K239 천무 다연장로켓과 탁월한 정밀 타격을 갖춘 스파이크(Spike) 유도탄, 장병들의 생존 및 기동성 강화를 위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도 백령도에 배치돼 있습니다.
6여단 63대대 전차중대 장병들의 K1E1 전차 영내 기동훈련을 참관했습니다.
“하나차, 현 시간부로 공격! 둘차는 하나차를 후속하여 즉시 공격에 나설 것!” 중대장의 지휘에 맞춰 전차 2대가 굉음을 내며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영내 기동훈련이라고 해서 ‘슬슬 한 바퀴 정도 돌겠지’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주민들을 배려하기 위해 영내에서 하고 있지만 중대는 절대 대충 훈련하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각 전차는 사주경계를 위해 포신을 계속 돌리며 전력질주 했습니다. 전차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코스를 왕복하는 동안 전차장은 K6 중기관총으로 계속 사각을 경계했습니다. ‘지축을 울린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생생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먼지를 내뿜으며 돌진하는 전차들의 모습은 그동안 취재하며 본 그 어떤 전차 기동 모습보다 역동적이었습니다. 훈련이 끝나자 절로 박수가 나왔습니다.
인상적인 훈련이 끝나고 전차를 둘러보던 중 조종수 덮개에 특이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호차는 ‘내 생명 전차와 함께’라는 문구와 전사의 얼굴, 도끼 2자루가 그렸고 2호차는 검은 호랑이를 새겨 넣었습니다. 각 단차마다 특징을 담아 그림을 그려 넣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전통이라고 합니다. 별것 아닌 이벤트일 수 있지만, 중대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이 한층 커졌다는 것이 중대의 설명이었습니다. ‘역대급 기동훈련 모습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 훈련 현장이었습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2023.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