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우리나라 군대, 문화, 인식 더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철썩같이 하고 있지만
저의 군대시절을 생각하면 부럽다는 생각도 드는건 어쩔수 없고
그만큼 세월이 많이 지나갔구나 라는 슬픈 생각도 드네요 ㅠㅠ
전 카투사 나왔습니다
용산은 아니고 원주 작은 캠프였는데
병원에서 근무했죠
나름 배운애들이라 그런지 군생활 참 알차고 인생에 도움되게 했습니다
그래도 돈이 없는건 정말 힘들었죠.. 집안사정도 안좋았구요
서울이 집인데, 월급이란게 주말에 집에 왔다갔다할 차비도 안됬죠
그런 와중에 IMF가 터지고
사병들 월급이 반토막나더군요
3달에 한번 주는 보너스달도 사라지고
연초비 부식비? 같은 이런저런 몇처넌짜리 돈들도 싹 끊겼습니다
치약 비누같은 소모품 보급도 줄어들구요 (한국군 보급)
다행이 미군쪽 보급은 계속 나오니 다행이었지만..
imf 터질 당시 이등병이었는데 월급이 6천원 나왔어요.. 97년에요;;
1달라에 1200원 정도 환율이었는데 600원때로 떨어졌습니다
제가 있던 캠프는 작아서 한국군 PX가 진출해있지 않아요
그래서 밤중에 너무너무 갈증이나고 시원한 탄산음료라도 하나 마시려면
부대내 미군px나 자판기를 써야했습니다
하루는 너무 갈증이나고 단게 먹고싶어서 밤중에 자판기 앞에 섰는데
제 월급은.. 닥터페퍼 4캔밖에 못사는 수준이었던 겁니다
진짜 어디서 읽었던 노예들의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하루하루 일질한다 영어잘한다 머리좋다는 칭찬만 들으면서 즐겁게 순진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그 순간 이후로 이 사회가 왜 이렇게 돌아가는건가? 왜 이런 상황을 겪어야하는가? 왜 이걸 모두가 당연하단듯 하고 있는건가? 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죠
요즘도 닥터페퍼는 자주 마십니다만.. 캔을 볼떄마다 그 순간이 떠오르는건 잊지 못합니다
20만원 가량 하는 요즘 사병들 월급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그 때 마다 자판기 앞에서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추호도 요즘 애들한테, 요즘 군인들한테
'니들말야 나때는 어땠는줄 알어~? 그걸 고생이라고 말하는거냐~!?' 라는 식으로 절대 말을 못하겠습니다..
더 개선되고 더 나아져야 합니다
하루빨리 우리의 군대와 병사들의 대우가
대한민국의 국제적 랭킹 수준에 어울리게 나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