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발제글에 사우디 아라비아와 한국간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임 정권의 치부를 리바이벌 할 것이란 기사를 가지고 소설을 쓴 양반이 계시더군요. 물론 현재까지도 UAE와 한국의 이면 거래가 뭔지 공개된 바 없긴 합니다. 그러나 그 계약이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란 건 이런 움직임을 보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아마 자동개입 조항이 있겠지요.
그러나 이런 부분을 문제 삼아 사우디 아라비아와도 동일한 거래를 할 것이란 추측은 특정 정치세력의 바람을 구체화한 것에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도 않은 계약을 가지고도 계약주체 세력에게 역으로 정치적 공세를 당했는데, 똑같은 비정상 외교계약을 할 수 있겠습니까? 엄청난 정치적 공세에 탄핵까지도 갈 수 있는 절호의 먹잇감이자 실책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사우디 아라비아와 한국이 UAE와 동일한 수준의 외교적 거래를 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자신들이 한 이면계약을 역으로 뒤집어 씌운 파렴치한 짓을 한 세력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데, 어떤 정신 나간 집권세력이 그런 이면계약을 하겠습니까? 가망 없는 짓이니 가타부타할 필요도 없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와 한국의 움직임은 어떤 성격이냐?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자면 일단 UAE와 한국의 성과(?)를 봐야 합니다.
양국의 표면적 모습은 원전을 건설하고, 그 외 플랜트를 수주한 국가와 그를 발주한 국가 정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모든 중동 국가들이 가진 근본적 위기감을 해소하고, 해소해주는 관계에 있습니다. 즉, 석유와 가스가 나는 동안은 잘 먹고 잘 살겠지만, 그 자원이 고갈 된 이후에는 어찌 될 것인가?라는 중동산유국들의 공통된 고민을 말하는 것입니다.
현재 거의 모든 중동 산유국들은 자체적인 산업, 학술 기반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자원을 판 돈을 가지고 기금을 아무리 잘 운용해본다 한들 미래는 나우루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70년대부터 자체적인 농업기반을 건설하거나, 세계 각지로 유학생을 보내거나 정유시설을 건설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지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온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한국-UAE관계는 여타 중동 산유국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준 모양입니다.
여타 서구 국가들과는 돈을 매개로 기술과 학술적 기반을 끌어오려 했으나 늘 단발적인 성격에 그쳤습니다. 그저 돈만 가져가면 그만, 그리고 모든 기반이 전무한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주지 못 했습니다. 워낙 발전 된 지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어떻게 그 자리까지 기어 올라 갔는지 그네들도 그 분야는 로스트 테크놀러지인 것입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협력을 통해 UAE가 자체 위성을 제조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냥 위성을 수출한 것에서 벗어나 위성제작을 위한 인력과 체계, 조직구성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인력 양성 기반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협력했습니다. 현재 UAE의 칼리파 대학은 KAIST를 모델로 하고 있으며, EIAST역시 상당 부분을 협력하고 있습니다.
UAE는 원자력 인력, 우주개발 인력등을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양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동 전체에서 이만한 기반을 이토록 급속하게 마련한 국가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공적인 과정 덕분에 현재는 이러한 관계가 여타 분야까지 전방위 확산 중입니다.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급속도로 발전되고 있는 UAE의 모습이 이웃 국가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질지는 빤한 문제입니다.
위성을 자체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원자력 발전소 역시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한 외국기술자들이 아닌 자국 기술자들을 교육해 자체적으로 운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4차 산업 기술개발 협력, 미래 기술 협력등도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여태까지 중동국가들과 "HOW"를 거래한 국가들 중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국가는 한국입니다.
따라서 UAE는 여태까지 성공적이었던 관계를 계속해서 끌고 가길 원하고 있고. 그러니 작년 250억 달러 어치의 선물꾸러미를 보낸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이 통상국가이며 지속적인 오일 머니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떠나 버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옆 나라 사우디 아라비아가 한국에게 바라는 것도 빤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아랍 최대의 국가입니다. 이런 대국이 고작 한국의 보호(?)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면 뭔가 크게 착각하는 겁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염원은 사우디 비젼 2030으로 구체화 되는데, 요약하면 산유국이 아닌 선진 산업국가가 되길 소원하는 것입니다. 한국이 전쟁 폐허에서 현재와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면 오일 머니를 쥐고 있는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우선적인 부분이 바로 국방분야입니다.
실제 UAE와 한국의 군사적 협력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농밀합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osugosu74&logNo=221171236618&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UAE가 자국에 한국산 요격미사일 시험장을 건립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입니다. 물론 단독 보도였던 해당 기사는 엠바고 요청으로 바로 날아가 버렸지요.
아울러 2020년 전력화 예정이던 천궁 PIP의 실전전력화 시기가 2019년으로 앞당겨진 것도 UAE의 적극적인 요청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작 100억원 증액으로 양산 배치 기간이 1년이나 땅겨질 리 없습니다. 물량을 보장한 물주가 있어야 가능한 소리지요. 최대 물주 한국이 예산 100억원 증액한 수준이라면, 다른 물주는 얼마를 불렀을지 빤합니다.
아울러 천무가 어느 나라로 수출되었는지 우린 다 알지만, 말을 못 꺼내고 있지요. 수출 대상국은 그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천무에 MLRS와 ATACMS관계 격인 KTSSM까지 통합중입니다. 즉, 전술탄도탄까지 판매할 예정입니다.
거기에 우리나라 현궁이 실전경험을 한 것도 역시 중동입니다.
최근 KGGB가 수출된 배경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한 JDAM수출이 거부되었기 때문이고, 현궁이 수출된 배경 역시 재블린 수출이 거부되었기 때문입니다. 돈다발을 흔들어도 무기를 맘대로 구매할 수 없게 되며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울분이 가득 찬 상황입니다.
그러니 사우디 비젼 2030에 대놓고 우리가 구매하는 무기 구매비 50%는 국내산으로 하고 싶다, 라고 합니다. 현재는 2%라지요. 말 그대로 모든 무기를 전부 다 사다 쓰고, 유지운용까지 외국에서 도맡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자국내 방산기반을 마련하고자 애를 썼고, 그 대상은 나름 산업기술력도 있고, 덩치도 있으며, 같은 수니파 국가인 터키였습니다.
문젠 이 관계가 틀어졌다는데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속국쯤 되던 카타르에 쿠데타가 났습니다. 왕세자가 왕을 몰아내고, 정권을 탈취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왕을 보호하던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한 도전이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 다음 행보가 이란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가스전을 개발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알 자지라"를 만들어 중동 왕정국가들의 부패와 인권침해를 고발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왕정국가들의 정세를 꽤 흔들어놨고, 결정적으로 카타르가 시아파 이란과의 관계를 더더욱 강화시키자, 남은 수니파 왕정 7개 국가가 카타르를 호적에서 파버립니다.
즉, 왕따를 시켜 버린 셈인데, 이 상황에서 터키가 카타르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섭니다. 이러자 왕따 봉쇄망이 해소되어 버렸고, 여기에 열이 받은 미국이 터키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자, 그 위기를 카타르가 오일 머니로 상쇄해 버렸습니다.
이란-후티반군-카타르-터키 VS 사우디 아라비아-수니파 6국-미국
현재 형세는 이런 셈입니다. 이러니 터키를 파트너로 한 국방개혁도 물 건너간 상황입니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입장에선 터키를 대체할 수 있는 국가는 너무나 빤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무기를 팔되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는 정도로만 팔 것이고, 터키는 물 건너간 데다 알고 보니 남의 나라 기술 들여와 껍데기나 바꾸는 쭉정이였습니다. 실제 오만의 전차 데몬스트레이션에서 흑표가 알타이 대비 우수했다고 합니다. 알타이는 한 번 퍼졌다고 합니다. 여기에 UAE와 터키가 공동개발한 차륜장갑차가 신뢰성 문제로 엎어져 한화 디펜스의 차륜 장갑차가 대체재로 현지에 보내진 모양입니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는 최근 인도로 인해 알려진 K30 비호복합대공 장갑차를 테스트 하고 있습니다.
인도군 테스트로 인해 잘 알려졌지만, 비호 복합은 기대 이상의 신뢰성과 성능을 입증한 상황입니다. 만약 한국에 대해 사우디 아라비아가 UAE 비슷한 관계를 요구한다면 아마 그 결과는 자국의 방산산업을 뿌리부터 개혁시키는 작업에 우릴 파트너로 삼았다는 소리일 겁니다.
현재 전차, 보병전투차, 자주포, 장갑차, 자주방공포, 탄도탄, 탄도탄 요격체계등을 모두 패키지로 공급하고, 그에 대한 기술기반 이전과 생산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국가는 한국뿐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여타 서방국가들은 생산라인이 단종 되거나, 특히 대폭적인 군축으로 인해 지상무기체계 기반이 붕괴된 상황입니다.
이는 우리가 왜 유럽국가들에게 K-9자주포 체계를 성공적으로 판매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이외에도 사우디 아라비아 입장에서 한국은 꽤 신뢰가 가는 파트너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전쟁으로 인해 다급하던 KGGB물량을 급하게 밀어주었던 전례가 있고, 공급했던 탄약의 신뢰성과 물량 역시 모두 만족스러운 상황입니다. (특히 현궁은 재블린을 충분히 대체할만한 신뢰성과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전쟁을 대비한 국가로서 막대한 탄약과 소모성 부품을 상시 보관 중인 국가입니다. 해당 사유는 우리가 유럽이나 러시아보다 미국산 무기체계에 높은 점수를 주는 주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장 전시에 필요할 때 다급한 탄약과 물자를 공급해 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엄청나게 큰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린 그걸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증명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탄약을 먼저 공급해 주었거든요.
우리나라는 현재 오만에 흑표, K600장애물 전차를 선보이고 있고, UAE의 차륜장갑차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우릴 파트너로 삼는다면 중동 각국에 대한 우리의 무기 세일즈는 아주 스무스하게 흘러갈 겁니다. 어쩌면 흑표는 우리나라보다 중동 국가들에서 더 많은 수량이 굴러갈 지도 모릅니다.
인도 방산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만일 사우디를 잡는다면 인도에서의 성공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될 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선 국내에 별 기사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P.S
1> UAE의 경우는 자국 사막에 한국산 요격미사일 테스트장까지 세워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천궁 PIP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걸 넘어 L-SAM까지 입도선매한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도 아주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L-SAM은 4개 포대 구매예정인데, 어쩌면 마찬가지로 중동에서 더 많은 수량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L-SAM체계를 기반으로 KDDX 해상탄도탄 요격체계를 연구할 예정인데, 연구 개발예산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우리 말고도 물주가 있는 모양이지요...)
2> 천무의 경우 UAE가 이미 도입한 바 있고, KTSSM까지 세트로 가져가려고 체계 통합 중인데, 해당 체계에대해서 사우디 아라비아군도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우리 군에 대해 천무-2와 천무-3도 제안중인데, 아마 수출되지 싶습니다.)
3> 후티반군과의 전쟁에서 UAE는 한국군의 기계화보병전 교리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전에서의 문제해결책을 한국군에게서 찾고 있는 상황인데, 정작 한국군은 이러한 전훈교리를 이스라엘군에게서 전수 받았습니다. 아주 아이러니하지요. 원수같은 이스라엘군 교리를 한국을 거쳐 받아들인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