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얘기가 나와서 써봅니다. 뜬금없어 보이겠지만,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 끝까지 읽으셔야 이 인간이 왜 이런 소리하나 알 수 있을겁니다. )
과거 식민지 경험을 가졌던 한국이 19 세기도 아니고 21 세기에 무슨 식민지 개척이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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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0일, 한국의 대우 로지스틱스가 마다가스카르에서 130 만 ha ( 전라남도보다 약간 큰 면적 ) 라는 엄청난 넓이의 농토를 달랑 일자리 제공이라는 댓가만으로 99 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90 만 ha 는 아마존 같은 열대우림지역이라서 마다가스카르의 기존 농경지 250 만 ha 와는 별개라 할 수 있지만, 농업국가에서 나머지 40 만 ha -기존 농경지의 1/6 - 이 타국 기업에 넘어간다는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죠. 열대우림지역을 플랜테이션 농업을 위해 파괴한다는 점도 문제겠고요.
대우 로지스틱스에서는 대놓고 [ 토지 투자의 목적은 한국 식량 안보를 위해서이며, 아무 비용도 들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 ] 한다고 (플렌테이션 농업이란 얘기) 밝히는 통에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국민들의 저항을 받게 되었고, 폭동 발생. 군 부대의 발포로 100 여명이 사망. 군부의 항명. 정권 교체.
한국 기업때문에 마다가스카르 혁명 발생. 그 뒤처리를 프랑스가 했지만..
그나마 한국이 상대 국가를 안정시킨다는 명분을 걸고 이권 보호한답시고 폭동 진압을 돕거나 무력 시위하는 진짜 제국주의자 막장짓을 안 했지만, 한국이 힘이 있었다면 어땠을지 자신은 없습니다.
그 뒤로도 대우 로지스틱스는 사유지를 은밀하게 매입. 22 만 ha 확보.
당시 상황은 전세계 식량 가격 폭등으로 식량 안보 운운할 때였죠. ( 여기서 MB 욕 엄청 나올거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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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
그 옛날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확보를 그대로 쏙 빼닮았습니다.
영국의 동인도 회사, 일본의 동양척식주식회사등이 해외에서 이권을 획득하고 세금을 정부에 내면, 그 세금으로 국가가 군사력을 키워서 해외 이권 보호를 해주는 식으로 기업과 정부가 서로 협조하면서 (그들 입장에서) 선순환하는 (역시 그들 입장에서) 아름다운(?) 광경이죠.
해외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항공모함으로 무력시위를 할 필요가 있다고요 ?
그게 바로 과거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확보방법이었습니다. 무슨 총칼로 일일이 강제로 뺏는 식으로 한줄 아시나요 ? ( 물론 일부는 그랬지만요. )
심지어 일본도 한반도에서 (걔네들 기준으로는) 적절한 댓가를 주고 농지를 사들이고, 쌀을 수매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한국 기업이 21 세기에 상대가 1 인당 GDP 가 391 달라밖에 안 되는 최빈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했다는게 믿기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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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다가스카르는 어차피 제대로 활용 못 하는 땅을 한국 기업 (한국이 아님 !) 에게 빌려주고 일자리를 얻는다는 점에서 win-win 이라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이 논리는 과거 제국주의자들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일본애들이 한반도 식민지를 정당화하는데도 비슷하게 win-win 논리를 말하죠.
글 끝에 링크 읽어보시면 한국 기업이 사고 안 쳤어도 엉망인 국가였네. 사고 친게 혁명의 계기도 되고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네요. 일본이 미개한 조선을 개화시켰다란 핑계대는게 생각나는 대목.
한국에 비해 6 배나 넓은 면적인 마다가스카르에서 그 정도 농토 임대 좀 했다고 식민지 운운은 너무하다 ?
만약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 마다가스카르 농민들이 그 전보다 높은 수입을 올리기는 할테지만 농업 노동자로 전락하죠. 그 다음은 ? 농민들이 몫돈 받고 농경지를 팔고 농업 노동자로 일하는게 더 좋다는 생각으로 대우 로지스틱스에 땅을 팔겠죠. ( 농업이란게 부침이 심해서 미개발국가일수록 그리 안정적이지 못 함. )
그 땅들은 플랜테이션 농업 때문에 99 년 임대기간이 끝나도 다른 것을 하지도 못 하게 됩니다. 거의 영구적으로 식민지 경제 구조가 지배자의 입맛에 맞게 바뀌어서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완전히 잠식해 들어가는 방법이며, 이 과정은 지배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일어납니다.
지금도 많은 식민지들이 정치적으로는 독립했다지만, 경제적으로는 아직도 예속되어 있죠. 한국은 그런 면에서 매우 예외적인 국가입니다.
중국 (화교 포함) 이 아프리카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잠식해들어갔던 방법이고요. 역시나 현지인들의 폭동을 불러왔죠. 그럴 때 해외 이권 보호를 위해 군사력 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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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과거 수많은 침략을 당했고, 식민지 경험을 했던터라, 한국이 가해자 입장에 설 수 있는 막강한 국가라는 생긱하기 어렵죠. 아직도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면이 많고요.
제국주의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이 해외에 많은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어디선가 이권 분쟁이 생기면 항공모함이 있을 경우 군사력 시위를 할까요 ? 안 할까요 ?
부자가 천국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란 말이 있습니다. 힘이 있는 자가 그 힘을 바르게 쓰기는 정말 어려운겁니다.
군사력에 의한 개입이 좋은 결과 낳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타임머신 주제로 나오는 영화를 보면 과거를 고쳐서 현재를 바꿔보려는 시도를 하죠 ? 하나같이 생각지 못 했던 부작용으로 더 나쁜 결과만 나오더라는 식으로 진행되고요.
심지어 정말 아무런 이권 문제없이 그냥 순수한 인도적 이유만으로 미국이 군사적 개입했다가 더 나빠진게 소말리아죠.
정말로 정당한 투자라 해도 큰 차이없습니다. 미개발국가에 대한 투자는 필연적으로 혜택을 받는 자와 아닌자를 나누고 빈부격차를 만들거나 확대시키며 접촉 경로에 권력을 만들어냅니다. 정치적으로 완숙되지도 않은 국가라면 내부 갈등의 증폭에 의한 내전은 예고된 사태이기도 하죠.
스타트렉이라는 SF 시리즈를 보면 하위 문명에 대한 간섭은 절대 금지라는 대원칙까지 있습니다. 서구의 반성(?)이 반영된 셈이기도.. ( 그러면서도 아직 반성 덜 한 것 같다는 것은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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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식민지 경험도 했으니 그런 실수 안 할거다 ? 저 위의 사례는 그냥 일개 기업이 사고친거다 ?
과거 영국은 더러운 일은 기업들에게 다 맡기고, 영국 본토 사람들은 고상하게 식민지에서 나오는 수입을 즐기면서 살았죠.
일본은 민간 업자들이 그런 것이지 정부 차원에서 하지는 않았다는 변명을 지금도 하고 있고요.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고, 갈굼 당했던 사람이 졸병을 더 잘 갈군다는 말이 있죠. 어릴때 학대 받은 자가 자식을 학대할 확률이 높고요. ( 그 대물림을 끊기 위해 아동학대에 엄격하죠. )
중국도 과거 서구에 의해 식민 지배 당해봤으면서도, 현재의 투박한 힘자랑질하는 것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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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식민지 지배 경험도 없습니다. 어떤 개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경험해본바가 없죠. 멀었습니다.
민족자결주의에 자극받아 3.1 운동을 했던 한민족의 기업이 어째 저런 병크를 저질렀는지.. 더 나쁜 것은 이에 대한 성찰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고 누가 기억이라도 하고 있을지 의문인 판이죠.
위 얘기들이 그냥 한 때 해프닝이고 우리와 상관없는 일 같은가요 ?
한반도 통일되면 ? 북한에 진출할 기업 (돈 좀 있는 개인도 포함) 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할까요 ?
동족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될지 모를 일입니다.
( 지금은 좀 덜 하다지만, 동독인들이 서독인들에게 느꼈던 감정이기도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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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섬나라 (세계에서 4 번째로 큰 섬) 이지만, 인종적으로는 한국과도 가깝고, 동남아시아계열이며 쌀을 주식으로 하는 특이한 국가라서 제대로 접근했다면 정말로 win-win 이 될 수도 있었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