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크라이나전에서 T-62가 끌려나오자 다들 농담삼아 “이러다 T-55도 나오겠네?” 했는데, 그 말이 진짜 현실이 됐다(…)
러시아의 비영리 OSINT그룹중 하나인 CIT(Conflict Intelligence Team)은 오늘자로 극동의 아르세니예프에 있는 전차 정비/보관창에서 열차에 실려 나오는 T-55전차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T-62가 나올 때만 해도 “설마설마 했는데”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정말 T-55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T-55의 등장이 뉴스가 되는 이유는 러시아에서도 사실상 퇴역했음은 물론이고 비축차량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3년 시점에서 가동 상태를 유지하는 예비차량으로 100대, 보관차량으로 500대 미만이 있으리라고 추정됐으나 이 중 실제 가동차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고 특히 보관차량은 2020년대 시점에 대부분 해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에 T-55가 나오면서 소수라도 아직 운용 가능한 T-55가 있음이 드러난 셈인데, 특히 놀라운 것은 T-55만이 아니라 T-54계열도 발견됐다는 것. 심지어 사진중 한 대는 주포에 배연기도 없는 초기형(1951년형)이어서 더욱 놀라웠다.
T-54/55가 발견된 곳이 러시아 영토 중 아주 동쪽이라는 점이 이 전차들이 아직도 살아남은 이유를 설명할수도 있다. 구 소련 시대에 중-소 국경 및 극동지역은 구형 전차들의 종착역이었다. IS-2나 IS-3, T-10등의 구형 전차들이 1980년대까지도 이 지역에 하다못해 고정 포대로라도 쓰려고 이동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T-54/55전차들이 발견된 것도 이런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북한이나 중국의 지원이다. 특히 북한은 여전히 상당수의 T-54/55계열 전차들을 운용중이고, 관련 부품의 국산화도 꽤 이뤄진 모양이다. 탄약 재고도 있을테니, 러시아의 T-54/55 계열을 부활시키는데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러시아가 T-54/55를 등장시킬지도 모른다는 농담이 현실이 되었다. 전력으로서의 가치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바뀌겠지만, 뭐가 어쨌든 6.25 전쟁중에 생산된 전차까지(1951년형 T-54도 있으니…) 꺼내서 투입한다는 사실은 자칭 세계 2위의 군사강국 입장에서는 만만찮은 망신인 것은 사실이다.
작성일 : 23-03-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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