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가 별종
투르크족은 원래 중근동지역 원주민이 아닙니다.
11세기 무렵부터 알음알음 이주해, 토착왕조의 용병으로서 고용된 민족입니다. 선지자 무함마드와 동족이란 자부심을 가진 아랍인들 시각에서 보자면 [근본도 없는 머슴출신]입니다. 그런데 굴러온 돌이 옛 이슬람 제국의 영역 대부분을 여러왕조에 걸쳐 몇번이고 차지했죠. 어떤 식으로든 곱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중근동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족인 아랍인이나 이란인에게 있어서도 별종이지만, 한때 소아시아 해안지대 일대와 흑해연안에 퍼져있던 그리스인들에게도 별종이긴 매한가집니다. 어느 날 들어와선 남의 땅에 터잡고 살면서 행패를 부렸으니까요.
2> 역사적 악연
문젠 셀주크 투르크까진 그럭저럭 기존의 질서에 순응(복종)하던 투르크인들이 오스만 투르크부턴 깽판을 쳤다는데 있습니다. 온천지 사방을 정복하는데, 기존 이슬람 왕조들보단 훨씬 더 과격한 방법으로 정복사업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키면서 유럽과는 질긴 악연을 이어가게 되죠.
발칸반도의 민족적 문제 거의 대부분이 이 오스만 투르크에게 근본원인이 있을 정도로 발칸반도 전역에 깽판을 쳤고, 당연하지만, 시리아와 아르메니아등지에서 깽판을 쳐놨습니다. 유럽과 중근동 일대 전역에 거하게 깽판을 쳤고, 흔히들 레반트(동지중해 연안)과 중근동의 문제가 서구가 싸지른 똥때문이라 여기시는 분이 많은데, 기여 지분만 보면 사실은 오스만 투르크가 싸지른 똥이 훨씬 더 큽니다...-_-
지배-피지배 민족을 이용한 식민지배는 오스만 투르크가 서구제국주의보다도 수백년 앞선 분야이며, 당연히 이로 인한 반목과 갈등을 통해 수백년간 제국을 경영한 오스만 투르크에게 원죄가 없다면 그게 이상하겠죠.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피지배 민족을 민족단위로 학살한 최초의 제국이 오스만 투르크 제국입니다. (오스만 투르크의 눈치를 보며 수많은 피지배 민족이 서로서로를 학살하고, 견제해왔죠.)
이 때문에 중근동은 물론 유럽의 수많은 약소민족이 투르크족하곤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아니, 역사적이든 뭐든 터키하고 민족적 악연 없는 나라는 주변국 중에 단 하나도 없습니다. 다들 한번씩은 투르크족한테 인종말살 당해본 적 있고, 세금수탈 당해본 적 있고, 강제 개종 당해 본 적 있으며, 민족의 고토를 빼앗긴 민족도 있습니다.(쿠르드족, 세르비아는 민족의 발원지를 빼았겼고, 아시리아, 아르메니아는 민족말상을 당해봤으며, 레바논, 시리아인은 이이제이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개막장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일본이 주변에 역사적 악연 안 가진 나라가 없는 나라지만, 오스만 투르크는 그 수준이 더합니다.
3> 친구가 없다...
원래 자기 땅이 아닌 곳에 이주하여, 타민족을 멸살시키거나 2등민족으로 부용하면서 소아시아 영역을 중심으로 정주한 민족이기 때문에 적이 많습니다.(그것도 그나름대로 민족의식이 생성된 근세의 태동기에 정복사업을 통해 건설된 제국이기 때문에 더더욱)
아랍인들은 원래 싫어하고, 레반트인(시리아, 레바논, 요르단)들도 싫어하며, 세르비아, 그리스인들은 철천지 원수고, 루마니아, 헝가리, 모라비아인들 역시 두말하면 입 아프고, 러시아랑도 전통적으로 사이가 안 좋습니다. 타타르인들을 부추겨 수백년간 러시아를 견제해온 것이 터키라 말이죠.(심지어는 폴란드도 감정이 안 좋습니다. 폴란드-리투아니아랑 백수십년간 투닥거렸으니까.)
그리고 오스만 투르크 전성기부터 근세까지도 끊임없이 전쟁을 해온 이란인들은 전통의 라이벌이고, 이집트인들 역시 별로 감정이 안 좋습니다. 심지어는 아프리카 수단이랑도 사이가 안 좋아요... 그래서 어느 편이라도 들어보려고 유럽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근본적으론 패권주의적 국가이다.
제국은 망했지만, 여전히 패권주의적 성향이 남아 있습니다.
제국이 망조가 들때조차도, 망한 이후에도 꾸준히 국가의 영역을 보존하기 위해 국토에 클레임을 가진 독립가능성 있는 민족을 말살해왔습니다. 애시당초 보유한 국토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옛부터 터잡은 민족들 중에서도 독립할 역량이 있는 소수민족들을 철저히 억압하고 말살했습니다.
지 버릇 개 못 준다고, IS를 편든 이유도, 이미 이라크 북부를 거의 다 손아귀에 쥔 이라크 쿠르드족은 물론이고, 시리아 쿠르드족 역시 독립하여 자기네 땅덩이를 떼다가 독립할 가망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IS를 지원해 왔습니다.(특히 국경일대의 투르크인 세력을 키워 부용세력으로서 실질적으로 북시리아 국토의 알짜베기를 떼먹으려던 고려도 보입니다.)
그렇게 북부시리아 쿠르드족을 말리고, 시리아의 잔존 세력을 말려버리고 시리아 북부를 IS를 통해 정리해 집어먹을 무렵에 러시아가 개입했죠. 사실 러시아 전투기 격추건도 배후의 NATO가 러시아와 사이가 나쁘니, 이 힘을 빌어 시리아 일대에서의 이권과 국토를 쟁취해보자는 기민한 잔머리의 발로로 보입니다.
(문젠 NATO의 실질적 알파요 오메가인 미국이 중근동 일대에 관심 끊은지 오래라는 것)
5> 앞으로 어떻게 될 거 같은가?
첫번째, 미국은 그대로 쌩 깔 겁니다. 이미 미국은 2018~2022년 이내에 에너지 자립국이 됩니다. 중동 석유따위 없어도 얼마든 전세계 유가를 자기네 셰일 오일로 조정가능한 이상 목메고 덤빌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이 사활을 걸고 띄어든 새로운 패권경쟁지는 중동이 아니라, 서태평양 일대입니다. 즉, 미국이 진짜로 세력을 구축하고 패권전쟁을 벌일 시기는 당연하지만 4~5년이내의 동아시아(동북, 동남 아시아 전부 포함) 지역입니다.
두번째, 쿠르드인들의 사실상의 독립국가는 이미 만들어졌음. 터키인들이 아무리 안달하든 말든 터키의 레반트 일대에 대한 영향력은 감쇠할 수 밖에 없음.
세번째, 러시아의 접근이 가능했던건 미국이 이 지역에서 관심을 떼었기 때문. 힘의 공백으로 자연스레 이 지역에 이해를 가진 지역강국이 개입한 셈인데, 그 만큼 이 지역의 지정학적 가치가 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심지어 유럽의 관심은 이권이 아니라, 이 지역 혼란에 따른 난민의 유입을 막는데 있을 정도)
때문에 미국을 위시한 NATO는 러시아의 개입을 방치하고, 그들이 이 지역 일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오히려 기꺼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붕괴한 아사드 정권의 비민주적 통제라 할지라도 감수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