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트 덕트기에 꽂힌 모 회원님께서 허구헌날 올리시는데, 과연 얼마나 현실성 있는 것인지 F-35B 의 수직 이착륙을 위한 리프트팬을 통해 살펴봅니다.
엔진의 추력편향노즐을 통한 추력 (양력) : 18,000 파운드 ( 8.1647 톤 )
엔진의 압축팬축에서 얻어낸 29,000 마력을 전달받은 동체 앞쪽 리프트팬에 의한 추력 (양력) : 20,000 파운드 ( 9.0718 톤 )
엔진의 압축팬에서 나오는 공기를 양날개쪽 분사구로 보낸 것에 의한 추력 (양력) : 좌/우 각각 1,950 파운드 ( 0.8845 톤 ) 씩
추력 (양력) 총합계는 41,900 파운드 ( 19.0055 톤 ) 에 달하지만, 내부연료만 채운 기체 무게 21 톤 가량에도 미치지 못 하기 때문에 수직 이륙 능력은 없는 것으로 간주되고요.
F-35B 의 리프트팬은 동축 반전 헬리콥터의 로터를 1/10 이하로 축소한 형태에 가깝습니다. 프롭팬 엔진처럼 서로 역방향으로 회전하는 팬이 달린 형태죠.
다만 프롭팬의 팬과 달리 팬의 겉이 둘러싸여 있으므로 덕티드팬의 특성 또한 갖고 있고요.
덕티드팬의 최고봉은 F-35B 의 리프트팬이라 봐도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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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덕티드팬을 항공기에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말처럼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이미 만들어져있다고 봐야 할 모양입니다.
BMW 의 오토바이 S1000RR 의 엔진 (193~212 마력 수랭 4스트로크 DOHC 직렬 4기통) 을 사용해서 덕티드팬을 돌려서 나오는 힘으로 날아다니는 2 인승 경량 스포츠비행기가 있거든요.
카본섬유로 동체를 만들어서 공허중량이 322 kg 밖에 안 됩니다. 연료 다 채우고 두 사람이 타도 0.6 톤도 안 되겠네요.
F-35B 의 리프트팬과 비슷한 것을 UL-39 ALBI 동체 안에 수평 방향으로 넣었기 때문에 외형만 보면 프로펠러 같은 것은 없고 제트엔진을 넣은 것처럼 보이죠.
200 마력 정도로 0.6 톤을 날릴 수 있는 것은 기체 무게에 비해 엄청나게 큰 날개로 양력을 얻기 때문이고,
틸트 덕트기등에서 이 정도의 효율 (마력당 3 kg) 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틸트 덕트로 유인기 만든다는 소리가 안 나오는 이유입니다. 소형 무인기나 초경량 비행기에서나 가능한 얘기니까요.
날개의 도움없이 양력을 덕티드팬만으로 얻는다면 F-35B 처럼 29000 마력으로 9 톤 (마력당 0.31 kg) 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 정도가 한계일 것입니다.
K-2 흑표의 엔진 출력이 1500 마력 (1119 kW) 인데, 이걸로도 466 kg 밖에 감당 못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2차대전때 프로펠러 전투기 P-51 머스탱이 1490 마력엔진으로 5488 kg 커버. 마력당 3.68 kg
아파치 헬기가 마력당 2,616 kg
이 정도가 얻어집니다. 덕티드팬의 최고봉이라 할 F-35B 의 리프트팬을 까마득히 넘어서는 효율이죠.
오스프리(V-22) 가 수직이륙할 경우 마력당 1.75 kg
단거리이륙의 경우 마력당 2.03 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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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보면 SF 영화에 나오는 양 날개 가운데 각각 덕티드팬 넣은 전투기들이 종횡무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위에 말한 추력 (양력) 은 어디까지나 지표면에서나 얻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추력(양력) 은 날개면적과 비례하고 공기밀도와 비례하며 속도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팬의 경우 팬의 테두리 부분의 회전 속도 한계가 있습니다.
F-35B 의 리프트팬이나 헬리콥터 로터 끝, 프로펠러 전투기의 프로펠러 끝은 거의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죠.
헬리콥터 로터의 경우는 소형 헬기라도 초당 10 회전 ( 600 RPM ) 이면 벌써 그 끝은 음속입니다.
날개의 안 쪽은 한참 느린데 끝 쪽은 음속 ? 설계/제어하기 골치아픈 것은 둘째치고 효율도 팍팍 떨어집니다. 심지어 실속까지 일어남.
따라서 팬이든 프로펠러든 어떤 종류든 결국 추력(양력)이 공기밀도와 비례한다는 얘기고요.
해발 5400 미터만 올라가도 공기밀도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추력(양력) 이 절반이 된다는 얘기.
꼬꼬마 대공미사일을 피하려 해도 이 정도는 올라가야 하고, 2 차대전때 쓰던 대공포 포탄도 이 정도 고도는 쉽게 도달했습니다.
일반적인 항공기는 엔진이 동작할 수만 있다면 속도를 높여서 날개에 의한 양력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도를 높일 수 있지만,
헬리콥터등 로터/팬으로 양력을 얻는 경우 공기밀도의 제약을 100 % 받기 때문에 최대 상승 고도 한계가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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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에 나오는 스콜피언 건십도 중력이 약하고 공기밀도가 높은 행성이라서 실용적이라는 전제가 깔려있죠.
틸트 덕트기가 나름 장점이 많아보이는데도 실제로 나오는 물건이 없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조만간 민간용으로 경량 유인 틸트 덕트기가 나올 수도 있어 보이긴 한데,
실제로 나온다면 그 때 가서 조심스럽게 군용으로도 가능할까 생각해볼만 하죠.
군용 유인기는 민간용 경량기에 비해 훨씬 무게가 나갈 것이고,
무장을 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정찰기 수준으로는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용도면 그냥 무인기만 쓰고 말 일이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