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에서는 평시/준평시를 위한 드론 요격 드론에 대해 거론했는데요.
전시에는 이것으로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간 드론에서 초강세인 모 국가와 물량전이 벌어진다면 ?
( 설마 북한 상대로 드론 요격을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 )
위에 나온 그림은 AC-130 수송기에 대포와 기관포를 단 건쉽입니다.
25 mm 와 40 mm 기관포를 달고 있고, 비록 저반동포이긴 하지만 무려 105 mm 대포를 싣고 있습니다. 전부 측면. ( 90 도 방향 측면만 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포구 방향 일정 범위내 자유자재 )
위 그림은 지상 목표물 공격의 경우인데, 저속 드론 역시 속도가 빠른 고정익기 입장에서 보면 지상 목표물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저속 드론을 잡을 때는 주위를 선회하면서 집중 난사해서 화망을 만들고, 고속 드론은 옆에서 따라다니면서 난사해주면 되죠.
수송기이니 전투기/헬기/대공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탄약 탑재도 가능하고요.
수송기 베이스 기체로 따라잡을 수 없는 드론이라면, 미사일 쓰는 것도 아깝지 않을 고가일테니 그냥 전투기가 미사일 쏘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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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mm 개틀링포를 달고 있는 A-10 과 같은 공격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을텐데요.
A-10 의 경우는 기체의 진행 방향만 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지상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적들에게 눈먼 탄환 뿌리는 용도.
기갑차량 정도 대형 표적이 아니라면 정확성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거리도 기관포이니 그리 길지도 않고요. 비호가 양반으로 보일 정도.
지면쪽으로 기수 내리고 한번 쏘고 나서 다시 기수 올려서 선회한 후 되돌아와서 다시 반복.
비슷한 이유로 KA-1 같은 프로펠러 공격기도 그리 적당하지 않습니다.
저속 드론 대응으로 저속이고 선회 반경 작아서 기총으로 공격하는 것은 A-10 보다 나을 수 있지만,
역시 기체 진행 방향만 쏠 수 있는 12.7mm 기총 정도로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 합니다.
완전히 2차 대전때 전투기처럼 활동해야 하는데, 그 당시 엄청난 숙련 파일럿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기끼리 독파이팅에서 탑재한 총탄 다 쓰고도 적기 1 대도 흠집 내지 못 하는 일도 많았고요.
당시 전투기보다 훨씬 작은 드론들을 격추하기를 바라긴 어렵죠. 물론 현대의 사격통제장치가 당시에 비해 대폭 발전했다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드론 킬러가 나오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헬기도 전방향 자유자재로 쏠 수 있다는 잠재력만 클 뿐, 진동이 심한 것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져서 작은 드론들을 격추하기는 애초에 무리.
아파치라 해도 별 차이없을겁니다. 오죽하면 미군이 적군 1 명 사살하기 위해 헬파이어 미사일도 마구 썼겠습니까 ? 물론 사거리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역시 핀포인트 공격은 아파치라 해도 무리이며, 드론 격추는 핀포인트 또는 화망이 답이죠.
화망 형성하는 것도 드론의 크기만큼이나 촘촘한 화망이라야 하고요.
드론은 사람보다 피탄면적이 더 작습니다. 동체 굵기 얼마 안 되죠. 거식증 걸린 사람 허리보다 훨씬 날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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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EAD 탄이라 불리는 시한신관 장착 탄을 쓰려면 포를 새로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포탄 1 발 쏠 때마다 각기 다른 지연 시간을 세팅해주는 [신관장입 장치] 는 무선으로 신관에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기 때문에 포신의 겉에 데이터 송신기를 달아주기만 해도 됩니다. 데이타 송신기와 AHEAD 탄이 만들어진다면 비호에도 얼마든지 달 수 있죠.
A-10 동체의 축과 같은 선상에 단 30 mm 개틀링포의 반동이 제트엔진의 추력을 상쇄해버릴 정도로 강력하다죠.
제트엔진이 내는 추력과 포의 반동의 방향이 어긋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기체를 안정시킬 수 있고요.
따라서 저속드론을 상대하기에 필수인 측면 포 발사를 하려면 수송기 수준의 대형 기체가 필요합니다.
물론 기존 보유한 수송기를 건쉽으로 바꾸기는 어려울겁니다. 포 발사 반동을 상쇄할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수송기 제조업체에 부탁하는 것은 건쉽 개발비 수준 비용을 요구할테니까요.
다행히 KAI 에서 수송기 개발 계획이 있고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도 스스로 만들 것이기에 건쉽을 만드는 것도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KAI 도 이미 건쉽도 고려하고 있는 듯하고요.
물론 제공권을 잡지 못 하면 건쉽 운용도 어렵겠지만, 애초에 아군 지역에서 건쉽 운용도 못 할 수준이라면 드론 요격이 문제가 아닐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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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EAD 탄이 시한신관에 의해 동작한다는 말은 표적에 맞지 않을 경우, 아군 피해를 막기 위한 자폭 기능이 기본으로 달려있다는 말도 됩니다.
드론 군단을 잡기 위해 난사하면 사방에서 비오듯이 파편들이 떨어질테지만, 장갑차에 들어가 있거나 적어도 철모만 쓰고 있어도 그 정도로는 심한 부상 당하지 않겠고, 그 상황에서 눈먼 파편 맞고 부상 당하는 군인이라면 자질이 의심될 수준.
40 mm ( 어쩌면 35 mm ) 기관포라서 근접신관을 쓰는 경우에도 근접신관에는 자폭을 위해서라도 시한신관 역시 달려 있습니다.
시한 신관이 불발되면 지상에 멀쩡히 도달할 탄두도 문제이긴 하고, 근접 신관 달린 것이라면 지상에서 폭발할 것이니 더 골치이긴 하지만, 전쟁중에 그 정도는 감수해야겠죠.
적의 드론이 설치는 곳에 민간인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있다 해도 공습 경보가 있을테니 건물 내부에서 창문 피해 몸을 숨기고 있으면 파편 때문에 다칠 일은 없을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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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드론이 대활약을 한다지만,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나 그 수준이니까 드론이 게릴라식 활동할 수 있는 것이고, 한국군의 지금 전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숫자 정도 드론도 처리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북한이 비행금지구역 통과 즉시 도심/민가 지역 이런 경로로 고도 3 km 로 오는 통에 비호는 애초에 쏠 기회도 없고, 전투기는 너무 빨라서 드론 잡기 힘들고, 헬기는 진동 때문에 조그만 드론 잡을 수 없고.. 이런 고민은 민간 인명 피해를 염려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전시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량의 십자 포화로 화망 형성하면 드론 ? 무사할리 없습니다.
헬기가 100 발을 쏘고도 북한 무인기 드론 격추 못 했다 하지만, 그건 경고사격으로 보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경고사격. 민간인 피해 때문에 격추도 못 하는 상황 즉 애초에 조준 사격 같은 것은 하지도 못 했다는 얘기입니다. 쏴도 민간인 탈 없을 방향에 경고사격한거죠.
무인기라 해도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해야 한다는 희한한 교리는 대체 왜 고수하는건지..
어쨌든 비호가 시험 발사에서 300 발 쏴서 드론 수준 크기 표적기 격추했다 문제 많다는 말도 있더군요.
수백/수천발 쏴서 드론 하나 겨우 격추한다 해도 그런게 전쟁인겁니다.
전쟁중 총탄 소비랑과 사상자 수를 비교해보니 1 인당 만 발 단위 넘게 썼다나요. ( 실제 얼마인지는 기억 안 남 )
원샷 원킬은 영화에나 나오는겁니다.
아직까지 건쉽을 드론 킬러로 쓴다는 말이 없는 것도 대규모 드론 전쟁이 일어난 적 없기 때문인거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미군은 AC-130 을 잘 써먹을거 같네요.
드론 요격 드론이 발전해서 드론끼리 마치 2차대전때처럼 독파이팅할 시기도 조만간 올 것 같은데요. 공격용 드론을 호위해주는 호위용 드론도 탄생 ?
2차 대전때는 폭격기가 방어용 기관포를 주렁 주렁 달고도 전투기들에게 당하는 일이 많았다지만, 지금은 사격 통제 장치 수준이 훨씬 높아졌고, 대규모 드론 전쟁 시기라면 AI 도 접목되서 드론 킬러 건쉽도 상당한 수준의 자기 방어를 할 수 있을겁니다.
또한 대형 기체이니만큼 이지스함에 골키퍼가 실리듯이 적의 미사일을 근접방어하게 될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아직 있지도 않은 것을 거론하보니 글이 어째 SF 스럽게 되어버렸는데요.
이 글은 모 국가와 대규모 드론 전쟁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한 드론 킬러를 준비하자는 글이고, 위에 말한 것중에 비현실적 기술이 들어갈 것은 없습니다. 또한 내일 당장 일어날 일도 아니고요. 비용이 크게 드는 것도 아니니 수송기 개발하는 김에 건쉽도 만들어두자라는 정도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