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스스로 사업 참여를 포기하고, 탈퇴한다는 얘기를 한 적은 없습니다.(그리고 이미 KFX사업에 낸 돈도 약 2000억원에 달합니다. 1조7천억원보다는 약소하지만, 그래도 2000억원이 그냥 포기해도 타격없는 푼돈이 아니죠.)
적어도 KFX사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결국 몇 년안에 시제기 6대가 제작될 것이고,
이 중 인도네시아용 IFX 시제기 1대를 가져가서, 인도네시아 국기 그려놓고, 연일 비행시키며,
인도네시아 국산 전투기 개발 성공이라고 크게 기사를 내고, 홍보를 해야 될 것인데,
그 때 가서도 인도네시아가 돈을 안 주면, 당연히 그 짓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동남아 정도의 개발도상국(경제/정치 수준이 떨어지는)에서 자국 국기를 그려넣은 국산 전투기(인도네시아가 도입을 고려한다는 F-16V나 SU-35따위보다 훨씬 진일보한 형태의 최첨단 스텔시한 외형의 차세대 전투기)를 연일 하늘에 띄우고, 자국 국민들에게 국산 전투기 개발 성공과 동남아 선진 국가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정말 완전히 포기하려고 할까요?
지금은 아직 드러나는 성과물 자체는 없어서 별일이 없지만, 실제로 KFX시제기가 비행하는 시기가 왔을 때,
계약한 돈을 안줘서 인도네시아에 배정된 IFX시제기를 제작하고도, 인수 못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 때는 인도네시아 내부로부터도 정치적으로 공격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KFX/IFX시제기까지 나와서 성공을 눈 앞에 둔 상태에서, 스스로 사업에 참여하고도 돈이 없어서, 마땅히 가져와야 될 IFX시제기를 국내로 못 가져오고, 국산 전투기 개발 성공의 기회를 날려먹었다는 비난을 받겠죠.
(만약 인도네시아가 사업 참여를 포기하려고 했다면 벌써 포기했어야 합니다. KFX 시제기 비행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때가서 갑자기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인도네시아가 돈은 없지만 IFX시제기 1대 가져가서 인도네시아 국기 그려놓고, 인도네시아 상공을 누비게 하고,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싶은 생각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그 때까지 한국은 KFX를 잘 순항시키면 됩니다. 인도네시아가 지금 시점에서 돈을 주냐 안주냐에 KFX 운명이 달린 것처럼 설레발 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국 공군의 명운이 달린 KFX사업의 목숨줄을 왜 굳이 인도네시아 의회의 예산 심의 결과에다가 달아놓습니까?
우리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우리가 KFX사업을 끌고가면, 인도네시아는 위에 말한 시제기 제작 시점에서 다시 고민하고, 결국 돈을 내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