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육군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박힌 RPG-7 탄두
2. 폴란드군 Rosomak 장갑차에 박힌 RPG-7 탄두
3. 어떤 장갑차에 박힌 RPG 탄두
4. 슬랫아머에 RPG를 맞은 우크라이나군 BTR-4 장갑차
슬랫아머 또는 철망형 장갑은 경장갑 차량에게 위협적인 대전차화기들을 막기 위해 고안된 외부 장갑 구조물로, 생김새에 맞게 닭장이라는 별명이 있음
그 빈약한 외관 덕에 많은 오해를 사는 구조물이기도 한데, 가장 대표적인 오해가 슬랫아머에 RPG-7이 착탄할 경우 슬랫아머가 주장갑 대신 터져서 차량을 방호한다라는 것임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는데, 탄두가 어떻게 슬랫아머와 맞닿느냐에 따라서 신관이 작동될 수도, 안될 수도 있기 때문임
슬랫아머의 기본적인 작동방식은 탄두보다 작은 직경으로 만들어져서 탄두가 슬랫아머와 만났을 때 탄두를 찌그러뜨림으로써 신관의 신호가 기폭장치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것임
만약 슬랫아머가 탄두를 성공적으로 망가뜨려서 신호가 도달하지 못한다면 탄두는 비활성화된 상태로 그대로 주장갑에 박히거나 튕겨져 나가게 되는 것이고(1, 2, 3번째 사진), 탄두를 우그러뜨리는데 있어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하면 탄두가 불완전하게나마 활성화되어 착탄과 동시에 폭발을 일으키게 됨(4번째 사진)
때문에 간혹가다 슬랫아머를 장착하고도 RPG에 무력화되는 장갑차들이 나오기도 함
특히, 탄두와 슬랫아머의 착탄각이 90도에 가까운 경우 슬랫아머가 방호하지 못할 확률은 더 높아지게 됨
또한, 당연히 탄두의 탄속이 높은 경우(전차포에서 발사되는 HEAT탄 등)에도 슬랫아머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함
이처럼 방호 실패할 확률이 꽤 있기 때문에 슬랫아머는 사람에 따라서 무용지물이라고 여겨지기도 하나, 슬랫아머의 가장 큰 장점은 싸고 가볍고 교체가 쉽다는 것임
사실 전차포에서 발사되는 HEAT 계열 탄들은 슬랫아머로 막는걸 기대하는게 양심이 터진거고, 게릴라전에서 경장갑 차량들이 상대하는 가장 큰 위협은 보병이 든 일회용 대전차화기이며, 이 대전차화기들은 정말 말도 안되게 저렴함
그렇다고 이 대전차화기들을 확실한 방호를 보장하는 반응장갑으로 막자니 반응장갑은 비싸고 무겁기 때문에 수지가 안맞음
RPG-7 한 발당 ERA 블록 하나 날아가는데 그걸 로소막 같은 장갑차에 덕지덕지 붙이고 다닌다? 미군이 아닌 이상 그건 감당 못함 장갑차 차체가 제대로 버틸지도 의문이고
반면 슬랫아머는 반응장갑과 비교해서 확실한 방호는 보장하지 못할 망정 싸고 가볍기 때문에 비교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음
이러한 배경에서 슬랫아머는 현재 기갑차량들의 국밥으로 자리잡았고, 국군 또한 해외파병 K200에 슬랫아머를 장착하거나 K808의 추가 사양으로 슬랫아머를 넣는 등, 슬랫아머 사용을 제한적이나마 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