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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19 17:07
[잡담] 군대이야기) 요즘 사병들 월급을 보면..
 글쓴이 : NightEast
조회 : 2,199  

아직 멀었다! 우리나라 군대, 문화, 인식 더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철썩같이 하고 있지만

저의 군대시절을 생각하면 부럽다는 생각도 드는건 어쩔수 없고
그만큼 세월이 많이 지나갔구나 라는 슬픈 생각도 드네요 ㅠㅠ

전 카투사 나왔습니다
용산은 아니고 원주 작은 캠프였는데
병원에서 근무했죠
나름 배운애들이라 그런지 군생활 참 알차고 인생에 도움되게 했습니다

그래도 돈이 없는건 정말 힘들었죠.. 집안사정도 안좋았구요
서울이 집인데, 월급이란게 주말에 집에 왔다갔다할 차비도 안됬죠

그런 와중에 IMF가 터지고
사병들 월급이 반토막나더군요
3달에 한번 주는 보너스달도 사라지고
연초비 부식비? 같은 이런저런 몇처넌짜리 돈들도 싹 끊겼습니다
치약 비누같은 소모품 보급도 줄어들구요 (한국군 보급)
다행이 미군쪽 보급은 계속 나오니 다행이었지만..

imf 터질 당시 이등병이었는데 월급이 6천원 나왔어요.. 97년에요;;
1달라에 1200원 정도 환율이었는데 600원때로 떨어졌습니다

제가 있던 캠프는 작아서 한국군 PX가 진출해있지 않아요
그래서 밤중에 너무너무 갈증이나고 시원한 탄산음료라도 하나 마시려면
부대내 미군px나 자판기를 써야했습니다

하루는 너무 갈증이나고 단게 먹고싶어서 밤중에 자판기 앞에 섰는데
제 월급은.. 닥터페퍼 4캔밖에 못사는 수준이었던 겁니다

진짜 어디서 읽었던 노예들의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하루하루 일질한다 영어잘한다 머리좋다는 칭찬만 들으면서 즐겁게 순진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그 순간 이후로 이 사회가 왜 이렇게 돌아가는건가? 왜 이런 상황을 겪어야하는가? 왜 이걸 모두가 당연하단듯 하고 있는건가? 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죠

요즘도 닥터페퍼는 자주 마십니다만.. 캔을 볼떄마다 그 순간이 떠오르는건 잊지 못합니다

20만원 가량 하는 요즘 사병들 월급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그 때 마다 자판기 앞에서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추호도 요즘 애들한테, 요즘 군인들한테
'니들말야 나때는 어땠는줄 알어~? 그걸 고생이라고 말하는거냐~!?' 라는 식으로 절대 말을 못하겠습니다..

더 개선되고 더 나아져야 합니다
하루빨리 우리의 군대와 병사들의 대우가
대한민국의 국제적 랭킹 수준에 어울리게 나아졌으면 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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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당자강 16-07-19 17:17
   
군대 자판기 이야기 나온김에..... 사정상 군대를 늦게 갔음. 입대할때 따라온 친구들이 500원짜리를 한묶음 바꾸서 쥐어 주는거임. 왜 500원짜리를 이렇게나 많이 주냐고 물어보니 훈련소에 들어가면 안다. 들키지 않게 잘 보관하라고 하는거임. 훈련병 시절에 PX도 못가고 사제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커피 자판기 밖에 없는 거임. 처음엔 눈치 보느라 자판기 근처에도 못가다 이주일만에 처음 자판기 커피를 먹는순간..... 천국의 맛이 따로 없었음. 그런데 500원짜리 많이 가지고 있다는걸 안 다른 훈련병들이 바꿔달라고 부탁을 해서 실재로 내가 쓴건 서너개 밖에 안되고 다 바꿔주거나 그냥 나눠 주었음. 천국의 맛을 더 보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훈련병 전우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만 봐도 좋았음. 그땐 참 순수 했는데......
     
NightEast 16-07-19 17:18
   
아 저도 논산에서 먹는거 관련해서 머 하나 저지른일 있는데 차마 말씀 못드리겠음 너무 비참해서 ㅠㅠ
          
남아당자강 16-07-19 17:20
   
화장실에서 초코파이 먹는거 아닙니까???? 그정도는 다들 경험이 있을건데요.
               
NightEast 16-07-19 17:23
   
운송 잘못되서 박살난 초코파이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져있는데
그거 남들 안볼때 쓰레기통에서 꺼내서 와구와구 입속에 막 쳐넣었어요
마실것도 없어서 컥컥 막히면서도 ㅠㅠ
아 이거 진짜 무슨 재난영화에나 나오는 듯한 장면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아당자강 16-07-19 17:28
   
단걸 좋아하지 않아서 사회에 있을땐 초코파이 쳐다도 안봤는데...... 당류는 하나도 안들은 똥국에 밥만 먹다 초코파이를 먹는 순간 온몸이 초코파이에 환장을 하더군요. 몸이 원하는걸 어쩌겠습니까. 모두들 이해 할겁니다. 비참해하지 마세요.
                    
휴로이 16-07-19 17:35
   
뭐 그런걸 가지고..  빵부스러기 주워먹은 경험도 있네요.
저희 아버님은 하사관 훈련때 행군중 길에 떨어진 무껍질을 먹었다더군요.
그냥 훈련중에 너무 배고팠음.. 너무너무너무..
                    
KCX2000 16-07-19 18:28
   
단거 라고는 콜라 외에는 좋아하는게 없고 초코파이, 과자류를 좋아하질 않아서
자대가서도 왜 저렇게 저런걸 먹고싶어할까 싶었죠.
내 보직이 땡보직중에 하나라서 힘든것도 없고 행보관께서 단걸 좋아하셔서
냉장고에 항상 콜라,과자가 항상 잇었고 행보관님이 정말 좋은분이라 항상 뭔가를
주셧는데 먹기싫은 초코파이도 그때 배터지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님 글보니 역시 군대는 줄이구나 싶네요
                    
sangun92 16-07-19 19:17
   
1982년 5월부터, 신교대에서 훈련받음.
6월초에 각개전투 교육받음.
중식은 각개전투 교장으로 추진해 옴.

건더기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고 된장 냄새만 희미하게 풍기는 희멀건 똥국과 건빵 한봉지.
건빵을 씹다가 똥국을 마심.
안되겠다 싶어서 건빵을 똥국에 불려서 먹어봤지만, 도저히 적응이 안돼서 결국 포기.

3시반경 교육 종료하고 부대 복귀.
부대 내를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내 이름을 부름.
돌아봤더니, 싱병 계그ㅜㅂ장을 달고 있는 과 1년 선배.
반가운 인사 후에, 괜찮냐고 묻기에 점심 이야기를 하고 배고파 죽겠다고 말했더니
선배는 잠시 기다리라 말을 함.
불이나게 뛰어가더니, PX에서 단팥빵과 우유를 사옴.

그걸 들고 화장실로 직행.
당시 화장실은 야외 화장실이었는데 푸세식이었음.
여름이 시작되었던지라, 이미 화장실 천장과 벽, 바닥은 구데기가 점령.
그래도 좋다고, 구데기가 공수 낙하훈련하는 중에, 그 아래에서 단팥빵과 우유를 마셨음.
그야말로 꿀맛이었음.
                    
라그나돈 16-07-19 22:45
   
군대 갔다온 사람들이면 대부분 이해 할 겁니다.

너무 비참해 하지 마세요 ㅜ.ㅜ
     
아롱홀로 16-07-19 21:34
   
아버지가 필름통에 500원짜릴 가득 2개 주셨더랬습니다. 논산가서 통장에 넣었다 뺐다할 때마다 뒷통수 맞았구요. 저셋기 탈영한다고 관심사병 시키라는 중대장 만나서 중대선임분대장하면서도 개고생 했습니다. 기차타고 청량리에서 그걸로 담배사피면서 뭐라하던 해병대 병장을 둘러 싸서 개패듯 팬거 말고 그 500원이 저에게 준 것은 갈굼과 고난이 다였습니다.

절대 가져가지 마세요!!! 죽어요
물어봐 16-07-19 17:36
   
12월 군번입니다  신교대때 열이
40도까지  올라가서 신교대 의무실에서
링거 맞은적이 있습니다 그때 링거 바늘이
휘어지는 플라스틱 바늘이 아니고 진짜
철파늘 움직이면 혈관 뚫고 가는 바늘
가만히 아파서 누워 있는데 의무병 한사람이
초코바를 먹다 남겨서 저한테 한입  주던데
그맛을 영원히 있지 못합니다
     
NightEast 16-07-19 17:54
   
어후;;;; 그거 알아요;;
나무와바람 16-07-19 17:56
   
저와 비슷한 시기에 군복무를 하셨군요...저는 96년 군번이었는데...
그래도 저는 주변이 다 같은 처지인 한국인 장병들이라 그냥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카투사 셨으면 주변 미국장병들과 비교가 많이 돼서 적잖은 아픔이 있으셨겠네요 ^^
     
NightEast 16-07-19 19:49
   
카투사 사정들 다 알아서 (아마 한국올때 이런저런 상황 교육 다 받을꺼에요)
그리고 환율도 지들에게 유리해서인지
많이 사주죠.. 특히 미군 장교들이 많이 챙겨줘요 의사분들이라 그런지 몰라두요
글고 한국 떠날때 남기고 가는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 같은거도 카투사들 많이 챙겨줬어요 ㅎㅎ;;
목요출생 16-07-19 19:14
   
선배님이시네요. 같은 징병제 국가들 사이에서도 우리처럼 최저시급도 못받는 나라가 없다고 알고있는데 빨리 우리 장병들 처우가 개선됐으면 좋겠네요.
winston 16-07-19 19:25
   
부대에 커피 자판기라~
난 뭐였지?
나무아미타 16-07-19 19:42
   
국회의원 월급이랑 사병들 월급 최저임금맞춰야한다고 봄
     
아롱홀로 16-07-19 21:37
   
맞습니다. 목숨거는 청춘의 희생에 그정도도 못해주면 안되죠. 국회의원은 명예직으로 복지 싹다 없애고 똥별 정리하고 병사에서 부사관 장교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급여도 당연히 정상화 시켜야지요. 20만원이라도 연초비 빼면 10만원 돈인데 에효... 진짜 거지같은 경우죠.
stabber 16-07-19 20:20
   
요샌 연초랑 자잘한 보급 안해준다고 들었고 PX 물품 가격도 꽤 오른 것 같은데
그런 거 생각하면 20만원(?) 가까이 한다는 병사들 월급이 부럽지는 않네요
태강즉절 16-07-19 23:09
   
세월 지나..뒤돌아보면..모든게 미화된 추억이란넘으로다 포장되어..좋은 기억만 남는다 하지만..
이런곳에서 간혹 보게되는..현재의 군 문화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거꾸로 가는듯하더군요..
물론 비리 부정도 경제 성장에 걸맞게 더 단위가 커졌고..ㅎ
미군 관련 추억이라 하시니...
장비 위장망이 문제가 많았더랬죠..결국 별에게 지적돼  대대가 개박살났습니다.
대대 운영비를 모아 모아..동두천 2사단에 가서리 뒷구멍으로 거액 주고 장물을 구입했더랬죠
당시 미군도 창고에 재어논..미지급  최신형으로 말입니다.
부대 예산을 갠적으로  빼먹는게 아닌..이런거에 사재까지 출연해서 과거엔 그렇게했는데 말입니다.ㅎ
그외 미제 장물들 이것저것  많이 땡겨왔더랬죠..의정부 레드크라우드에서여(본진)...
몇몇 순환으로 한달씩 겨들어가는데...그거 빠질려 뇌물까지 썼더랬죠..
괜한..개떡같은..존심이 상해서리여..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