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이성계 장군은 구국의 영웅이었습니다. 잦은 왜구의 침입을 압도적인 능력으로 정벌하고 피폐한 백성들의 삶을 구원했죠.
그는 위대한 장수였습니다.
조선 중기 이순신 장군이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10만이 넘는 왜군의 침입에 대해 해군으로 맞서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여 전세를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고, 왜구의 침탈을 막아낸 구국의 영웅이 바로 이순신 장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장군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비슷한 전공을 세웠음에도 '충성'과 '장수'라는 측면에서 평가가 갈라집니다.
이성계는 정치 세력과 결탁하고 정치 문제를 군인이 해결하여 하였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군대를 나라를 향해 돌렸습니다.
그 결과 고려라는 나라는 망하고 조선이라는 나라가 들어섰으나 군인에게 정치는 걸맞지 않으며 꼭두각시 노릇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왕권과 신권 사이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건국 초기에 많은 정변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성계를 나라를 구한 장군이 아닌 조선을 건국한 패자, 태조인 조선의 건국 시조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자신의 군사적 업적과 전쟁에서의 영웅적 행위가 정치적 맥락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깨닫고 군인의 길이 나라를 위함을 인지하여 적을 물리치고 스스로 사라지는 길을 선택하여 임란 이후 정국의 안정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파벌과 파당을 떠나 칭송 받고 예찬 받는 구국의 영웅이 됩니다.
당장 특정 관점에서 무엇이 더 옳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군인'이라면 이순신 장군처럼 정치와 거리를 두고 군인 본분을 지키는 것이 올바르다고 모두 말 할 것입니다.
이 시대의 참군인상도 과거와 다르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려는 생각을 해야지 국정이 혼란하고 정치가 문란하다며 전방이 아닌 세상에 눈을 돌리는 군인이 있다면 그가 바로 나라를 망치는 군인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군은 상명하복의 집단이고 상부의 명령이 군인으로 하여금 구국의 열사가 될지 역적의 무리가 될지를 경정하기 때문에 군인은 고위층으로 갈수록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것이 옳은 것입니다.
우리나라 군대가 건강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 하게 하는 방법은 군과 정치의 고리를 끊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특히 보수 정치인의 군 참견이나 군과 친한 행보를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선 건국의 사례에서 신진 사대부라는 정치 세력이 조선 건국을 주도한 것처럼 돼 있지만 이런 일은 흔하지 않는 것이고, 대대로 기득권이 군을 이용하여 정치적 세력을 유지하거나 권력을 쥐려한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죠.
군이 바라 보아야 할 곳은 전선 앞의 적이지 전선 뒤의 정치가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