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155mm 곡사포 장약은 장약통에서 꺼내면 하드쉘이 없는 천으로 포장된 장약이 나온다
서방도 원래는 곡사포탄에 황동탄피를 썼지만 포탄과 추진장약의 비대화가 진행되면서 전함에서 사용하던 방식을 차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보관의 효율성을 높여주며 장전수의 무게 부담을 덜어주고 장약의 갯수를 조절해 다양한 거리의 목표에 대응하는 능력도 우수하다
그러나 소련은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152mm(6인치) 포탄과 장약을 큰 개량없이 계속 사용했다
소련군은 일부 무기체계, 특히 탄약의 변화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었는데
볼트액션 총기에 최적화된 7.62x54mmR탄을 현재까지도 림리스 탄환으로 개선하지 않고
기관총용 탄으로 계속 사용하는 것도 한 예시이다
이 때문에 칼라시니코프 기관총은 급탄 메커니즘이 7.62mm NATO탄을 쓰는 기관총들보다 비교적 복잡하다
소련과 러시아가 이런 구형 탄을 고집하는 이유는 첫번째로 병사들의 재교육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병사들을 저능아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병사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불필요한 변화는 최소화하여 병사들에게 익숙한 무기체계를 유지하려 한다
러시아의 기관총이 우급탄 방식을 사용하여 탄피와 탄매가 사수의 얼굴 쪽으로 튀는 것도 막심 기관총에서 쓰던 방식을 지금까지 유지해온 까닭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불편하더라도 그럭저럭 쓸만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적의 장갑을 관통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에 직면하는 전차포탄 따위와는 달리 소화기탄이나 곡사포탄은 시대에 뒤쳐지더라도 그 본질적인 역할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즉, 돈 아깝게 굳이 뭐하러 교체하냐는 논리이며
미국이 12.7mm(0.5인치) 기관총탄과 M2 중기관총을 계속 우려먹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비교적 과도하게 일어나는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