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하복' 군대의 필수 체계입니다. 상부의 명령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지휘부가 작전을 짜고 그것을 예하 부대가 이해를 해 말단 병사까지 사령관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전장에서 승부를 낼 수 있고, 얼마나 군대가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느냐가 전투를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이런 '상명하복'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꼽는 것은 훈련과 군기를 예로 듭니다.
훈련이 돼 있지 않은 부대는 전투를 수행하기 어렵고 군기가 없는 부대는 전투에서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들지만 훈련을 통해 전투 기본 역량이 자연스레 전투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훈련만으로 군의 전투력을 평가할 수는 없죠. 전투의지도 중요한 부분이 것입니다.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없다면 아무리 숙달된 병사도 전투에 미온적이거나 제대로 작전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신전력도 중요한 것이죠. 그렇다고 정신전력이 옛날식 군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병력을 통솔하기 위해 폭력과 억압으로 통제하면 그것은 매우 제한적인 것이죠.
싸워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면 굳이 강제하지 않아도 될 강제적 통제가 왜 생겨난 것일까요?
그것은 '죽음'이라는 근원적 공포 때문입니다. 전장에는 늘 죽음이 도사리고 있고 죽음 앞에 초연하기는 힘듭니다.
어느 장수가 '전장에서 죽는 것은 영광이며 군복이 곧 수의다.'라고 말했다지만 그것은 직업군인이라는 분명한 자의식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며 그러하다라도 정작 실전에서 그렇게 임할 수 있는 직업군인도 그렇게 많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직업군인들 대부분은 지휘관이나 통솔이나 인솔자, 특수 병종이 대부분이라 실전에서 목숨을 걸고 전장에 앞서는 이들은 또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소수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수의 병력이 전장에서 지휘관의 명령에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당장 총알이 든 총만 하더라도 부주의하면 자신은 물론 동료의 목숨도 앗아갈 수 있는 것이 전장이기 때문에 고도의 정신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군기를 잡아야 한다고 했을 때 정확하게 어떤 것이 군기인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폭력이나 강제적 통제를 통한 통솔과 지휘는 어느 정도 한계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리에서 전투력은 육체적 훈련과 기술적 훈련, 그리고 정신전력과 군기에 대해 이야기 해 봤습니다.
이것은 군인 각개에 대한 전투력을 이야기할 때 거론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상명하복이 말해주듯 각개 병사의 전투력은 훌륭한 지휘관의 전략과 전술 아래에서 빛이 납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전쟁에서 '군대'의 전투력은 지휘관의 역량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통상 지휘관이라고 하면 중대장 이상의 부대장을 의미합니다. 전투 단위가 소대 단위, 혹은 분대 단위까지 낮아질 수 있어서 숙달된 부사관과 소위 등의 신임 장교들의 지휘력도 중요한 시대지만 근본적으로 전투에서의 작전은 중대 단위가 기본이고 이도 대대 단위의 전술 계획에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고로, 일선 부대의 중대장들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서류나 그림으로 계획된 작전을 실제로 지형과 환경 속에서 수행하는 것이 중대장들이기 때문에 중대장의 작전 이해 능력과 군인으로서의 기본 능력이 중요한 것이죠.
중대 단위의 전투에서 중대장의 역량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사실상의 작전 계획을 주도하는 것이 중대장의 지휘일 것입니다.
더불어 유연한 자세의 대대장의 역량도 중요합니다. 작계를 수립하고 작전을 수행할 때 일선 중대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작전의 목적과 방향에 맞게 작전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하며 진행할 수 있도록 조율과 결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대대장 이상의 지휘관들은 전쟁의 큰 흐름과 관련한 큰 전술, 혹은 전략과 관계된 작계를 수행하므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투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우리 군은 동으로 진격한다.' 혹은, '우리군은 어느 특정 지역에 주둔한다.' 이런식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최상층 지휘관의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사단장 이상 사령관, 군 지휘관 등의 최상위 지휘관들은 전쟁 자체를 결정하는 위치기 때문이죠.
글을 정리하며 전투력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쓴 내용이 '정설이다.' 혹은 이 내용이 '맞다.'의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순수한 마니아의 수준에서 자유롭게 써 본 것일 뿐입니다. 오히려 이를 통해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과 '전투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