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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31 23:21
[육군] 군 생활 하면서 짜증나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
 글쓴이 : 헬로PC
조회 : 2,562  

아래에 나열한 리스트들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참고하시며,.. (순위 같은건 매길 필요는 없습니다)

민방위까지 졸업한 제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않는 그때가 문득 생각나서 몇글자로 씨부려 봅니다.


< 준비태세훈련 >
97년에 자대로 갔을때만해도 작전과에서 살며시 다음날 새벽에 '상황'이 걸린다라고 귀뜀을 해줬었죠. 98년에 연대장이 바뀌고 나서는 미쳤는지 아무때나 '상황'을 걸더군요. 어느순간부터는 미리 귀뜀 같은건 사라지고 '상황' 걸리면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믿거나말거나인데 한주에 3~4일 정도는 새벽에 혹은 대낮에 '상황'을 아무때나 걸더군요. 연대장이...

< 유격훈련 >
FM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피티11번. 조교 지놈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갈궈? 온몸비틀기인 피티8번은 이완의 시간으로 그저 쉬는 시간. 피티11번때엔 일부러 열외를 당했었습니다. 그게 사람이 할 체조냐?! 그리고 화생방훈련... 진짜 세상하직과 지옥이란게 뭔지를 동시에 느껴지게 했었던 순간. 유격 끝난후 이틀간 무박2일 100키로 복귀행군. 분명 나는 난데 내가 아니게 되어...

< 혹한기훈련 >
전초전으로 맞이하게 되는 얼음 깨고 빤스 차림으로 합강에 입수하는 '수중 입수 훈련'. 이건 경험을 해보질 않으면 그 고통을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메인 혹한기훈련을 마친후엔 유격훈련때와 마찮가지로 무박2일 100키로 복귀행군을 할때 영혼이 떠나가는 느낌. 아침에 부대로 복귀후 내무실에서 잠에 들었는데 0.1초후 점심때가 되는 신세계를 경험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전투지휘검열이랑 RCT는 하도 복잡하고 머리가 아파서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17연대.jpg

원체 훈련이 일상이었던 우리 부대였다보니 어마어마하게 추억이 많았는데 슬슬~ 나이를 먹어가나 봅니다.

잠시 추억팔이를 해봤습니다.


2020년. 신년 새해에도 늘~ 가정에 화목이 깃들길 바래봅니다(__)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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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뜨 19-12-31 23:35
   
<내무생활>

20,21,22 짜리들이 병정놀이 하는 그 시절이 참 힘들었죠.
안그래도 힘든 군대, 비슷한 나이끼리 잘 지내지 왜 그렇게 갈구고 때리고 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요즘은 제발 저런일이 없기를...
무한의불타 20-01-01 00:14
   
2X 17R 94년 11월 군번이유~
내 때가..산악 보병 예비사단 예비연대 였었는데.. ㅠㅠ

내 군생활 중 가장 힘 들었을 때는..
쌍호 훈련소에서 1주일 훈련 받을  때 였습니다. ㅠㅠ
다정한검객 20-01-01 01:45
   
가장 힘들고 짜증났던 군생활...

(국군의 날 퍼레이드 파견)

국군의 날 (요즘이 아니고 87년) 키가 170 이상이면 일단 선발, 연대, 사단연병장에서 하루종일 오와열을 맞추어
열병과 분열연습... 한여름에 성남 비행장으로 이동 거기서 국군의날 행사에 참가 하는 모든 병력들이 모두 함께 연습
뙤약볕에 하루종일 연습하다보면 각종사고가 빈발하고 타군끼리 싸움도 함. 얼마나 힘들고 짜증나는지 죽고싶었음
여기서 여군들도 난생처음 봤는데...너무 힘드니까 여자로 안보임. 아... 야전텐트생활 정말....
10월1일 국군의날 이전에 여의도로 이동하고 지금은 한강공원에 텐트치고 숙영함.

- 모든 군장을 새것으로 줌 (전투복,군화,배낭,..기타등등)
- 소총 노리쇠뭉치는 반납함, M16  이었는데 노리쇠뭉치빼니까 무지 가벼워짐
- 현재는 여의도 공원이지만 그때는 여의도광장에서 열병과 퍼레이드시작하여 시청까지 걸어감
- 대열전체가 좌회전하거나 우회전하면 맨끝의 줄은 뭐빠지게 뛰어야함
- 전대갈이 대통령이던시절이라 보안사애들의 무시무시한 감시가 있었음
- 키큰 순서대로 앞에선 놈이 계급이 높고 뒤에선 놈 계급이 낮음 (우리중대 키큰 이등병이 하사계급장 달고 있었음)
- 사단마크를 티비중계에 맞춰  오른쪽어깨로 이동해서 달았음
- 행사끝나고 참가인원 모두 포상휴가 보내줬음
- 왼손을 자기 눈보다 높이 흔들며 행진하는데 이것 몇달하다보니 왼쪽 겨털이 부서져서 없어짐
스님1004 20-01-01 05:33
   
쉬는데 잡초제거하라고 끌려갔을때가  힘들기보단 짜증이 났었습니다
태강즉절 20-01-01 07:22
   
일출을 기둘리면시롱..열님들 새해에도 건승하시길 기원하며..

비상이니 뭐니..그기야  셀수도 없을만치 노냥이었으니..별 감흥도 없이 무조건적 반사로다
종종 일주간  줄줄이  탄입대는 풀어놓았지만..전투화도 못벗고 산은채 잤고..대변볼때도 소총 한구석에 세워놓고.
유격은...수차  일주일씩 뛴것같은디.. 줄타고 어쩌고.. 훨 고난도(?)로...입대전에도 했던 짓이었고ㅎㅎ
가스는 한 댓번했는지?..한번은 면상에 분말 직격당해 기절하여 뒷덜미 잡혀 질질 글려나온걸로다가..ㅎ
혹한기..동절기 12~3초월까지 매달 일주일씩 겨나가 눈구덩이에서 개기고 했으니 그것도 그렇다고 하고..
년중 대략 절반 이상 야전에서 개기다 보니..마치 산적 집단으로 빙의한 마냥..
뭔넘의 거수자 ,무장탈영도 많았는지...산과 하천 등등...수색 매복 정찰도 많았고..팔자에없는 총격전도 붙어보고.
기억도 다 못할만큼..여러군데 싸돌아다니면서 별 꼴을 다 본것도 같은디..
아무리 힘들었기로서니..그것도 이젠 젊은날의 아름다운 추억이란걸로 미화되었지만..
젤 짜증난걸로 치면..
일부 잣같은 간부시키들의 무논리 개뻘 헛소리였고..특히..아부꾼시키들의 상향식 보여주기 쌩쑈에 동원됐을때.
그리고 삥치기 범죄 행위에 동원되었을때.. (제대시 고발..몇넘 군사재판행 했다고 후문으로다가..)
힘들었던건..몇 어이없이 희생된 주검들을 보았을때...
그중 삼사미터 앞에서 소총 xx 머리 박살나는걸 목격한거...세월지나 지금도 그 트라우마가...
 두부와 빨강 김치를 당분간 못먹었다는...
그러함에도 결론은 ....군대는 잘 갔다왔다는 ....삶에 큰 배움이 있었다는..그런 별 쓰잘대기없는 야급네다..ㅎ
sangun92 20-01-01 07:31
   
세상을 뜬 내 형님이 생전에 했던 이야기.
해병 69년 군번.

겨울이면 양동이를 들고 마을을 돌며 김치 구걸하러 다니던 일.
창피했다고.
월남 파병했었고 전투중 부상으로 병실 입원, 전과 있어서 훈장까지 받았지만
군생활 이야기하면 늘 등장했던 것이 음식물 구걸하러 다녔던 것.
sangun92 20-01-01 08:03
   
나는 다른 것은 그냥저냥 넘겼는데
제일 힘들었던 것은 대대장 레포트 대신 작성했던 것.
대대장이 3사 출신이었는데 학사 학위가 필요해서 방통대 행정학과를 다녔음.

어느 날 불러서 갔더니 시험 대신 레포트를 작성해야 한다며
특정 주제를 알려주고는 책 한권을 줌.
일과 후에 레포트를 작성했는데, 공돌이 학과 출신이 행정학에 대해 뭘 알겠음?
책 한권을 그냥 요약하느라 죽는 줄 알았음.

(요즘 같으면 나도 떡검에 끌려가 기소되는 죄?)
귤까고있네 20-01-01 08:13
   
글자만 봐도 막 짜증나고 힘드네 ㅠ 이 글을 왜 클릭해서
끄트머리 20-01-01 08:30
   
혹한기 눈덮힌산골짜기 분침호에 7명들가면 움직이지도못하는곳에서 침낭한개에 의지해서 자야는데..체온에 눈이녹아서 천장나뭇가지사이로 물떨어지면 침낭이 젖어서 잠도못잠 ㅠㅠ
별명없음 20-01-01 08:54
   
1999년 12월 31일 당직 근무서고
2000년 1월 1일 일조점호 실시할때

내 구령에 맞춰
포대 전체 일출 보며 고향에 대한 생각~
부대가 동해안쪽이라 포상위에 서면 해가 뜨는게 보였음...

지금 생각해보니 군대에서 20세기와 21세기.. 2세기 동안 지낸거임 ;;

..

아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98년도 충용 100일작전..

96년 무장공비 사건때 지휘본부가 우리부대 주둔지...
98년 꽁치 그물에 잠수함 또 걸렸을때 실탄들고 매복나가고 (포병대인데 ;;)

96 / 98년 두번의 난리통에
68사 해체되고 23사로 완편될때
23사 인원부족으로 해안경계 대신 나가서 밤새 초소 근무도 서고 (포병대인데..)

군단장 모가지 날아가고 새 군단장이 와서 충용 100일 작전한다고
100일간 포상에서 준비선상탄 꺼내놓고 3교대로 사격대기 상태로 근무.. 24시간을 3교대로 ㅎㄷㄷ
진짜 힘들었음... 24시간 포상에서 사격필수요원들이 사격대기 상태로 근무..
비사격이나 실제상황으로 미확인 선박출현시 전 병력이 사격임무하러 포상에 투입되는거임... 
비사격은 원래 하루 2번이 원칙인데.. 시도 때도 없이 걸어대고...
동해안에 미확인 선박 출현하면 새벽이라도 바로 조명탄 쏴올리고..
자유시간은 고사하고 정비시간도 없었음..

부대전체가 5분대기조 상태로 100일간 지냈다고 보면 됨.. 최악의 시기..
짱아DX 20-01-01 19:44
   
뭐든... M2 장간조립교 훈련만 할까... ㅎㅎㅎ
하늘이 노랗고 입에 단내가 난다는 걸 직접 느끼게 해주는 훈련...
추가하면 말년에 제1연평해전 터지면서 1주일 동안 완전 무장, 위장 한 채로 모든 걸 했을 때...
흑수선 20-01-02 04:51
   
흠...여기 댓글 올린 회원들은 최소한 저 보다는 다들 좀 덜 힘던 군생활을 하셨군요.
내가 전입했던 대대에서 전역할 때까지 영창 한 번 안가고 무사히 전역한 병들이
10명중 3명 정도.....?
2번이나 갈 뻔 했는데, 운 좋게도 안 가고 3명 안에 끼였다는 거는 기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