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 블로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http://blog.donga.com/nambukstory/archives/74743
아래 부터는 제가 퍼온 내용 입니다
어제인가, 한국군 전력이 북한군의 80% 정도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군의 전력은 너무나 뻥튀기 됐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 작년 12월 초에 제가 한 잡지에 기고한 글을 옮겨봅니다.
——————————————————-
ps. 위에 사진에 로켓탄을 끌고가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농업용 트랙터 맞습니다
올해만 북한군 전투함이 3척이나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4월 12일 함경북도 어대진
해군기지에 있던 북한군 주력 전투함인 410톤급 대형 초계정이 높은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71명의 해병들이 사망했다. 올 10월에도 북한군 함선 2척이 며칠 시차로
연이어 침몰해 20여명이 숨졌다. 북한군 해군 함선의 침몰은 몰락해가는 북한군의 현 주소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폐쇄된 사회의 특성상 북한의 정확한 전투력을 알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한국에는 북한군의 군사력이 지나칠 정도로 과장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동구권 국가들이 붕괴될 때 이런 상황을 이미 경험했다.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경제력이나 군사력 등 모든 수치에 있어 서방에 알려져 있던 것보다 너무나 뒤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북한 전력의 경우에는 그 과장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그럼에도 왜 북한군의 전력이 실제 현실 이상으로 부풀려 알려진 것일까. 남북한이 모두
그걸 바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국군의 경우 북한군이 위협적이어야 국방비를 많이 받을 수 있고, 최신 전투장비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북한의 경우엔 자신들이 약해보이지 않으려는 집착이 너무나 강해 가짜 장비들까지 만들어 내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실제 북한군의 현실은 어떨까. 전력은 장비와 병력 숫자와 같은 유형의 비교와
함께 병사들의 훈련정도와 정신력 같은 무형의 비교를 함께 해야 알 수 있다.
○과대 포장된 북한군 전력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북한군 전력을 공군 해군 육군으로 나눠 분석해 본다.
현재 한국 국방백서에는 북한 공군 병력이 11만 명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북한 공군 장교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실제 비행사단은 5개로 6만 명 선이다.
나머지는 공군에 배속된 대공미사일 사단이나 대공포 병력 등으로 추정된다.
북한 공군의 질은 더 말할 것 없이 낙후돼 있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신형
전투기를 수입해오지 못하고 있다. 북한군 전투기의 대다수는 1960년대 수입한 미그-21로 사실상 고물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공군의 능력으로 이런 전투기는 분계선을 넘기 전에 격추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그나마 최신 기종인 미그-29를 30여대 수입해 왔지만 이마저도 훈련 중 추락이나 고장 등으로 절반 이상은 가동 불능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그-29도 우리 군의 주력전투기인 F-15 계열의 전투기와 공중전에서 절대 열세다.
북한은 2000년 러시아에서 미그-21을 중고품으로 200여대 구매해 왔다. 이중 50대는 분해해 부품을 재활용했고 나머지 150대는 각
비행사단에 나눠주었다.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은 1990년대 이후 1960~70년대 생산된 중고 전투기를
150여대 도입했을 뿐이다. 한국의 국방백서에는 1981년부터 북한의 공군기가 500여대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수입량도 없고, 북한이 자체로 전투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증가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북한의 공군은 유사시 분계선조차 넘지 못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일치된 평가다.
북한의 해군은 공군보다 더 심각하다. 올 3월 김정은이 긴급작전회의를 할 때 작전실에
붙어있던 작전계획도가 실수로 노출된 일이 있다.
당시 북한군 작전실에 붙어있는 해군 전력은 상륙함정은 13척, 기뢰전 함정은 6척,
잠수함정 40척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국방백서에는 북한군 상륙함정이 260여척으로 기록돼 있다. 무려 20여배나 부풀려 있는 것이다.
기뢰전 함선과 잠수함정도 국방백서에는 각각 30여척과 70여척으로 기록돼 있다.
북한이 상륙함정 260여척이나 운용한다는 이야기는 탈북자 누구도 들어본 일이 없다. 군 당국은 북한이 상륙용 공기부양정 130여척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북한의 대다수 함정은 고물로 이미 폐기해야 할 것들이다. 북한에서 가장
배수량이 큰 군함은 1500톤급 구축함으로, 동해와 서해 함대 전함으로 각각 1척씩 운용하고 있는데, 이 배는 1973년에 중고로 수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25년 정도 넘으면 노후화돼 30년 지나면 폐기 대상이다. 최근
북한 상선들이 침몰했다는 기사가 매년 몇 번씩 뜬다. 전체로 해봐야 고작 수십 척밖에 안되는 상선들이 끊임없이 침몰하는 이유는 선령이 30년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올 4월 침몰한 북한 초계정도 파도도 못 견디고 침몰했다. 북한 해군 함정이 그나마
침몰하지 않는 이유는 대다수가 바다에 나가지 않고 항구에 보관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 출신 탈북자들은 1990년대 이후 새로운 함정 제작이 거의 중단됐고, 지금
운용되는 함선도 포사격을 하면 갑판 용접 부분이 떨어져나갈 정도라고 한다.
북한 함정이 수백 척이라도 사실상 현대전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고물이나 마찬가지인데다
그나마 실제 전쟁이 벌어지면 몇 십%나 가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4월 김정은 참관 상륙훈련에서 북한의 공기부양정이 포토샵으로 조작됐다는 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었다. 김정은이 직접 기획해서 한달 넘게 준비한 훈련에서 부양정 몇 척밖에 못 동원하고 포토샵으로 조작했다면 이는 북한군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을 잘 아는 중국의 유명한 군사전문사이트인 ‘서륙망(西陸網)’은 2년 전 “공군은
한국이 북한에 비해 10배 우세하고, 해군은 100배 우세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사실상 전쟁이 벌어지면 북한은 하늘과 바다를 내준 상태에서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육군은 어떨까. 북한군 육군 병력은 한국의 2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의 걸프전과 이라크전은 현대전에서 육군의 머리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늘과 땅이 제압당하면 육군은 그냥 도살되는 신세일
뿐이다.
육군의 대표적 기계화장비로는 전차와 포를 들 수 있다. 이중 포병은 한국에 위협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낡은 포도 포탄을 장전해 쏘면 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동해야 하는 전차는 다르다. 제공권이 장악된 상태로 전진하기도 어렵지만,
실제 전선에 당도해도 전투 능력이 심히 의심스럽다. 북한의 전차는 4800여대로 알려져 있으며 대다수가 구소련의 1940~50년대산 T-34나
T-55를 기초로 자체 제작한 구형이다.
북한군 편제에서 한개 탱크 여단은 전차 120대를 갖고 있다. 전차 4800여대면
전차 여단 40개, 기계화 군단급 10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북한에 기계화군단이 10개나 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다.
○ 절대 열세인 훈련량과 정신력
노후화된 장비 못지않게 북한군의 훈련량 또한 한국에 비해 열세다. 연료난과 장비의
노후화 때문이다.
북한 공군 조종사들의 1년 훈련량은 한국군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몇
세대 뒤떨어진 전투기에 훈련 또한 잘 돼 있지 않다면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해군 함정 같은 경우엔 순찰 외에는 거의 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배가 노후화됐다는
사정도 있지만, 더 중요하게는 북한의 함정으론 훈련 자체가 헛수고임을 해군 수뇌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순찰 중 근접전이 필요한 서해 5도 일대의 해군을 제외하고는 북한 군함이 실전에서
포격이나 어뢰발사 위치까지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육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차 부대에서 15년 복무했던 탈북자는 그 기간
기동훈련을 딱 3번 했다고 증언했다. 그것도 불과 20㎞ 정도 몰고 갔다 오는 것이 전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훈련 중 전차가 전복되거나 민간인 차를 치는 사고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유사시 북한군 전차병들이 전차를 전방까지 무사히 몰고 올 지도 의문시될 정도다.
군의 정신력도 북한군이 절대 열세다. 흔히 남쪽에선 북한군이 정신 무장이 잘 됐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전혀 아니다. 훈련도 거의 하지 않고 10년 내내 농사만 짓다 오는 군인들도
많다.
북한군은 본질에 있어서 김정은의 가병이다. 북한군의 훈련도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고 교육한다. 즉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바치면 알아서 포상해주고 명예도 준다는 식이다. 이런 가병 집단은 주인이 없어지면 싸워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는 본질적 약점을 갖고 있다.
최근의 북한군 병사들은 군에 나가기 전에 한국 비디오를 몇 개 정도는 다 보았다.
한국이 훨씬 잘산다는 것을 모르는 병사는 없다.
한국은 북한에 점령당하면 잃을 것이 많다. 그러나 대다수 북한 병사들은 잃을 것이
없다. 전방부대의 북한 병사들은 대다수 가난한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이다. 간부집 자식들은 허약환자가 속출하는 전방부대를 가지
않는다.
배고픔 속에서 언제 이 체제가 망하냐는 부모들의 원성을 들으며 성장했던 북한 병사들은
싸워야 할 이유를 모른다. 요즘은 군에 간 자식에게 김정은을 위해 목숨 바치라고 진심으로 격려하는 부모도 없다.
북한군 병사 대다수는 한국군이 북한을 점령하면 자신은 물론 고향의 부모형제들이 잘
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군이 진주하면 당장 10년의 군복무에서 해방돼 고향에 가고, 이밥에 고기국을 먹게 되며 된다는
심리전을 편다면 염전사상은 급격히 확산될 수밖에 없다.
투항하면 나와 가족이 행복해 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군인들이 실패한 체제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까.
이런 점은 남북 체제 경쟁에서 우리가 이긴 덕분에 가질 수 있는, 단순한 장비나 병력
비교로 잴 수 없는 우리의 압도적 장점이다. 수십 만 명이 탈북했고, 2만50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서 사는 현실이 바로 북한의 민심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군부대에 가서 위의 점을 열거하며 군인들에게 우리가 압도적 우위에 있다고 하면 군
간부들은 대개 좋아하지 않는다. 군인들의 정신이 해이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군을 과대 포장하는 것도 정답이라 보기 어렵다. 해이돼서도 안 되지만,
북한군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이 글은 자유총연맹 기관지 ‘자유마당’에 지난해
12월 기고한 글입니다.
작년 11월에 쓴 글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