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권에서 잠수함 전력 경쟁이 뜨겁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NYT) 등 언론이 2014년 1월 7일 보도했다.
특히 일부 국가들은 경제발전에 힘입어 잠수함 도입에 나서는 새로운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언론은 전했다.
현재 동남아권에서 잠수함 부대를 운용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4개국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것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지난 2014년 1월 1일
러시아에 주문한 6척의 킬로급 디젤 잠수함(2천300t) 가운데 1호 함을 넘겨받아
본격적인 수중 전력화에 나섰다.
'하노이 킬로-636' 호로 명명된 이 잠수함은
중국 등과 영유권 분쟁을 빚어온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부 캄라인 만에 배치되며,
러시아는 오는 2016년까지 베트남에 나머지를 인도할 예정이다.
탐지가 어려워 '블랙홀'로 불리는 킬로급 잠수함은 52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며 45일간 연속 운용이 가능하며,
최대 작전수심 350m, 작전 반경 6천∼7천500㎞, 533mm 어뢰발사관 6개로
초계작전 외에 대(對)잠수함, 대수상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2015년까지 잠수함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얀마는 러시아로부터 두 척의 킬로급 디젤 잠수함을 들여오기로 했으며,
지난 2013년 6월 미얀마 육군 참모총장의 러시아 방문 때 이를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는 도입 잠수함에 장착할 소나와 레이더 기술을 인도로부터 들여오기로 합의했다.
동남아권의 군사 강국 태국도 잠수함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태국은 스페인으로부터 도입한 1만1천486t급의 헬기 항모와 호위구축함, 초계함 등
다양한 해군 함정을 운용하지만, 잠수함 전력은 없다.
태국은 곧 발표될 군 발전 10개년 계획에 잠수함 도입과 부대 창설 등을 포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태국은 한국이나 독일에서 잠수함을 도입할 것을 검토 중이다.
동남아권의 대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잠수함 확보 경쟁에 뛰어들지 않은 국가는 필리핀이다.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마당에 고가의 잠수함을 도입한다는 것이 무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미 잠수함 전력을 운용 중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은 확대 경쟁에 치열하다.
인도네시아는 낡은 두 척의 독일제 디젤 잠수함을 대체하고 오는
2020년까지 모두 12척으로 구성된 전단을 발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는 이미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에 1천400t급 잠수함 3척을 주문했으며,
나머지는 한국이나 러시아에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권 국가들이 잠수함 전력 확보 경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중국 해군력의 팽창 때문이다.
원유 등 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남중국해와 인도양으로
중국이 해군력을 앞세워 맹렬한 속도로 진출하면서 역내 국가들로서는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이
만재 배수량 6만 7천t에 항속거리가 7천130㎞나 되는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를 취역한 데 이어
오는 2020년까지 자체 기술로 11만t급 핵 추진 항모 건조에 나설 것을 천명하면서
역내 국가들로서는 잠수함 전력 확보나 확대를 통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립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잠수함 전력 강화를 통해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중국 해군의 진공을 막을 수 있다는 구상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대잠수함 방어 능력 개선을 오히려 자극하는 데다 긴장만 더 고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회원국들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개별적인 대응보다는
집단적인 외교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역내 불안정을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