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과 해군 전력에서 전력 변화가 없다는 가정 하에,
북한과의 전쟁에서 패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육군 병력은 50만 명입니다.
그러면 박근혜 정부에서 육군의 수를 줄이는 것은 무엇이냐, 천조국 믿고 울면서 겨자먹기로 줄이는 건데, 다름이 아니라 저출산 때문에 병력 수를 유지 못해서 줄이는 것입니다. 소수정예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모병제 하면 비리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것은 모병제 국가인 일본 자위대만 보시더라도 알 것입니다.
얼마 전에 육상 자위대에서 가혹행위 사진이 나도는 바람에 엄청난 난리가 일었었죠.
그리고 방산 비리나 장성들 비리는 징병제나 모병제나 상관 없이 언제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문제 터질 때마다 징역 20년 이상씩 때리고 사형 남발해보십시오. 몸사려서라도 비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즉, 군대에 관해서 비리나 군기 문제는 법 형량과 사람들의 의식 수준 문제지, 모병제나 징병제가 차이를 주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모병제와 징병제에서 국방비 차이는 어떻게 되냐, 본론을 쓰기에 앞서서 현재 군대에 대한 인식과 직업군인을 택하는 경우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참고로 현재 군대에서 가장 필요한 계급은 부사관인데, 군대 가는 김에 부사관을 택하는 경우는 있어도 사회에서 취직 자리가 없어서 부사관을 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아시다시피 부사관 초임에는 돈벌이가 어려워도 호봉이 붙고 상사 정도 되면 돈벌이가 꽤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부사관을 택하지 않으려고 할까요? 저는 군대라는 곳에 대한 혐오와 지금의 군인 월급도 낮은 돈벌이라는 인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역한 예비역들, 특히 취업활동을 벌이는 분들에게 물어봅시다.
군 시절이 어땠는지 물어보면 100이면 100, 군 시절이 났다고 합니다. 그러면 군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절대 돌아가기 싫다고 합니다.
일자리를 못 구해서 난리를 피워도 부사관을 지원해보라고 하면, 안 한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 줄 아십니까?
군대라서 입니다.
그만큼 군대라는 마이너스적 요소는 일자리를 못 구해서 난리인 청년들에게도 기피되는 직업입니다.
요는 모병제를 택했을 때 월급 200만원은 씨알도 안 먹힌다는 뜻입니다.
취직해서 2~3년의 호봉이면 연봉 3000만원 대 직업들이 꽤나 있습니다. 취직만 되면 보다 편한 직장에서 연봉 3천 만원을 받는데, 취업준비생들은 2~3년을 고생해서 취업준비를 했으면 했지, 군대는 다시 들어가기 싫다고 합니다.
연봉 3천 만원도 씨알이 안 먹힐 게 뻔합니다.
취업준비생들의 귀가 솔깃하려면 이등병의 초임 연봉이 5천 만원 정도가 되어야 귀가 솔깃해질 것입니다.
이등병의 연봉이 그 정도면 일병과 상병, 병장은 안 봐도 훤하고, 부사관과 장교들의 연봉은 얼마나 더 높아야 하는 것일까요?
육군 50만 명도 많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육해공군 사병 도합 30만명 선으로 잡아보겠습니다.
모병제에서 병력 유지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봉으로,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연봉 평균을 내면 대략 1인당 6천만원 정도는 될 것입니다.
60,000,000 X 300,000 을 해보십시오.
18,000,000,000,000
멋지군요. 30만 명의 사병 인건비만 무려 18조원입니다.
여기서 모병제 기준으로 부사관 장교 연봉 평균을 내면 대략 1억 정도 될 것입니다. 사병이 저 정도인데 간부는 당연히 더 높아야겠죠. 호봉도 붙을테니 연봉이 장난이 아닐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의 간부 수는 대략 15만 명 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5만 X 1억
이면 사병의 높은 연봉 탓에 간부 인건비만 15조원입니다.
도합 32조원의 인건비가 더 필요하게 됩니다.
올해 총 국방예산과 맞먹는 금액이군요.
육군의 수를 줄였다는 조건을 걸었음에도 최소한의 병력 유지라는 조건 때문에 무려 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모병제 주장하시는 분들, 설마하니 아직도 사병 초임 월급 200만원이면 직업군인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설마하니 직업 군인에 대한 지망율이 중소기업 회사원에 대한 지망율과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월급 200 받고 서울에서 직장 다니시겠습니까? 월급 200 받고 GOP나 오지에서 근무하고 유격 훈련과 혹한기 훈련을 받으시겠습니까?
모병제를 실시했을 경우 최소 연봉의 기준은 이미 나와 있는데 말이지요.
설마하니 대한민국 땅에 애국심이 철철 넘치는 용사들이 수십만 명이나 된다는,
어린 아이와도 같은 생각을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모병제는 똥별들 자리 지키려고 안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못하는 겁니다.
그래도 모병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가 바라신다면
대한민국 땅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유전 지대가 발견되길 비십시오.
유전 발견되면 저도 모병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