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현대전에서 전차와 보병이 어떻게 협조하며 싸워야 하는 지는
많은 전차 전술 전문가들의 오랜 논쟁꺼리 였다.
보병을 첨병으로 세워야 한다는 쪽이나 전차를 선두에 내세워야 한다는 쪽이나
분명히 타당성이 있고 이는 전장 상황이나 여러 변수에 따라 유불리가 다르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나는 결국 이런 논쟁이 나는 이유가 현재의 전차를 상수로 두고 변하고 있는
현대전쟁에 전차를 끼워맞추려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본다.
전혀 다른 목적으로 발전해온 전차를 새로운 상황에 새로운 역할에
억지로 쓰려고 하니 생긴 문제다.
본래 주력전차는 전차대 전차 대결에서 적국의 전차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또 방어하기위해 또 전선에 앞장서서 전진해 고착된 전선을 돌파하기 위해
만든 무기인데 이제 전차 대 전차전은 추억이 되었고 전선 돌파도 어려워졌다.
더이상 전통적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계속 그런 걸 고집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에서 전차는 참호를 파고 숨거나 숲이나 건물 그늘에 숨어 이동 포대 역할에 그치고 있다.
세상에 참호선을 돌파하라고 발명된 전차가 참호속에 숨어있다니 이제 전차는 죽었다.
그러니 그런 논쟁이나 고민을 완화하는 건 전차의 역할을 바꾸고
전차의 설계나 교리도 그에 맞게 바꿔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종래의 무식하게 두껍고 무겁고 비싼 장갑 떡칠과
그런 장갑을 돌파하기위해 무시무시하게 강력한 대포를 장비한
주력전차는 이제 현대전장에서 설 자리가 없다.
중장갑과 대구경포 때문에 전차가 희생한 것이 너무 많다.
미래의 전차는 경장갑으로 작고 가볍고 높이가 낮고 조용하고 기름도 덜먹고
무장도 120 밀리 같은 무식한 전차 포가 아니라
35 밀리 기관포 같은 신속한 무기 와 대전차 미사일이면 된다.
전차가 가벼워지면 작은엔진과 고무궤도 사용으로 아주 조용한 전차를 만들 수 있다.
또는 더 가벼워지면 무한궤도가 아니라 8륜 장륜차량으로도 궤도차량만큼 험지를 돌파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전차의 최대약점은 바로 그 지축을 울리는 우렁찬 궤도 소리라고 생각한다.
보이지도 않는 멀리서 다가 오고 있어도 그 엄청난 소리 때문에 접근이 발각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은밀한 이동이 가능한 보병의 장점을 무색하게하는 단점이라 보병지원을 하려면 개선되어야 한다.
아군 보병을 보호하고 보병에가 화력을 제공하고 상대 보병을 제압하는데
최적화된 2차대전 때의 "보병전차" 경전차가 미래의 전차의 발전 방향이다.
그러면 보병이 전차를 보호하느냐 전차가 보병을 보호하느냐는 고민이 없어진다.
보병 척후의 역할은 대량의 드론으로 하면 되는 거고
적의 주력전차는 자주포나 대전차 미사일로 상대하면 된다.\
더이상 전차는 무식한 장갑이나 대구경 포가 필요가 없다.
전차는 그보다는 드론을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적군의 드론을 35 밀리 기관포로 격추시키는 대공방어의 역할 도 해야한다.
미래의 전차는 상대의 전차에 대항하는 무기가 아니라
아군보병을 보호하고 상대의 보병을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아군의 드론 사용과 적군의 드론 방어에 더 중점을 두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