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란?
쿼드(Quad)라는 이름이 의미하듯 4개국 안보 회담.
미국, 호주, 인도, 일본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
2020년 8월3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쿼드를 공식 국제기구로 만들 뜻을 밝힌 데 이어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3개국을 더한 ‘쿼드 플러스’로 확대할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4개국 가운데 호주를 제외한 미국, 인도, 일본 3개국은 매년 말라바르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최초의 기획
2007년 인도를 방문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의 급부상에 대항할 경제, 군사적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하여 시작되었으나, 이후 각국의 정권교체로 말미암아 얼마간의 중단이 있었다.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중 간 분쟁이 격화되자, 2017년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에서 쿼드의 부활에 동의하였다.
쿼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쿼드는 일본 주도의 수직적 동맹?
쿼드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일본이 맞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쿼드의 주최국은 미국이다.
그리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애초의 조직 설계 단계에서부터 4개국만을 염두에 둔 회담조직이다.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건 일본의 술책?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1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쿼드 체제에 한국 등을 합류시킬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쿼드) 체제 자체를 넓히려는 논의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일본의 입장은 단호하다.
군사적 영향력이 일본보다 크며 일본과 포지션이 겹치는 한국을 쿼드든 쿼드 플러스든 여기에 끌어들이는 순간 자국의 이익을 한국에 빼앗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본 정계의 시각이다.
이미 한국의 D10(G7을 확대한 조직기구) 초청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본은 이제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항상 꾸준하게 한국의 배제와 고립을 원한다.
일본이 한국의 쿼드 가입을 획책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는 뜻이다.
미국은 한국을 끌어들이고 싶어하는가?
적어도 잠시간은 그런 장밋빛 미래를 꿈꾼 적이 있었다.
2017년 11월 당시에만 해도 언론을 통해 간접 제안을 한적도 있었으니까.
그러나 현재로선 가능성 자체가 희박하다.
존 볼튼은 "한국이 꺼린다면 쿼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대만이나 싱가포르가 합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WSJ 기고에서 밝혔다.
지난 2021년 9월 2일에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쿼드 플러스 동맹을 언급했다.
이날 하와이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에스퍼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질서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때문에 우리는 오래된 우방과 과거의 적국을 포함한 파트너들의 더 광범위한 협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아세안(ASEAN) 국가를 포함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포함됐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8월 25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도 쿼드 플러스 동맹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호주, 일본과 정보 공유를 비롯해 각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일본,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안보협력 파트너국으로 거론했다. 여기서도 한국은 빠졌다.
2020년 11월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쿼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간 안보협력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의 압박으로 쿼드 참여가 어려울 것이며, 쿼드로 인해 미국이 한미 동맹에 비해 미일 동맹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분석하고, 오히려 일본 입장에서 보면, 쿼드에 한국이 없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쿼드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합동훈련을 증가시키고, 자위대의 활동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쿼드에 가입하면 정말 중국의 제재가 있나?
앞서의 발제글에서도 썼지만, 파이브아이즈의 일원으로서 쿼드에 1순위로 가입한 호주의 대중국 무역 흑자 순위가 1위이다. 대만이 2위, 한국은 3위이다.
쿼드 가입을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로 보자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쿼드는 아직까지 비공식 기구이다.
아직까지 군사동맹체도 아니다.
중국에 대응하는 어떠한 종류의 성명도 발표한 적이 없다.
대중국 무역량이 상당한 일본과 호주를 배려해서다.
앞으로 한국이 가입을 고려할 즈음이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쿼드에 가입한 자체로 중국의 무역제재를 받은 나라는 없었다.
한국의 가입 필요성은 진짜로 없나?
2021년 3월12일, 쿼드회의가 기존의 외교장관급에서 국가정상급으로 격상되어서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회담에서 4개국은 북한에 대한 CVID를 명시한 유엔안보리 결의, 즉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의 필요성, 쿼드 4개국 사이의 백신 협조 구체화, 기술관련 협조, 외교 장관 회의 정례화 등을 확인하였다.
쿼드의 창설 취지 자체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를 주제로 하는 지역국가들의 회담 체제인데, 이 지역 안보의 가장 큰 위협 두가지가 바로 우리와 근접한 중국과 북한이다.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이 배제된 채 4개국의 논의만으로 모종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향후 한국의 외교적 입지 및 안보 주권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 기구의 가입에 적극 지원하고 이후에도 미국에 대한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호주가 얻은 대가를 보기 바란다.
그들은 핵추진잠수함을 얻었다.
오해를 기반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여론을 호도하기보다는,
좀더 팩트체크를 해보고 나서,
감정보다 국익이 우선하는 마음으로 숙고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