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전문가'라고 한다면 그 분야에 남들보다 탁월하며 확실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라는 표현은 '제가백가'의 그 '가'로 특정한 사상이나 학문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전파하는 학파나 그 소속을 말한다고 볼 수 있죠.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소위 '전문가'가 되려면 '자격'과 '경력'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차적으로 자격이라고 하는 것은 공인된 평가로 특정 분야의 시험 등을 통해 일정 자격을 취득한 것, 혹은 '자격증' 자체를 말하기도 합니다.
경력은 한 분야에 얼마나 오래 종사하며 능력과 지식을 쌓았으며 배경이 있는가를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언론지상에, 혹은 유튜브 등에서 '군사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이 두 가지 요건에 대해 검증이 안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자격'에 대해서는 심각한데 군사 관련 대중 잡지의 출판인 혹은 편찬인, 심할 경우 과거 군사관련마니아들의 인터넷 카페 대표나 관리자로 자격을 삼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분들은 남들은 군사전문가라고 불러 줘도 자신들은 그런 말을 잘 하지 않기도 합니다. 염치가 있기 때문이죠.
그나마 종군기자 출신, 혹은 높은 학력을 바탕으로 마니아로 출발해 자신이 쌓은 학력적 토대를 바탕으로 비슷한 경지나 수준으로 연구하여 개인적으로 지식과 내용을 확충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니아'를 벗어난다고 공식적으로 말할 수는 없죠.
그래도 그런 분들은 대기업 예하의 연구기관 등에 자문위원 등의 역할을 맡기도 하며 어느 정도 전문성을 인정 받기도 합니다.
이상에서 우리가 대중적으로 '군사 전문가'로 말하는 사람들의 자격에 대해 이야기 해 봤는데 사실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자격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봐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경력을 좀 달라지는데요, 마니아들 중에는 매우 전문적인 자료 조사와 내용 정리를 통해 지식을 체계화 하시는 분들이 꽤나 있습니다. 더불어 여러 군 홍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토대로 국방부나 군 관계자가 직접 언급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평가를 하시는 분들도 많죠.
그래서 경력에 대해서는 많은 군사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학자들도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이야기할 때 자료를 조합하여 '주관적'으로 말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자들은 그런 주관적 짜깁기에 대해 윤리적으로 금기하는 풍조가 있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자격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직업 윤리도 공식화 돼 있는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매우 편향적이며 매우 주관적인 성향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곡학아세'라는 말이 있습니다.
학문하는 자가 학문을 팔아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폄하하는 말이죠.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학문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따라서 '곡학아세'가 일반적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군사 전문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저는 그들이 자격과 자질이 부족함을 이야기 했습니다.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를 전문화 하기 위해 도대체 '군사'라는 영역이 무엇이며 어디까지인지를 논의하고 학문적 토대를 만들어 보는 것도 필요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군의 입장에서 '군사'라는 것은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전쟁 상황에서 적보다 유리한 정보와 화력으로 적을 이길 수 있는 전략과 전술 혹은 장비와 준비 등을 아울러 가리키는 말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기에 대한 폭넓은 지식도 군사가 될 수 있지만 전략과 전술에 관한 지식도 군사가 될 수 있고, 피아와 관련한 여러 정황에 대해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의 해박한 지식을 갖는 것도 군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주식전문가에 비유할 수도 있겠으나 아시겠지만 주식보다도 전문성이나 범위가 더 모호한 것이 '군사' 분야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