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변동
요즘 해군이 강조해온 SEA LANE의 형태가 변질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태까지 강조되어 온 각 해역의 군사전략적 함의 또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주요한 에너지 수송로가 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수요를 자랑하는 동아시아 시장에 에너지를 판매한 주된 공급자는 여태까지 주로 중동국가들이었습니다.
따라서 20세기는 물론 21세기 초입까지 주된 전략적 해역은 말라카 해협을 통과한 남중국/동중국해 항로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셰일 에너지]로 촉발된 변화때문에 이러한 각 해역의 전략적 중요성은 물론 각 지역의 지정학적 의미 역시 크게 변질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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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요항로를 살펴보면 중국의 움직임이 이해가 되지요?
남사군도와 동사군도에 거점을 마련하게 되면 중국역시 말라카 해협 이동해역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마한의 이론]에 근거한다면 한국과 일본의 목줄을 틀어쥐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역내에서 중국식 패권질서에 대해 [NO]라고 외칠 수 있는 국력을 갖춘 두 나라를 제압하겠다는 겁니다.
중국의 '접근거부전략’(A2AD: anti-access area-denial)은 겉을 보게 되면 미국의 압력에 중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세적인 전략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 할 수 있습니다. 수세적 전략이라 하기엔 힘의 공백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실지를 점유하는 걸 보면 이건 공세전략이라 보는 것이 옳습니다.
정확히는 미국의 [몬로주의]를 모방한 전략이라 할 수 있죠.
미국 역시 몬로주의를 통해 유럽열강의 해군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구축하고, 그 대신 자국의 세력을 남아메리카에 투사하였죠. 그 결과가 지금의 아메리카 대륙의 정치외교적 현실이고요. 그렇다면 중국의 접근거부전략이 뜻하는 바 역시 명확합니다. 미해군을 쫓아내고, 그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각 항로의 중요성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빨간 화살표와 파란 화살표가 있는데, 이는 미래의 항로 물동량의 가치가 변동하는 걸 뜻합니다. 바로 남북 태평양 항로의 물동량이 크게 증대되고, 오스트레일리아 -> 자바섬 -> 필리핀 동부로 빠져나오는 동남아 항로의 중요성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필리핀에 서둘러 힘을 주입중인 미국의 움직임 역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에너지 공급라인의 변화
![가스값.jpg](http://www.gasengi.com/data/cheditor4/1604/35baae90455c8020ee70419e2778bd62_GlUkaKtPibMQmV.jpg)
그건 미국 -캐나다 - 호주의 셰일 에너지 개발에 기원합니다.
중국과는 달리 이들 삼개국의 섀일 유전층은 바다에 면한데다, 상대적으로 수자원 확보가 쉬운 곳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 말은 생산원가가 더 싸고, 수송비 역시 저렴하다는 뜻입니다. 중국 역시 섀일가스 붐에 힘입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바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비교해 생산비가 10배 가량 더들고, 수송은 논외인 상황입니다. 즉, 있어도 그림의 떡인 상황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중국은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더 저렴하고, 수송이 용이한 해상유전에 집착하고 있는 편입니다.
최근 들어 미국은 자국의 저렴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출용 플랜트를 작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셰일 가스를 세계최대의 소요처인 동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려 들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북한의 지정학적 값어치가 감소하고, 러시아 역시 신규시장은 커녕 가진 밥줄 지키기도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북한이 러시아에게 가지고 있던 레버리지가 사라졌다는 뜻이고, 최근들어 북한의 강경한 움직임 역시 이에 근원합니다. 즉, 값어치가 떨어지다보니 자신들의 존재감을 피력해 몸값을 올리겠단 의도죠.)
미국은 이미 인프라가 건설된 유럽과 중국 시장에 공급중인 러시아산 천연가스보다 더 싼 값으로 물량공세를 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러시아가 파이프로 공급중인 중국에의 공급가가 단위당 9달러대인데, 미국의 경우 워낙 값이 싸서 액화과정을 거쳐 배로 수송해도 6달러대에 공급이 됩니다. 즉, 액화플랜트 시설이 완비되고, LNG수송선을 새로 발주해 수출인프라가 마련된다면 러시아는 그나마 가진 시장에서도 끝장 날 가능성이 큽니다.(정부가 조선3사를 계속해서 쥐고 있으려 하는 이유도 조만간 막대한 LNG선 오더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좀 있으면 값이 반등할 꿀단지 헐값에 팔 생각은 없는 거죠.)
3> 북극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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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말라카해협과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최대 항로인 극동유럽항로 의존도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통적 역학관계에 입각한 중국의 전략적 움직임이 상당히 무의미해지게 됩니다. 이제 더 이상 남중국해에서 미국을 밀어내봤자 한국과 일본을 압박하고, 패권에 포섭하는 일이 힘들어집니다.
4> 강화되는 패권
최근의 환경변화로 인해, 미국의 움직임 역시 변화한 걸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제 사우디아라비아가 통제하는 OPEC의 도움 없이도 동맹국들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같은 핵심동맹국인 호주와 캐나다를 묶는 것만으로도 미국이 반드시 관계를 유지해야 할 A등급 동맹국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외교적으로 확실히 보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제에너지 가격통제권은 이제 OPEC의 손을 벗어난 상황이며, 사실상은 미행정부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셰일가스-유전에 대한 보조금 및 법령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동사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상당히 멀어진 상황으로 예전 같았다면 경기를 일으키며 막았을 러시아의 시리아 진출등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값어치 떨어진 떨거지들끼리 알아서 놀아]란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당연히도 실익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제 이익을 공유하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동맹국에서 시장경쟁자이자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이가 되었습니다. 구매력이 높은 인구를 사우디보다 4배 많이 보유한 이란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덴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은 이제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며 영향력을 투사하는 정도로 만족할 겁니다.
덕분에 중동에서 군사력을 철수하고, 시리아엔 러시아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데도 오히려 중동지역 전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과 발언권은 외려 더 강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이 어느쪽 편을 더 들어주느냐에 따라 세력균형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 변화로 인해, 중국의 최근 움직임은 상당히 헛방을 후려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5> 결언
이상의 지정학적 변화와 국제적 역학관계의 변동으로 인해 한국의 전략적 움직임 역시 부단히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해군은 옛날 고리짝 시절 교과서들고 기획한 전력발전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고...정부 역시 외교적 스텐스를 어떻게 가져야 할지 서둘러 판단해야 할 겁니다.
![google_co_kr_20160403_171127.jpg](http://www.gasengi.com/data/cheditor4/1604/35baae90455c8020ee70419e2778bd62_VVy898pnVadswUR32RFIbud.jpg)
![google_co_kr_20160403_171103.jpg](http://www.gasengi.com/data/cheditor4/1604/35baae90455c8020ee70419e2778bd62_LaHDqCvA56kRsAkmMzh2qqTOQjIPtMmg.jpg)
최근의 대중수출 급감은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고, 급작스런 이벤트도 아닙니다.
중국은 이미 과잉생산이 문제시 되고 있는 상황이고, 이런 과잉생산능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꽤 장기간 지속될 겁니다. 이는 곧 중국에 생산시설과 반제품을 공급하는 한국의 수출 역시 현재의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google_co_kr_20160403_171637.jpg](http://www.gasengi.com/data/cheditor4/1604/35baae90455c8020ee70419e2778bd62_vReQfWIMeWT12LimIWPAxNm3kgKHt9k.jpg)
제1세계 국가중에서 유일하게 소비시장이 살아나는 국가이며, 이러한 변화를 견고하게 이어갈 가망이 높은 나라가 미국인 상황입니다. 우리의 수출상대국중 거의 유일하게 무역액이 증가하는 시장임과 동시에 최종소비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서 가장 부가가치가 큰 시장입니다.(부가가치 기준 무역비중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 1위입니다-_-;;)
이런 상황에서 친중행보를 보이는 박꾸네식 외교가 언제까지 제대로 굴러갈지 궁금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눈치볼 상전이 중국인지 미국인지는 통계가 말해주고 있죠.